근데 세상엔 다른 재미있는 일이 더 많다

글고 사람들이 돈 많이 버는 일보다 본인이 재미있는 일을 골라야 오랫동안 일할 수 있다는데

그런 건 통장에 찍히는 돈이 정해주는 거임

똥을 푸더라도 통장에 찍히는 돈이 수억이면 입이 귀에 걸리며 일할 수 있다

그런데 박봉인

정비사도 해보니 재미있다

이건 트루임 ㅇㅇ

정말 재미있다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고 이 일을 하기 위해 나름 고생했던 나날들이 있어서 성취감도 있고 재미있음 ㅇㅇ

이건 ㄹㅇ임

근데 솔직히 좀 헷갈릴 때도 있음

앉아서 시원한 곳이나 따뜻한 곳에서 책상 구석에 스타벅스 테이크아웃 커피 올려두고 한 귀에 어깨로 받친 전화기로 통화하며 키보드로 문서 쓰다가 대충 일 정리하고 담배피러 옥상에 엘베타고 올라가는 친구를 보다가

기름에 찌든 격납고 우레탄 바닥이나 바깥에 있는 서리낀 세멘 바닥에 앉아서 머리털 빠지게 하는 약품이나 눈 멀게 하는 약품이나 피부암 걸리게 하는 약품이 발린 비행기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추워 뒤지겠어서 방한하려고 낀 장갑으로 공구 잡고 손을 넣으니 걸려서 씨발... 하면서 장갑 벗고 맨손으로 얼음장 같은 공구를 만지고 오만가지 날카롭고 찔리는 클램프와 와이어 사이에 맨손을 집어 넣어 씨발... 하면서 공구를 돌리다가 앗 따가 씨발 을 외치며 피 나는 손가락을 쭉쭉 빨면서 씨발... 을 외치다가 작업 끝내고 담배피러 공항을 터벅터벅 걸어나가 직원 검색대에서 출입증 찍고 나가서 흡연장에 도착하고 담배 하나 피고 다시 걸어서 직원 검색대에서 얼어 뒤지지 않기 위해서 입은 옷들을 하나씩 벗어서 엑스레이에 올려두고 보낸 다음에 출입증 찍고 검색대 직원이 휘두르는 금속 탐지기를 버텨내고 다시 주섬주섬 워머부터 옷을 하나씩 입고 다시 터벅터벅 걸어서 사무실로 돌아오는 내 모습을 비교 하다가

통장에 찍히는 돈과 받는 복지도 팬대 굴리는 내 친구가 더 좋은 모습을 보니까

헤헤...

그나마 나는 일이 재미있다는게 장점이라능~

일이 재미있어야 오래 일할 수 있다능~

사무직은 대체제가 많은 직무라능~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굶어 죽지 않는거라능~

헤헤헤....

요 지랄하고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근데 하나 확실한 건 세상엔 재미있는 일은 존나게 많고

재미는 없어도 돈은 존나 많이 받는 일도 많고

제일 좋은건 재미없는 일로 돈 존나 많이 벌어서 재미있는 취미를 존나 많이 하는게 최고라는거임

헤헤 아무튼 나는 내 일 재미있다능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