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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108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1 00:25:49
조회 793 추천 20 댓글 6
														

영국 정부.


사실 영국 정부는 의외라면 의외지만 삼권분립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영국식 의원내각제가 행정부와 입법부의 결합 형태라는 걸 알 거다.


그러면 영국의 사법부는?


영국에는 대법원이 없다.


아니, 대법원 역할을 하는 곳이 있긴 하다.



영국 상원이라고.



그렇다. 영국 정부는 존재만으로 삼권분립에 쌍뻐큐를 날리는 형태다.



뭐 나중에야 따로 대법원을 설치하지만, 그건 20년 넘게 남은 일이고.



근데 따지고 보면 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 중에 제대로 삼권분립이 지켜지는 국가가 별로 없다.



미국은 잘 지켜지긴 한다. 영국은 상술한 대로고, 소련은 뭐...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는 사실 명목상 삼권분립을 지향하지만 사실상 행정부 아래에 법원이 종속된 이권분립 형태다.



그리고 프랑스의 사법체계를 좀 많이 베껴온 한국도 비슷하다.


사실 이 이권분립도 존 로크가 처음 만들어낸 나름 유서깊은 시스템인데, 프랑스식 사법체계에서는 법원이 행정부의 법무부 산하기관이며, 법원의 하부기관이 검찰이다. 더 골때리는 건 수사판사라고 해서 법원이 경찰, 검찰과 다른 독자적 수사권까지 쥐고 있다는 것.


이 법원 자체의 수사권 시스템은 한국도 받아들인 바 있었다.



이런 골때리는 시스템이 정착한 이유는 프랑스인들이 자국의 사법체계를 눈곱만큼도 믿지 않기에 생겨난 것이다. 즉 사법불신이 워낙 심해서 만들어진 시스템.



사실 애초에 삼권분립의 핵심은 법을 만드는 놈과 집행하는 놈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니만큼 이권분립이라고 해도 삼권분립의 일종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아무튼 간에 영국은 영 삼권분립이 안 지켜지는 나라인 건 사실.



이 삼권분립이 안 지켜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냐고?


좀 많은 정치공학적 설명을 제외하고, 위정자에게 가장 많이 와 닿는 일이 있다면.



업무가 많다.


좀 심하게 많다.



사실 삼권분립 제대로 지켜지는 나라 국가원수들도 임기 끝나고 물러날 때 보면 흰머리가 팍 늘고 주름이 자글자글하게 생기고 아무튼 기타등등 너덜너덜해진 게 육안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삼권분립이 안 지켜져서 그 서류들을 혼자 다 처리해야 한다면?


'억울하다.'


오늘도 영국 총리 클리멘트 애틀리는 남아 있는 머리숱을 바라보면서 절규하고 있었다.



잠들었다 깨자 다우닝 가 10번지의 침대 위 새하얀 시트 위에 회백색 가닥들이 이리저리 흩뿌려져 있는 심정을 아는가.



물론 권력자의 숙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교되는 대상이 근처에 있다.


아니, 물론 10살 이상 자기보다 어리긴 하지만!



진짜 나이보다 20~30살은 어려보이고, 능력은 출중한데 얼굴도 괜찮고 머리숱도 풍성하고.


머리숱도 풍성하고.


머리숱도 풍성하고.



중요하니까 세 번 말했다.



물론 애틀리는 누가 봐도 이미 늦은 상태였다. 2차대전기에 이미 시작된 앞머리 탈모는 이미 6부 능선을 넘어가서 이마선은 지금 프랑스가 외교적 궁지에 몰리는 속도만큼 빠르게 총퇴각을 진행하고 있었으니.


그나마 옆통수에 머리 일부가 남아서 진짜 스킨헤드 신세는 면할 거 같다는 게 위안은 개뿔. 전형적인 헤이하치컷이 되어 마지막 잎새들을 정성스럽게 다듬는 신세였다.



저놈은 10년이 아니라 20년이 지나도 풍성할 것 같다는 게 더 억울했다.



아무튼, 애틀리는 몸단장을 마치고 보고를 받았다.



"간밤에 있었던 보고서입니다."

"보지, 흠. 이탈리아에서 미군이 야습에 크게 당했다라."

"적어도 1개 군단이 포위망에 갇혔습니다. 미군이 공수보급으로 어떻게든 이들을 구출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지만."


이탈리아 산악지대는 일단 한 번 밀려나면 어지간하면 탈환할 생각은 접는 게 신상에 좋다.


당장 연합군의 피가 지난 이탈리아 전역에서 얼마나 흘러내렸던가?



"산 한가운데에서, 겨울이 코앞인데, 구원 병력이 성공적으로 도달할 가능성도 없이 포위중이라."


"나폴리 시내에 공산군의 포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연락이 온 게 새벽 4~5시경입니다. 나폴리를 잃으면 남부 이탈리아는 끝장이고, 시칠리아로 도망가서 항전하는 게 나을 겁니다."


"시칠리아와 남이탈리아군은 적대관계 아닌가?"


"적대관계 맞습니다. 하필 물주도 각각 미국과 프랑스라서 타협의 가능성도 낮고요."


"미군은 되려 공수부대 투입으로 반격할 생각을 한다던데 말입니다."


"미쳤군, 저 산 한가운데에 공수강하?"



아무리 제공권을 장악했다 한들 저들이 머저리가 아닌 이상 대낮에 수송기가 날아가는데 당해줄 리는 없을 거고, 결국 '야간' '산악' '공수강하'를 해야한다는 건데.


"공수부대가 포위된 군단과 함께 세트로 전멸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이겠군, 중국에서 얻은 교훈을 죄다 까먹은 건가?"



상대가 미합중국이니 이상할 것도 아니긴 하지만.



미군 초중전차는 확실히 시가전과 전차전.... 일단 전투에 투입만 되면 압도적인 성능을 뽐내면서 적들을 학살하면서 미군 수뇌부에 환호와 탄성을 안겨주었다.


어디 평원이면 모를까 이탈리아 산악지대에서 굴리다가 변속기가 타버리는 일이 빈발해서 그렇지.



하지만 그런 초중전차로 사단 군단을 편성해서 산악지대에서 굴리다 보면 그냥 아주 혼자 주저앉고 박살나대면서 미군의 기동성을 날려먹었다.


일단 싸우면 이기는데 이건 공격해서 승리를 쟁취하는 게 아니라 방어에 전문화되기라도 한 듯.



미군에게 불행이 있다면 미국 수뇌부가 초중전차에 이미 꽃혀버렸다는 것.


특히 미국 정치인들은 이 150톤짜리 쇳덩이가 전투에 들어가서 거둔 전과에 환호했다.


사실 어지간한 티거 정예부대가 2차대전기 소련군이나 미군 상대로 보여줬을 교환비를 찍어댔으니까.


그 소련군 지휘관이 지금 런던에 머무르는 어느 전직 지도자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그때는 무슨 티거 3대가 T-34-76 한 대와 교환되거나 KV 시리즈 전차 한 대에 판터 2개 대대가 갈려나간 일도 빈번하게 벌어지는, 도저히 군사학적 상식선에서 해석될 수 없는 전황도 빈번하게 일어났으니까.


그래놓고 그 양반 빠지자마자 독일군의 총반격을 받아서 쭈우욱 밀려났으니 실로 오묘한 일이다.



아무튼 1개 소대가 돌격해오는 기갑여단 하나를 5분만에 궤멸로 몰아넣었다거나 하는 온갖 무용담을 들으면 소련제 전차가 미제 전차보다 우수하다는 말에는 다들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으리라.


T-34나 셔먼이 티거 2나 판터보다 우수한 전차라는 평가를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게 군사학을 어설프게 알수록 더 빠지기 쉬운 함정인지라 골때리는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미국 정치인 대부분은 군사학을 어설프게 안다.



아니, 어느 나라 정치인이든 높은 확률로 그럴 거다.



아무튼 초중전차의 대유행은 그야말로 역병처럼 번져나가고 있었으나..... 진짜 문제는 이거였다.



결국 이탈리아 내전과 벨기에 사태는 하나다.



프랑스에게 포기를 강요하게 하기 위해 일어난 일.



실제로 네덜란드에서는 처음에 플랑드르 난민들을 어르고 달래면서 잘 먹이고 재워줬지만 얼마 가지 않아 문제가 수두룩하게 터졌다.


그 중 가장 치명적인 사태가 터졌다.



만성제(모든 성인들의 축일이라 불리며 따로 특별히 기념일을 받지 않은 모든 성인들을 기리는 날, 가톨릭과 성공회 등에서의 주요 축일이다, 이게 미국에서 변형된 게 그 유명한 할로윈데이)날에 일이 터진 것.


물론 나라 경제가 어렵기는 했지만 네덜란드 정부와 종교계는 가급적 만성제를 화려하게 기념하고자 했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좀 희망을 가져야 한다.. 더 정확히는 사회에 품은 불만을 다소나마 희석시키기 위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만성제 전야제 날, 암스테르담에서 도합 53명의 여성이 그날 하루에 난민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다 한 사람이나 하나의 조직에서 벌인 건 아니고 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으로, 범인도 여러 명인 데다 서로 유의미한 관련이 있다 보기 어려웠다. 피해자들도 그렇고.


사례도 단순 강간에서 추행, 강도강간 등 다양했고 심지어 강간치상이나 살인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는 네덜란드를 발칵 뒤집어놓기 충분했고, 난민에 대한 여론은 가뜩이나 나빴던 것이 아주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그라고 만성제 당일날, 19명의 난민이 린치당해 살해당했고 4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심지어 네덜란드 경찰은 린치를 벌인 이들을 검거하지도 못했다.



무수한 네덜란드인들이 이 뉴스에 속이 시원하다, 잘 죽었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결국 난민 문제는 아무리 봐도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모양새.



그나마 프랑스로 들어간 난민들은 나았다. 저출산 문제 탓에 노동인구가 부족해서 2차대전 뒤에 독일 포로들도 안 돌려보내고 노동력으로 쓰려다가 국제법 지키라는 미국의 압박에 돌려보냈지만, 지금도 노동인구는 여전히 부족했다.


그래서 이들은 말도 통하겠다 성향도 비슷비슷하겠다 빠르게 프랑스 사회의 일원으로 녹아들어간 상황.



아무튼, 네덜란드는 국내에서 터져나온 불똥에 어마 뜨거라를 외치면서 다급하게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치안인력을 증가시키고 암스테르담 시내에 병력을 진입시키는 등 정신없이 움직이는 중.


이는 가뜩이나 돈이 쪼들리던 네덜란드 정부가 한층 더 고통받는다는 뜻이지만.



이미 국민들은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었다.



"난민들을 그들의 땅으로 돌려보내라!"


"왜 우리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가!"



그들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라.



말이 쉽지, 일단 벨기에의 내전을 어떻게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니 국민들의 요구는 간단했다.



벨기에에 군대를 끌고 들어가서 내전을 종식시키고 네덜란드의 난민들을 전부 그리로 쫓아내라!



이에 마침 이탈리아 내전의 중재를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던 균형의 수호자 대한민주공화국이 끼어들었다.



"네덜란드 혼자 벨기에로 들어가 봤자 왈롱인들의 격렬한 저항만 받을 겁니다. 그러니 일단 분할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개입해서 왈롱은 프랑스가, 네덜란드는 나머지 지역을 군정하는 겁니다. 그리하여 벨기에의 불행한 내전을 종식시키고 유럽의 평화를 회복하는 게 어떻습니까?"


"아니, 한국은 대체 왜 여기 끼어드는....."


"그야 저희 한국은 평화의 편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봐도 네덜란드 단독으로 들어가면 왈롱인들을 절멸시키기 전에는 내전이 안 끝날 거고, 프랑스가 혼자 들어가면 플랑드르인들이 씨가 마르기 전까지는 총성이 멎지 않을 테니 두 국가가 공동 개입하는 게 평화를 위해 더 적합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그러고 보니 얼마 가지 않아 루르와 자르 위임통치령이 해체될 텐데..... 해당 영토의 귀속 여부는 역시 세계 평화에 공헌을 많이 하는 국가가 가져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시발.'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하는 소리는 간단했다.



'루르랑 자르에 니네 프랑스가 침 질질 흘리는 거 다 안다. 근데 그걸 어그로 빡 끈 니네 프랑스가 가질 수 있을까?'



루르와 자르의 통치권은 하나의 국가가 가진 게 아니다.


둘도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명예로운 위치에 이름을 올린 다섯 국가가 공동으로 가진 특권이다.



이들은 이사회에 의해 통치되며 상임이사국 5개국이 한 표씩을 행사하여 중대 사항을 결정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다수결이지만.



다섯 국가가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 단 하나 존재하니.



루르와 자르를 통치하는 이사회의 해체와 해당 영토의 귀속 대상.



종전 시점에 지정한 위임통치 기간은 이제 4년도 남지 않았다.


이제 만장일치가 나옴으로써 위임통치가 종료되고 루르와 자르가 각각 어디로 갈지를 정하거나


아니면 기어이 모든 협상이 결렬되고 위임통치를 10년 더 하든가.



당연하지만 지금 다급한 건 프랑스.



애초에 루르와 자르에 대해 프랑스인들은 '우리가 독일에게서 전쟁배상금으로 받기로 한 땅' 정도로 인식하고 있겠지만, 한 나라가 원하는 걸 순순히 들어주면 유럽이 아니지.


어지간해서는.



그래, 어지간해서는.



절대로 이사회는 루르와 자르의 통치권을 프랑스에게 넘겨주지 않으리라.



정 루르와 자르를 누군가에게 넘겨야 한다면 힘 없고 약한 누군가에게 넘겨주고 입을 씻겠지.



프랑스가 골몰한 게 바로 그런 문제였으니.


이런 외교적 고립을 해결하기 위해 드골은 자신의 모든 두뇌를 핑핑 굴렸다.



그런데 핵무기를 개발하고, 자르와 루르를 획득하며, 알제리를 유지하고.... 그걸 전부 다 할 수 있는 길은 안 보인다.


자르와 루르를 손에 넣으려면 차라리 미국에게 굴복하는 게 나을 터.



그러나 그러면 알제리는 어찌어찌 타협이 된다고 해도 핵무기는 물건너간다.



핵무기를 끝끝내 개발한다면 자르와 루르는 물건너가는 거고.



그러니 프랑스는 현재 상임이사국 하나의 유혹에도 흔들릴 만큼 상당히 외교적으로 골치아픈 입장에 놓인 셈.


아니, 하나가 아니다.



소련과 한국이 사전 교감 없이 움직였을 리 없다고 가정하면 둘,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저 배신자 영국놈들과 굴복을 강요하는 미국놈들을 어떻게 할지는 잠시 머릿속에서 지우고.



미국에 굴복한다? 몸이야 편하겠지, 지금의 난국도 제법 해소될 거다.



하지만 그게 근본적으로 지난 비시 프랑스와.


페탱 원수와 다른 게 무엇이란 말인가?



"결코, 결코 프랑스는 굴복하지 않는다."



미국인들아, 똑똑히 봐라.


프랑스에게 굴복을 강요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시체 위에서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 각하, 확실히 유엔의 이름으로 벨기에에 파병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국민 여론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이탈리아 개입, 푸른 날쥐, 알제리 안정화와 국민투표 이전의 여론조성, 거기에 아무리 네덜란드와 연합한다고 해도 벨기에의 민병대들을 무장해제시키고 벨기에에 통제력을 확보할 병력....그리고 그 군대를 유지할 예산은 확보가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프랑스의 자존심이 드높아도 그 자존심이 빈 연료탱크를 채워주는 것도 아니고, 군인들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고, 식량창고를 채워주는 것도 아니고, 포탄을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며, 공장을 돌려주는 것도 아니니.



돈.


돈.


돈.



"현재 국가예산의 60~70%를 푸른 날쥐가 잡아먹고 있습니다."


안다. 안다, 왜 모르겠는가.



국가예산의 80% 내외가 군비에 들어간다.


그 군비의 9할, 국가예산의 60~70%가 푸른 날쥐에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재산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도 핵물리학 하면 어디 가서 빠지는 국가는 아니다. 마리 퀴리가 어디서 살다 어디에 묻혔는가.


그녀의 딸과 사위조차 현재 푸른 날쥐에 참여하고 있는데.



인적 자원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고립이 문제였다.



미국 정부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프랑스 학계가 최신 핵물리학 연구결과를 받아볼 수 없도록 교란했으며, 우라늄은 포기하더라도 다른 핵개발에 필요한 각종 자재들을 시중에서 공급받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했다.


어떻게든 자급하고 재활용해가면서 데이터를 쌓아가고.


그 와중에 무의미한 데이터들은 생겨났다.



소련과 한국은 더 적은 돈과 시간만 들여서 빠르게 답지를 베껴나갈 수 있었지만 프랑스는 그럴 역량도 없는 바.


핵무기 설계, 우라늄 농축기술 연구, 플루토늄 재처리 방법 등등을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며 알아내야 했다.



학술적인 연구에서는 실패에서도 알아낼 수 있는 구석이 있으니 의미가 없지 않다 이런 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이런 국가주도 프로젝트에서는 그게 다 예산인 바.


가뜩이나 자체적으로야 실업률이 크게 늘거나 하지 않았음에도 해외 경제가 흔들린 충격으로 더 예산이 쪼들리는 프랑스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푸른 날쥐에 소모되는 예산은 10~20%는 줄었을 거다. 이탈리아에 개입하면서.



그럼 벨기에에 개입하자면?



"최소한 푸른 날쥐의 예산 절반 이상을 군 편성에 소모해야 합니다."


지금 프랑스군은 소총 교체할 돈도 없어서 볼트액션을 쓰고 있고, 심지어 그마저도 충분치 않아서 2차대전 때 노획한 무기만 들고다니는 부대들도 왕왕 있을 지경이다.


그리고 군대를 움직이면 어마어마한 예산 소모가 터진다. 기갑부대가 참가하는 기동훈련 한 번에 달러로 억 단위가 날아가는 게 기본인데.



그렇다면 푸른 날쥐의 진행에 지장을 안 줄 선에서 예산을 뽑아가자면 군단급 이상의 파병은 아예 불가능하고 기껏해야 신속대응부대 몇 개를 파병하는 게 전부일 터. 아니, 이미 푸른 날쥐의 예산에서 깎을 수 있는 건 다 깎았다.


이 구멍 숭숭 뚫린 예산안에서 뭘 더 빼면 진짜로 안전 따윈 집어치우든가, 아니면 다 중단하든가.



"우라늄은 어느 정도 농축되고 있나?"


한국과 소련은 처음부터 플루토늄 폭탄을 만들었다. 애초에 빼돌려진 데이터 자체가 팻 맨의 것이었으니까. 한국은 아예 독자적으로 미국의 것보다 더 효율이 우수한 재처리기술과 미국이 개발한 기체확산법보다 효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훨씬 값싸게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법을 발견하는 기염도 토했고.


하지만 기술적인 난이도가 더 쉬운 리틀 보이를 만들기로 결정한 프랑스는 뭐 추출이 안 되는 건 아닌데 훨씬 효율이 부족한 화학분리법으로 낑낑대면서 한 땀 한 땀 분리해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원심분리기도 아무거나 써서 되는 것도 아니고 한국도 미국이 아직 원심분리기법이 개발되지 않아 원심분리기 가지고 뭐하는지 짐작조차 못하는 동안 미제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사재기해서 농축시설을 만들었는데 미국이 바보도 아니고 두 번 당해줄 리가 없다. 현재는 당연히 전부 전략물자로 지정되어 미국 정부가 직접 관리중이다.


우라늄 가스확산탑은 원래 프랑스가 쓰려고 했던 방법인데, 돈줄이 말라붙으면서 그나마 돈이 덜 드는 화학분리법을 쓰게 된 것.



수율이야 뭐.......



"죄송합니다."


"핵무기, 우리 손에 들어오려면 현 상황 기준 얼마나 걸리지?"

"1960년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예산을 더 줄이면?"


"연구 몇 개는 아예 중단해야 하고, 몇몇 시험들을 아예 건너뛰고 진행한다고 해도 일단 원자로 건설은 3분의 1도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10년은 더 늦춰진다고 봐야....."


"1970년이라. 하."


핵무기를 만들려면 원자로가 필수다, 원자로가 없으면 임계질량 계산 자체가 안 된다. 누가 계산 결과를 갖다주면 모를까.


게다가 원자로 설계도 아직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다.



또 투발 수단은? 거기에는 얼마나 돈을 쏟아부어야 하지? ICBM? 우주발사체? 한국은 인공위성에서 핵을 투발하는 기술을 연구한다던데. 우리도 우주발사체를 지금이라도 개발해야 하나? V2의 샘플은 좀 있는데 역설계가 가능할까? 예산은?



반짝반짝하게 벗겨져서 5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는 이마에 손을 얹은 채 드골은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이미 결론은 정해진 것 아닌가.



그나마 남은 동맹국이라도 뺏기기 싫으면.



"벨기에 원정군을 편성해야겠네, 지휘관을...... 인선해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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