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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전쟁사학자의 환생독문 - 02 상.

박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1 16:30:54
조회 175 추천 4 댓글 0
														

* 공모전 준비했다가 접은 원고의 초고 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도 부족함을 느껴 접은 원고임을 재차 밝힙니다.


공모전 출품한 <스팀조선>의 모태가 된 원고로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것 같아서 갤에 풉니다.


요약하면 '우리 선조가 달라졌어요' 되겠습니다. ㅎ

 

***

 

002화 -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



역사를 전공한 것, 그중에서도 전쟁사를 택한 일은 딱! 굶어 죽기 좋은 선택이란 것은 뒤늦게 깨달았다. 

호구지책을 위해 전쟁 관련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선조는 무능한 인물이 아닙니다. 고려 현종의 몽진은 현명한 선택이고, 선조는 도망간 겁니까? 여러분은 선조보다 나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까?”


이말 한마디에 댓글 창은 악플로 도배가 되었다. 속으로 ‘선조보다 못한 인간들’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하며, 구독자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메뚜기처럼 부르는 채널이란 채널엔 다 나가면서 먹고는 살게 되었지만, 듣는 사람의 입맛에 맞게 이야기하며 사는 것이 생명을 깎아 먹는 것만 같았다. 말 못 하는 시름이 깊어지는 사이, 김 박사 연락을 해왔다.


“어이! 임, 임. 박사, 박사.”


김 박사는 대학원을 같이 다녔지만, 땅 파는 게 좋다며 고고학으로 발길을 돌린 친구였다. 수완이 좋아 각종 정부 발굴사업을 따내곤 해서 학문을 하면서도 경제생활이 유지되고 있었다. 사실 그것이 부러웠다.


“거, 또 뭔 거드름을 피우려고 전화까지 하셨나?”


“임찬 박사, 유튜브 보니 고생이 많더구만 ~”


“흙 파먹고 사는 주제에 남 걱정은 그만하시게.”


김은 본디 심성이 나쁜 놈은 아니었는데, 가끔씩 이렇게 심기를 긁는 말을 자주 하는 놈이었다.


“그런 게 아니고….”


“뭐, 흙 파서 돈 좀 나왔나 보군.”


“그렇다네, 하하하.”


이 새퀴 돈 자랑 할려고 전화했나 싶었다.


“고깝게 듣지 말고, 나랑 연구 답사나 한번 가세 비용은 걱정 말구 ….”


“아이고, 또 얼마나 부려먹으려고 그러시나아 ~”


“아니, 진심으로 친구를 좀 쉬게 해주고 싶어서 그런 거네. 그리고 가서 이것저것 찍어오면 유튜브 콘텐츠도 되고 좋지 않겠나?”


정말 혹할 만한 제안이었다. 맨날 말로만 떠드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가끔 ‘너 가보기는 했냐?’라는 악플이 달리기도 했던 터였다.


“그리고 자네 고구려와 발해의 전적지를 돌아보고 싶어 하지 않았나?”


“흐흠, 자네 금석문 해석이 어려워 날 델꾸가려고 하는 거 아닌가?”


“거야, 자네가 심심하면 도와주면 좋지 ~ 나는 발해가 멸망한 고고학적 증거를 찾고 싶다네. 하하.”


그렇게, 김 박사와 함께 3월 1일 삼일절에 옛 고구려와 발해의 땅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안에서도 그의 입은 쉬지 않았다.


“어이~ 임!”


“거 왜 그러나?”


“자네, 본래 상고사에 관심이 많았던 거로 아는데 어째서 조선사를 전공했는지 궁금해서 말야?”


“뭐 큰 뜻이 있어 그런 건 아니고, 사료 따라가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


“사료가 많아서?”


“뭐 그런 셈이지, 어느 날 중국 사료를 뒤지는 게 왠지 맥이 빠지는 기분이 들어서…. 하하.”


“그럼 이쪽으로 넘어오지 그랬나?”


“또, 그러기엔 아직 공부할 게 너무 많다고 생각했네.”


“잘했네! 그려, 나도 한동안 내가 학자인지, 건설 잡부인지 헛갈리곤 했지….”


“그래도 자네 신 교수님 밑에서 풍납토성 발굴할 땐 제법 멋이 있었다네.”


“그런가? 하하.”


“문헌과 상상력으로 연구하는 처지에선, 고고학이 그렇게 역사를 실증하거나, 기존 역사를 깨뜨릴 때면. 가슴이 뛰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구먼.”


“그때 위례성에 대한 이병도 박사님의 가설을 깨는데, 일조했지. 하하하”


“...”


“하지만, 그런 환희의 순간은 몇 년 아니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하고. 나머진 잡부로 시작해 십장으로 사는 거라네.”


* 십장(什長) : 공사 현장에서 일꾼을 직접 감독하는 우두머리의 하나.


“하긴, 멀리서 보면 행색이나 하는 일이나 그렇긴 하구먼.”


“그런 그렇고, 자네. 조선사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 어디인가? 문종의 짧은 재위? 인종의 치욕? 고종?”


“어디 아쉬운 구석이 한두 곳인가?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선조 때라네.”


“거, 너무 답이 쉬운데? 이유가 궁금하구먼.”

 

“나는 그때가 조선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기회였다고, 생각하네”


“오?”


“먼저, 엄청난 인재들이 많았지. 아니 어쩌면 전쟁이 그런 인재를 눈에 띄게 했을지도 모르지.”


“오~ 그래서?”


“율곡(이이)이 주장했던 경장이 이루어질 환경이 만들어졌다네.”


“아, 그럼 임진왜란이 조선이 혁신할 기회였다고 보는가?”


“그렇지, 전쟁 때문에 거북선, 화차, 정철조총등 조선의 창의력이 폭발했고, 의병이란 이름으로 민족의 자주성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지.”


“그렇지, 그래.”


“그리고 면천법 등 그동안은 꿈도 꾸지 못했던 신분질서에 충격을 주는 일이 가능했단 말이지.”


“아, 그런데 어째서 그 불꽃이 사그라든 건가?”


“말 그대로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 선조와 관료들 덕분이지….”


“하긴, 의병장 중에서 말년이 평온한 사람을 찾기 힘들고. 충무공도 자살하는 심정으로 전사했거나, 은둔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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