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실 갈까 말까 고민이 많았음
표를 잡긴 잡았는데 개취로 한복 입고 발레하는 거 이상하고
갈라때 첫날밤 파드되 봤는데 옷벗기는거 이상했고 토월 극장도 불호...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이런 창작 발레를 언제 또 보겠나+민우리노 복귀작이라 감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 존잼 꿀잼이었음!!!
안봤으면 어쩔뻔!!!!
자리는 그닥이었는데 앞자리라서 표정 잘 보여 좋았음
토월은 진짜 무대는 가까운데 왜이리 깊은지
군무 성애자 아니면 웬만하면 전진하라고 하고 싶다

서곡 나오는데 차이코프스키 음악인데 왜이리 한국풍이지 ㅋㅋ
음향은 진짜 말잇못이었지만 전체적으로 편곡이랑 음악 셀렉은 꽤 잘한거 같아
러샤 음악인데 우리 이야기랑 꽤 잘 어울렸음
예상외로 춘향이 몰아치는 씬이 많았는데 음악 덕이 커

무엇보다 오늘 최고는 단원들 간 캐미라고 할지
전체적으로 단합된 에너지가 느껴지고 느낌이 너무 좋았어!!!
주역 둘의 호흡부터 진짜 대박 대박이었음!!!!
미선리나는 진짜 갓미선이야 테크닉도 연기도 쩔어ㅜㅜ
내기준 미선리나는 강단있는 이미지인데
초반 소녀소녀한 모습도 잘하고 2막에서 사또 거부할때
열녀문 열번 세울듯한 모습도 잘하고 진짜 괜히 갓미선이 아니야
현준리노 진짜 양반댁 도령님처럼 반듯해보여
테크닉도 깔끔 춤선도 고와서 마치 한국무용을 보는 느낌
근데 무엇보다 리나 서포트 진짜 너무 잘하더라
서포트 할때 리노의 존재 자체가 안 보일정도로
그림자처럼 편안하게 하는데 진짜 감탄했다
그덕에 갓미선이 더 돋보인것 같아
둘의 감정선도 너무 잘 연결되서 마지막 재회씬에선
둘이 정말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하고 두손 모아 빌었다

그리고 조역들도 다 너무 잘했어
초반 단오놀이 씬부터 방자 향단이 시강 쩔었는데
1막에서 거의 주역급으로 분량도 많은데
둘다 잘해줘서 좋았어 방자 진짜 ㄹㅇ 귀여웤ㅋㅋㅋㅋㅋ
UBC하면 군무잖아 동네사람들 기생들 군무도 좋고
다들 중간중간 깨알같은 표정 연기 너무 좋았어ㅋ

그리고 너무 잘생겨서 왜 춘향이 그토록 거부하는지
극의 개연성을 떨어뜨리는ㅋ 변사또 민우리노는
옷도 붉은색 펄럭펄럭 찰떡같이 어울리는데
회복 완벽하게 됐더라 완전 날라다녀 너무 다행ㅜ
조이워막 기생 내팽개칠땐ㅋㅋㅋㅋㅋㅋ연기도 잘해
중간 중간 개그씬들도 웃기고 보는 재미가 있더라
기생씬들이나 이런 부분 안무도 꽤 어렵던데
솔리스트들 기량 보여주기 부족하지 않았음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익숙한 이야기가 발레로 표현되는게
넘 잼썼어 발알못들도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작품임
외국인들도 좋아할것 같구
춤동작에 한국무용같은 팔동작 다리동작 접목한것 좋았고
의상도 몇몇만 빼고는 생각보다 발레하기 이상하지 않고 이뻤어
중간에 이별씬 옷은 음...그런 퓨전풍 의상이 오히려 이상해
음악이 한국식으로 창작되었으면 어땠을까 조금 아쉽고
극도 원작에 워낙 충실해서 잔가지는 쳐내면 어떨까 싶었지만
충분히 새로운 시도고 이렇게 도전해주는 UBC 고맙더라
프로그램북 자꾸 안 만드는데 좀 팔아주라ㅜ

전체적으로 끝까지 에너지 잃지 않고
관객 호응도 쩔고 단원들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공연 보여줘서 넘넘 고마웠어
기립박수 치고 싶었다능ㅜ 소심해서 못 일어남
끝나고 막 뒤에서 단원들끼리 환호성 지르는거 들리던데
퐈이팅이 느껴지더라! 내일도 좋은 공연 보여주길!!!!

작년에 수석들 마니 은퇴하고 한동안 좀 그랬는데
오늘 보니 UBC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을 받음 응원한다!!! 앞으로 좋은 공연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