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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대전] 이 세상에서 악을 원하는 자는 하나도 없다앱에서 작성

틀니우스키케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25 21: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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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예(技藝, techne)와 탐구(methodos), 또 마찬가지로 모든 행위와 선택은 어떤 좋음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좋음을 모든 것이 추구하는 것이라고 옳게 규정해 왔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1.1-


“선(善)의 근거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가욕구적 이유이며 악은 선에 반대 대립되기 때문에 어떤 악이 악인 한 자연적 욕구에 의해서도 동물적 욕구에 의해서도 의지인 지성적 욕구에 의해서도 욕구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악은 우유(偶有)적으로 욕구되는데 그것은 그런 악이 어떤 선을 수반하는 한에 그런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은 어떤 욕구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사실 자연적 능동자가 박탈(결여)이나 부패(파괴)를 지향하지 않고 형상(形相, 이데아를 말함)을 지향한다. 이런 형상에는 다른 형상의 박탈이 결부된다. 그것은 또한 어떤 것의 출산을 지향하는데 이런 출산은 다른 것의 파멸인 것이다. 사자가 사슴을 죽이는 것도 음식을 지향하는 것인데 그 음식에 동물의 살해가 결부된다. 마찬가지로 간음자가 지향하는 것은 쾌락인데 그 쾌락에는 죄과(罪科)의 추악함이 결부된다.
어떤 선에 결부되는 악은 다른 선의 박탈이다. 그러므로 악이 그것에 결부된 좋음(善)이 그 악에 의해 박탈되는 선 이상으로 욕구되는 것이 아니라면 악은 비록 우유적일지라도 요구될 수 없을 것이다.”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1.19.9-

덧붙임: 선(善)은 성격에서의 좋음을 의미하는 좁은 의미로 흔히 사용되지만, 한자어 다다익선(많을수록 좋다)의 사례에서 보듯 본래는 '좋다'라는 의미다.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번역함에 있어서, 선(善)은 '좋음'의 의미로 흔히 쓰이며 국내의 중세 출학 연구자들도 이러한 의미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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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하면, 이 세상에서 악을 원하는 자는 그 누구도 없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나온 유명한 명제, 곧 "선(善, 좋음)은 모든 것이 추구하는 것"이라는 명제에 기반하여 있다. 언뜻 보면 모든 이가 선을 원한다는 말은 뜬금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토마스의 논리는 명료하다. 예를들어 간음자가 원하는 것은 쾌락인데, 쾌락은 최고선은 아닐지언정 그 자체는 분명히 선이다. 따라서 간음자는 다만 '쾌락선'이라는 일종의 선을 절제 등의 다른 종류의 선보다 더 욕구하기에 간음을 저지르는 것이다. 같은 원리로, 쾌락 때문에 살인을 하는 사람은 쾌락선을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선보다 더 욕구하기에 살인하는 것이다. 결국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우리 모두는 어떤 선(좋음)을 목표로 행위함이 명백하다. 그것이 쾌락에서의 선이든, 절제에서의 선이든, 용기에서의 선이든, 정의에서든, 지혜에서든 말이다. 그러므로 악을 그 누구도 욕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하며, 바로 그렇기에 악이 나쁘다는 것(=그 누구도 욕구하지 않는 것)도 명백하다.

물론 토마스의 이 말은, 악들을 덮어두고 허용하자는 의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이 세상의 모든 악행은 결국 '의도는 좋았다'고 포장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의미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우리는 '의도는 좋았다'라는 논리를 죄를 합리화하기 위하여 쓰고는 하는데, 거짓말을 하며 '좋은 의도'였다고 변명하고, 욕설을 하며 '좋은 의도'였다고 변호하며, 폭행을 하고는 '좋은 의도'였다고 말을 돌리고는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세상의 모든 악행들은 '좋은 의도'를 욕구하였기에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따라서 '의도는 좋았다'의 오남용을 경계해야 함도 명백하다. 당연하지만, 변호해줄 수 있는 경우들도 있기는 하다. 무엇이 더 종합적으로 선한 것인지 애매하거나, 혹은 애매했다면, 충분히 변호해줄 수 있다. 그러나 애매하지 않거나, 않았는 경우에도 '의도는 좋았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 이는 오남용인지 의심해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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