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봉사 후기(약간스압)앱에서 작성

HIDD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20 13:26:06
조회 179 추천 4 댓글 3
														

이 후기는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작성되었음을 미리 알립니다.


전날이 엠티여서 봉사를 갈까 말까 고민도 했었는데(제가 주최한거라 안놀수가 없었음) 그래도 애기들 오랜만에 보는거라 어떻게든 가겠다 하는 심정으로 신청했습니다.

엠티 시작때부터 '저 일곱시에 깨야합니다'를 입 닳도록 말한 결과, 만취를 조건으로 11시에 취침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미친듯이 마시고 11시에 자다가 2시에 잠깐 눈을 뜬 순간, '지금 자면 다신 못일어나겠구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그때부터 알코올에 쩔은 좀비들과 담소를 나누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이상 제가 하루종일 피곤했던 것에 대한 변명이었습니다ㅠㅠㅠ 죄송..)

아침에 대충 라면 먹고 무궁화 공원에 도착해서 화도님하고 떠들고 푸우날님한테 선물받고(ㄱㅅ) 추위에 떨다보니 버스가 도착해서 탔습니다. 그리곤 넘나 피곤해서 자버렸슴다.

잠에서 깨보니 영아원이더군여. 화도님과 제가 맡은 아이는 ㅇㅈ라는 아이였습니다. ㅇㅈ는 자해를 하니 자해 할때마다 손을 잡아주거나 주의를 다른곳으로 돌려주어라 하는 지도팁을 받았습니다.

ㅇㅈ는 말을 하지 않고, 뭔가 맘에 안드는게 있을때 자해를 하는 아이였습니다. 근데 ㅇㅈ가 자해를 습관적으로도 하고, 평소 표정도 굉장히 어두운 아이라 습관적 자해와 욕구로 인한 자해를 구분하기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또 저희는 ㅇㅈ가 자해를 할때마다 막았기 때문에, ㅇㅈ가 화났다는 표현을 해도 '너가 자해를 막아서 화난다'인지, '너가 내가 원하는걸 몰라서 화난다'인지 구분도 힘들었습니다. (특히 그 체육관에서 이게 피크를 찍었는데, 그 문단에서 설명드리져)

ㅇㅈ를 데리고 차에 탔습니다. 첫번째 역경(우리는 ㅇㅈ가 뭘 원하는지 모르고, ㅇㅈ는 자해하려하고, 우리는 막고, ㅇㅈ는 더 화나고.. 반복되는 상황)이 일어나서, 화도님과 약 5분의 브레인스토밍을 거친 결과 두꺼운 옷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해서 옷을 벗겨주니 잠잠해졌습니다. 두번째 역경은 버스에 너무 오래 있다보니 일어났는데, 답답하다는 것을 알아도 뭐 어찌해줄수 없으니 진짜 미안하지만 자해를 못하게 막아두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ㅇㅈ가 정말 애타게 울었(신음을 냈)는데, 진짜 미안했습니다.

갈비탕 집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전반부를 먹이고 화도님은 빨리 드시고 후반부를 먹이는 전략이었는데, 생각보다 ㅇㅈ가 식탐도 많고 먹는 속도도 빨라서 결국 전반부에 화도님도 잘 못드셨습니다. ㅇㅈ가 입이 조금만 비면 식탁을 탕탕 치면서 화내더라구요. 화도님이 다 먹은 ㅇㅈ를 데리고 잠깐 나가주신 덕분에 저는 식사 잘 했습니다. ㅈㅅㅈㅅ,ㄱㅅㄱㅅ합니다

갈비탕을 먹고 ㅇㅈ를 파악하려고 시도해보았습니다. 보통 제가 알던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원하는게 많이 생기는데 의지가 적어 조금만 안된다고 하면 포기하거나, 원하는건 많이 없는데 의지가 만땅이라 계속 주장하거나 둘중 하나였는데, ㅇㅈ는 원하는것도 많이 생기고,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해서 슬퍼하고 자해하는 아이였습니다. 특히 음식쪽에 관심이 비상해서, 갈비 찍어먹는 소스를 그냥 마시고, 테이블을 보는 족족 밑반찬들을 집어먹으려고 시도하더군요. 이게 체육관에서 포텐터질줄은 몰랐습니다.

갈비탕집에서 나와 썰매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썰매장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아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제가 몽쉘 뜯으니까 지나가던 애기들마다 자기도 먹고싶다고 한 정도?

썰매장에 도착했습니다. ㅇㅈ의 담력?이 어느정도인지 모르긴 했는데, 지금까지의 ㅇㅈ 성격을 종합해본 결과 큰 자극이 아니면 반응조차 안할 것 같아 높은곳에 데려갔습니다. 튜브 세개를 끌고 올라가는건 ㅍㅌㅍ님이나 선생님이 겁주신것에 비해선 상당히 쉬웠습니다.
재미있게 썰매를 탔습니다. ㅇㅈ의 표정은 시종일관 무표정 혹은 기분나쁜 표정이었지만, 잠시나마 ㅇㅈ가 자해를 멈추었기에 썰매를 재미있어하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4번정도 타고나자 ㅇㅈ가 뭔가 맘에 안드는지 자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마침 다른 조들도 잘 안보이기도 했고, ㅇㅈ가 낮은것을 더 좋아하는지 확인도 할 겸 낮은 썰매장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ㅇㅈ 썰매태워주신건 화도님이라 결과적으로 뭘 더 좋아했는지는 모르겠네요.

낮은 곳에서 돌아오는 화도님에게 안겨있는 ㅇㅈ를 보니 무기력해보이고 자고싶어보였습니다. 그래서 ㅇㅈ를 사람들 모여있는 체육관에서 재우려고 생각했습니다.

체육관에 들어가니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먹거리를 섭취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몽쉘 하나를 먹었는데, 제가 먹는 모습을 보자 ㅇㅈ는 모든 몽쉘 껍질을 보면 집어들고 먹으려고 했습니다. 뭔가 ㅇㅈ의 트리거는 맛있어보이는 음식이라기보다는, 누군가가 맛있게 먹는 모습인것 같았습니다.
또 옆 모임 사람들의 라면이나 도시락에도 관심을 가져서, 자해하지 못하게 막으려고 잡던 손을 놓으면 옆모임쪽으로 질주했습니다. 이때부터 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뭘 원하는지는 아는데, 사람들한테 방해되니 원하는걸 하도록 방치할수는 없고, ㅇㅈ의 감정 배설 방법은 자해이니 ㅇㅈ가 분노를 표출하도록 놔둘 수도 없고.. ㅇㅈ가 절규하는데도 손발을 꽉잡고 놓아주지 않는것 외에는 딱히 대응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햄볶하게 해주려고 온건데 저때문에 절망에 가득찬 ㅇㅈ를 보면서 참 슬펐습니다. ㅇㅈ의 슬픈 모습을 보다못한 선생님이 밖에 나가서 바람좀 쐬게 해주라는 명답을 주신건 이미 썰매장에서 떠나기 10분전이었습니다. 차라리 썰매를 더 태워줬어야했던건데 ㅇㅈ야 진짜 미안하다.. 뭘 원하는지를 진짜 모르겠어..

썰매장에서 영아원으로 가는 길에서는 ㅇㅈ가 딱히 그렇다할 자해를 하지 않았습니다. 영아원에 도착해 ㅇㅈ를 3층 보내주고, 설문지에 ㅇㅈ에게 사과 몇마디 적은 후 다시 버스에 탔습니다. 상기한대로 저는 굉장히 피곤했기때문에 또 바로 곯아떨어졌습니다.

광나루역? 에서 5호선을 타고 충정로 좋은날에 갔습니다. 좋은날의 리뉴얼에 대해 잠시 평하자면, 음식 자체로서는 양식>한식 이고, 음식점으로서는 양식<한식이었습니다. 갓삔이가 저멀리서 취해가는걸 흐뭇하게 바라보며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그때 당시 유애나에 돌던 소문을 접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뭐 조금은 시끄러워도 되겠지 생각하며 놀았습니다만, ㅍㅌㅍ님 브리핑을 들은 지금은 폭풍 후회하고있습니다. 제가 좀더 조용히 했었어야하는데 죄송합니다ㅠㅠ

그러고나서 홍대입구에 닭갈비를 먹으러 갔습니다. 닭갈비는 맛있었습니다만 저희를 너무 취객/진상으로 보시는것같은 주인아주머니의 모습에 조금 슬펐습니다.

저는 다음날 일정이 있었어서 술도 적당히 먹고 10-11시쯤 일찍 빠져나왔습니다. 제가 봉사단 하면서 술마셔본건 처음인데(와인제외) 그렇게 친해지기 힘들던 사람들이 술마시니까 갑자기 확 친해지더라구요. 에탄올 차냥해! (시끄럽게 굴었던건 백배 사죄드립니다)

제가 매번 가던 집중케어실(힘찬이방..?)에 비해 이번 봉사는 상대적으로 활동에 제약이 없는 아이들을 담당했습니다만 오히려 느낀점은 더 많았습니다. ㅇㅈ가 원하는것도 잘 몰라주고, ㅇㅈ가 계속 자해하자 약간 짜증섞인 말투를 내뱉고 하는 것을 보니 전 아직 멀었나봅니다ㅇㅇ 언젠가는 아이들의 맘도 잘 이해하고 제 감정 컨트롤도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줄요약
1.피곤했었다
2.술 좋아!
3.ㅇㅈ야 미안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4

고정닉 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0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1001 후기 4000일 후기 [5] 상어먹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232 4
1000 후기 4000일 봉사 후기 [4] 모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180 4
998 후기 데뷔 4000일 기념 뚝섬 봉사활동 후기 [6] 손틈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253 12
996 후기 아이유님 4000일 데뷔기념 봉사후기 [10] 밀떡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931 30
995 후기 4000일 봉사 후기 [10] ㅂㅂ·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295 10
994 후기 四千日 紀念 五十一紀 奉仕 後記 [15] 김바로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288 9
993 후기 51기 트래시태그 뚝섬유원지 4000일 봉사후기 [10] IU가짱이지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01 780 24
992 일반 봉사는 도서관이 꿀이네 ㅂㅂ(106.102) 19.08.31 1128 0
991 일반 대학생 봉사활동 보통 몇 시간함? ㅇㅇ(58.224) 19.08.31 441 0
988 모집 아이유 데뷔 4000일 기념 한강공원 청소 봉사활동 모집 [2] ㅍㅌㅍㅋㅍ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15 456 11
987 일반 번역 봉사 처음해보려는데 괜찮은 봉사인가요..? ㅇㅇ(211.184) 19.08.02 88 0
986 일반 다음 봉사는 언제인가요? 이성환(211.36) 19.06.06 123 0
983 후기 50기 봉사 후기인 거시애오... [20] 윤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5 848 12
981 후기 50기 봉사활동후기 [7] 물론재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4 484 12
980 후기 50기 봉사후기 [7] 상어먹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3 157 8
979 후기 아이유겔러리 봉사단 그 50번째 후기 [8] 이성환(117.111) 19.05.13 465 9
978 일반 댓글돌이 임무완료ㄷㄷ [6] HwaD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206 5
977 후기 50기 봉사 후기 [4] 을의 연애(1.239) 19.05.12 151 7
975 후기 50기 봉사후기 [6] 하양하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295 10
974 후기 50기 봉사후기 [5] 월급루팡(175.223) 19.05.12 140 7
973 후기 봉사후기 [6] ㅇㄷㅇㅈ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158 6
972 후기 50기 봉사후기 [7] IU가짱이지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241 6
969 후기 50기 봉사 후기 [7] 훌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182 10
968 후기 50기 봉사후기 [7] 김바로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191 10
967 후기 50기 봉사활동 후기 [10] 시월토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232 8
966 후기 50기 봉사후기 [16] 룰브레이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2 171 7
965 후기 50기 봉사후기 [7] ㅇㄴㅍ(223.62) 19.05.11 225 8
964 후기 50기 봉사후기 [7] 루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168 10
963 후기 50기 봉사후기 [10] 파란가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231 11
962 후기 50기 봉사 후기 [8] 힘내랑게(110.70) 19.05.11 150 11
960 후기 아이유갤러리 봉사단 50기 후기 [17] ㅍㅌㅍㅋㅍ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444 18
959 후기 50기 후기 [5] HwaD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11 225 11
958 일반 11일이면 따뜻을 넘어서 후덥지근할쥴 알았는데 [3] HwaD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02 232 0
957 모집 아이유갤러리 봉사단 50기 봉사단원 모집 [4] ㅍㅌㅍㅋㅍ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7 304 6
956 후기 49기 봉사후기 [7] ㅍㅌㅍㅋㅍ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6 293 12
955 후기 49기 봉사 후기 [1] 루미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3 108 5
954 후기 좀 늦은 49기 후기 [1] 망고씨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3 84 6
953 후기 49기 봉사후기 [1] 상어먹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2 81 5
952 후기 49기 봉사후기 [1] ㅇㄴㅍ(223.62) 19.04.22 86 5
951 후기 49기 봉사후기 [1] 꿍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2 83 5
950 후기 49기 봉사후기 [1] 물론재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2 152 4
949 후기 49기 후기 [1] 막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1 79 5
948 후기 49기 후기 [1] HwaD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21 96 5
946 일반 수원 호매실장애인종합복지관 4주년 온라인 이벤트 안내 호매실(61.79) 19.04.17 136 0
945 모집 아이유갤러리 봉사단 49기 봉사단원 모집 [4] ㅍㅌㅍㅋㅍ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13 224 4
943 후기 봉사 후기 낭만고양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28 105 1
942 후기 48기 후기 리얼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27 96 1
941 후기 48기 봉사후기 물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25 73 3
940 후기 48회 봉사 후기 handshak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25 50 2
939 후기 48기 봉사후기 물론재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24 203 5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