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기 봉사후기

이번 봉사는 청소를 위주로 하는 줄 알고 갔는데 몇 명만 필요하다 하셔서 저는 희망이반 아이들을 돌보기로 하였습니다. 청소도 딱히 상관없지만 봉사 신청을 한 게 아이들을 보고 싶어서였어서 어쨌거나 저는 좋았습니다.


청소를 하는 건 줄 알고 간 만큼 물놀이를 한다는 소식을 못 들은 상태여서 매우 당황하였습니다. 놀이터에 큰 풀장을 두고 물을 채워 노는 것이라 저는 안 들어간다고 다행이라 생각하였지만 은진이가 뿌리는 물에 옷이 다 젖었습니다. 기껏 튜브도 주고 물총도 줬더니 나한테 쏘더라는ㅜㅜ 물총에 물을 채우는 것도 못해서 제가 다시 채워줬는데 또 저한테 쏘더라는ㅜㅜ

풀장높이가 꽤 되어서 아이들이 들어가고 나올 때 마다 안아서 이동시켜주어야 했습니다.
한 남자아이는 풀장 위에 서서 점프하며 물에 들어가는게 재밌는지 저에게 계속 밖으로 꺼내달라 넣어달라 하였는데 넣어 줄 때 그 위에 서서 점프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물이긴 하지만 다른 친구들도 주변에 많이 있었고 위험해 보였지만 뒤에 계시던 선생님이 딱히 제재를 하지 않아 괜찮겠지 싶어 몇 번 말리다가 말았습니다.


그렇게 옷이 다 젖었는데 몇 갤러분들이 저를 물에 빠트리려고 하시는 걸 보신 영아원 선생님께서 친히 제 몸을 들어 물에 빠트려버렸...ㅜㅜㅜ 하,.. 차라리 갤러면 화라도 내겠는데 센세... 2년 만에 욕조가 아닌 곳에 입수를 하게 됬네요ㅋㅋㅋ

아무튼 그리고 바로 반격하겠다고 달려들었다가 힘으로 될것같아요? 라는 말을 들으며 다시 입수... 네 그리고는 여러 갤러들에 의해 빠지고 빠지고 일어났다가 애기가 미는 거에 미끄러져서 다시 빠지고 솔직히 빠지는 건 뭐 깊은 곳도 아니었고 풀장 정도 물에 공포를 느끼는 것도 아니고 상관없습니다만 저만 당해서 너무 억울했습니다. 왜 나는 괴롭힘을 당하기만 해야 하지.

다행인건 우리 착한 예서가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날개만 없는 천사 예서가 제가 당할 때 마다 하지말라고 말려주며 제 손을 잡고 언니 저기로 가자 해주었습니다ㅜㅜ 애기들 앞에서 친구 괴롭히는 모습만 보여준 갤러들 반성하세요!!


물놀이를 마치고 아이들을 씻겨주진 않고 씻고 나온 아이들의 물기를 닦아주고 로션을 발라주고 옷을 입혀주고 머리를 말려주었습니다. 아이들 몸이 작은 만큼 옷도 많이 작은데 하 어찌나 귀엽던지.


아이들이 만화를 보는 중에 가영이가 머리가 다 안말랐다며 말려달라하여 나와서 말리고 200일된 은지 머리도 말려주었습니다. 찬 바람으로 말리면 감기 걸릴 것 같아서 따뜻한 바람을 약하게 두고 머리에서 멀리 떨어트린 상태로 말려주었습니다. 애기는 피부만큼 머릿결도 좋은가 봐요. 아 부러워라.


만화영화 시청이 끝난 후 아이들이 먹을 반찬을 잘게 써는 일을 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잘게 잘라야 해서 놀랐습니다.


은지 밥을 먹여주었는데 세상 그렇게 행복할 수 가 없어요. 숟가락을 입가에 가져다 대면 입을 벌리는데 정말 아가새 같았습니다. 더 좋은 건 주는 대로 다 받아 먹는데 와 세상에 애기들은 밥 잘먹고 건강한 게 제일 예쁜 것 같아요. 애기들 밥 잘 안 먹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막 계속 아... 좀만 더 먹지ㅜㅜ 이런 생각이 얼마나 드는 지ㅋㅋㅋㅋ


물놀이를 오래 해서 그런가 시간이 금방금방 갔습니다. 아이들과 얼마 안있은 것 같은데 벌써 헤어질 시간이라고 하여 급하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다음에 온다니까 내일도 또 와? 라는 말을... 마음이 아프다ㅜㅜ
그 말에 서른밤 자면 또 와 라는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당연히 다음 봉사도 올 거지만 만약 특정방만 나가는 야외활동을 하거나 다른 방에 들어가게 되거나 아무튼 다시 못 보는 상황이 오면 혼자서라도 봉사를 하러 가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본 이목구비 화려한 여성 봉사자분이 배우 조민수님이셨다고 하네요. 물놀이 할때 옷이 조금씩 젖어갈때쯤 폰을 빼두고 아이들과 놀고 빠르게 옷을 갈아입히고 하느랴 정신이 없어 폰을 못챙겼는데 까먹었을까봐 제폰이 어디있는지 한번 더 알려주셨던 분... 감사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