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 시점 신관장실의 잡담

제4부 Ⅸ에서 새로 쓴 SS 프랑 시점 '추억과 이별'을 쓸 때 덜어낸 신관장실 시종들의 대화입니다.

1500자 정도로 짧지만 올려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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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이 신관장실에 들어온 것은 가장 선별 수습 기간이 힘들 때였지요?"

신관장님이 부재중인 신관장실에서 로타르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이미르가 자기가 들어오기 전의 신관장실에 대해 흥미가 있는 듯, "언제쯤인가요?" 라며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청색 신관과 청색 무녀의 환속이 계속 일어나고, 페르디난드 님이 신관장이 되셨을 무렵입니다. 한꺼번에 일이 늘어나다 보니 시종을 바꾸는 것을 통해 서류 일을 잘하는 자들을 엄선하게 된 거죠."

저, 잠, 기드, 그리고 지금은 없어졌지만 아르노는 이 시기에 신관장실에 시험 채용되어, 교육 기간을 거쳐 합격을 얻은 뒤부터 시중을 들었습니다. 불합격한 자들은 차례차례 고아원으로 되돌려 보냈던 것을 기억합니다.

"선별 수습 기간은 힘들었죠."

"언제 고아원으로 되돌려 보내지나, 하고 매일 벌벌 떨었지요."

"선별 수습을 거치지 않은 로타르가 부럽습니다."

제가 같은 시기에 들어온 잠과 기드와 함께 힘들었던 날들을 떠올리고 있자, 로타르가 불만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립니다.

"시종들이 척척 교체되다보니 여러분만이 아니라 저도 고아원으로 되돌려 보내지는 것 아닌가 걱정하며 일하던 매일이었습니다. ......엄격한 선별도 이유가 있는 것이었지만요......"

"페르디난드 님이 무능한 자를 싫어하셔서 아닌지요? 그 외의 다른 이유가 있었나요?"

이미르의 말투는 조금 지나치게 솔직하지만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의를 줄 수는 없었습니다. 무능한 자를 싫어하기 때문에 수습 기간을 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이 자리에 모여있던 자들의 시선이 초기부터 신관장실의 시중을 맡고 있던 로타르에게로 향했습니다.

"페르디난드 님은 전 신전장보다 더 많은 시종을 들이지 않게 숫자를 조정하고 계셨습니다. 그렇지만 신관장 자리에 취임해서 순식간에 업무량이 늘었지요? 때문에 시종 1인당 업무량을 늘리기 위해 일처리 속도를 중시하고 계셨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무능한 자에게는 특히 엄격하시기 때문에 그 이유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요."

페르디난드 님의 차갑고도 따가운 시선을 떠올리니 "그렇지요." 라며 쓴웃음을 지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 정도로 수습 기간이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요......"

"쿠르트가 들어왔을 때는 페르디난드 님에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고, 로제마인 님의 영향으로 상당히 부드러워져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모셨을 때는 아직 힘들었답니다."

"이미르 때는 로제마인 님이 청색 견습무녀로 들어온 지 얼마 안되서 페르디난드 님도 큰일이셨으니까요."

이미르는 제가 청색 견습무녀의 시종으로 이동해서 비게 된 자리에, 쿠르트는 아르노가 빠지게 된 자리에 들어왔습니다.

"조금 모시기 시작한 시기가 달랐던 것만으로 상당히 인상이 달라지는군요."

"인상이 달라진다고 하니 페르디난드 님이 처음 웃으셨을 때는 놀랐습니다. 그 전에는 무표정이거나, 가끔 표정이 바뀌나 싶더니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며 실망 섞인 한숨과 함께 잘라버리기 일쑤셨으니까요."

로제마인님에게 충고를 해도 이해의 범주를 넘는 결과가 나오다보니 페르디난드 님은 한발 더 앞서서 대책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로제마인님의 폭주의 승리입니다. 그런 로제마인님과 얽히면서 페르디난드 님은 화를 내거나, 쓴웃음을 짓는 등 자연스럽게 감정을 드러내게 되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계산 속도로 로제마인 님에게 져서 우울해졌던 저에게 페르디난드님이 하셨던 말씀이 지독했지요."

이미르의 말에 "아아." 라며 로타르가 손뼉을 쳤습니다.

"저것과는 달리 말하면 순순히 듣는다는 점은 봐줄 만 하다, 였었나요? 상당히 우울해 했었죠, 그립네요."

"보통 사람은 비꼰 거라고 생각할걸요. 페르디난드 님의 그 말을 듣고 더 우울해져 있었는데 로타르가 그건 위로의 말이라고 알려줘서 아연실색 했었습니다."

이미르에게 한 말이 너무나도 페르니난드 님 다워서 저는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습니다.

"로제마인 님도 페르디난드 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주 화를 내거나 한탄을 하곤 했었습니다. 저도 페르디난드 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서 주변 사람들을 곤란하게 한 경험이 있지요. 모두가 거치는 길이랍니다."

로제마인님이 마인으로써 처음 신전에 오셨던 날에 '아랫사람들에게 의도가 전달되지 않는 점은 문제야'라고 불평을 하셨던 것을 떠올리며 저는 작게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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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관장실의 시종들이 왁자지껄한 분위기, 사실은 꽤 좋아합니다.

(번역자 코멘트) 오늘 웹버전 다 읽고 SS로 넘어왔는데 짧은 SS 하나가 아직 번역이 없다고 해서 한 번 해봤습니다. 

워낙 내용이 없어서 그럴만도 하긴 하다 싶은데 ㅋㅋㅋ 정발판에 나왔던 이름들은 가능한 정발판대로 하려고 해봤는데 어색한 표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혹시 이미 있는데 공지 업뎃이 안된 거면 그것도 알려주시면 자삭할게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