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z Nopcsa von Felső-Szilvás(1877-1933) 한국어 발음으로 대충 "프란츠 놉차 폰 펠쇼 실바스"는 루마니아 출신 헝가리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귀족이었음. 프플에 나오는 텔마토사우루스 발견한 그 사람임.

1913년에 찍힌 알바니아 산악전사 차림의 프란츠 놉차. 나름 훈남임

1895년, 놉차의 여동생은 집안 소유의 대농장에서 웬 뼈들을 발견했는데 이건 공룡 화석이었음. 프란츠 놉차는 이걸 오스트리아의 지질학자이자 지리학자인 에두아르드 수스(Eduard Suess 1831-1914) 교수와 공유했고, 이후 그 교수의 조언에 따라 1897년부터 비엔나 대학교에서 지질학을 공부하기 시작함. 그는 자신이 연구하는 지질학 분야에서 빠른 성취를 보였고 1899년에 첫 학술강의를 선보였음. 이때 그의 나이 22세. 그리곤 1903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함.

그 이후로 관련 연구 좀 더 하고 관심있던 알바니아학(알바니아라는 나라의 언어, 지리, 의복 등 전반적인 것들을 포괄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알바니아에 알음알음 방문했는데 이 과정에서 당시 튀르크로부터 독립투쟁을 전개하던 알바니아 민족주의자들과도 친분을 쌓기도 했음. 산중을 지나다 강도한테 털릴 뻔하기도 하고.

+ 1912년에는 독립한 알바니아의 군주가 되려는 시도도 했지만 무산됐음. 마인드가 좀 웃겼는데 알바니아에 연줄도 좀 있고 귀족이기도 하니까 미국 부잣집 딸내미랑 결혼해서 자금을 확보한 뒤 대충 어찌어찌 해서 왕위를 얻으려고 한 모양임.

1915년의 놉차

1차세계대전에서는 조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위해 알바니아 지역에서 민병대를 이끌고 활약한 그였지만 제국은 전쟁에서 패하고 해체돼버렸고 그의 본거지인 헝가리는 잠깐 해까닥 해서 공산 정권이 들어서버림(헝가리 소비에트 공화국, 1919) 그는 탈헝가리를 위해 비행기를 탈취했음. 이건 역사에 남은 최초의 비행기 납치 사례임. 그리고 1920년에는 원래 헝가리 땅이자 그의 가산이 있던 트란실바니아가 루마니아에 귀속되면서 재산을 상당부분 잃고 말았음

전쟁 끝나고 나서도 무직은 아니고 헝가리 지질학회 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일했지만 직업 특성상 오랫동안 앉아있기만 해서 지루함을 느꼈다고함. 이후 화석 연구를 위해 서유럽을 돌아다닌 후에는 빚도 많이 생겨서 나중에는 화석 수집품들을 런던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팔아넘기기도 했고, 병환도 있어서 1928년에는 휠체어에 앉아서 강의했음. 그는 우울증까지 앓았고 1933년에는 동성 애인에게 수면제를 탄 차를 마시게 하고 총으로 쏜 다음에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음.

---------- 본격 고생물학에서의 업적-----------

1. 공룡의 성적 이형성 이론 제창

1926년에 놉차는 공룡들이 성별에 따라 다른 외양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음. 예를 들어 파라사우롤로푸스와 사우롤로푸스는 같은 종이며 긴 볏이 발달한 파라사우롤로푸스가 수컷, 볏이 작은 사우롤로푸스는 암컷일 것이라는 이론이었음. 주로 하드로사우루스과에게 적용되는 이론이었고 단단히 틀려버렸지만 성적이형성 자체는 현생동물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고 오늘날 고생물학 연구에서도 심심하면 튀어나오는 이론임.

2. 조류 공룡후손 이론

조류가 지상에서 날개를 가지고 뛰어다니던 공룡에게서 진화했다는 이론이고 이는 조류 이전 계통 분류군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된 proavis(복수형 "pro-aves"에서 파생됨) 라는 용어와 관련이 있음. 프로아비스는 영국의 과학잡지에서 윌리엄 파이크래프트(William Plane Pycraft 1868-1942) 가 조류와 공룡의 공통조상에 대해 얘기하며 만들어낸 단어인데, 놉차는 이를 받아들여 공룡들 중 앞다리를 파닥거리며 비늘이 점차 깃털로 변해가고 뛰어다니는데 적응하며 일련의 신체 변화가 일어난 무리가 조류로 진화한거라고 보았음. 여기엔 영어로 Crusorial Adaptation이라고 불리는 형질변화가 주요하게 작용하는데 예를 들어 동물이 일상적으로 달리면서 서서히 달리기에 적합하도록 골격 구조가 바뀌고 뭐 그런 식임. 어쨌든 핵심은 공룡이 깃털이 달린 앞다리를 흔들어대면서 달리다가 신체구조가 변화하며 현재의 조류로 이어지게 됐다는 이야기임. 이것의 또다른 의의로는 공룡 중 몇몇 종은 새처럼 온혈동물일 수도 있다는 여지를 두었다는 점임.

3. 순고생물학의 아버지

그는 고생물들을 생물학의 관점에서 연구하기 시작한 최초의 학자들 중 한 명임. 기존의 고생물학 및 지질학에서는 천문학적인 시간 이전에 죽은 생물들을 화석을 그저 조립하고 뼈 그 자체를 연구하는데만 집중했다면 프란츠 놉차는 그 뼈에 살과 근육을 붙이고 생물학적인 분석을 시도하고 현존하는 동식물을 연구하는 것처럼 물리적이고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추론하고자 했음. 그리고 그 일환으로 "파충류인" 공룡들이 새끼를 양육했다고 주장한 첫번째 학자가 되었음.(80년대까지 받아들여지진 않았음)  참고로 이를 영어로 paleobiology나 paleoecology라고 칭하고 놉차 본인은 paleophysiology라고 칭했는데 한국어 번역으로는 다 거칠게 고생물학으로 번역될 수 있음. 특별히 놉차가 개척한 이 분야는 순고생물학이라고 번역된 모양임.

4. 섬 왜소화 가설 제창

그는 그의 고향인 트란실바니아에서 여러 공룡 화석들을 발견하고 연구했는데, 이 공룡들은 다른 지역에 있는 친척들에 비해 덩치가 확연히 작다는 특징이 있었음. 그는 이것이 고립된 분지 지역의 한정되고 적은 에너지원으로 인해 그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덩치도 더불어 작아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추측했음. 이는 오늘날 널리 받아들여지는 섬 왜소화 현상이고, 그가 덩치 작은 마기아로사우루스(헝가리 도마뱀이라는 뜻)을 발굴한 장소가 바로 공갤에서도 유명한 섬 왜소화의 좋은 예시인 하체그 분지임. 참고로 하체그 분지는 트란실바니아에 있는데 헝가리가 트란실바니아를 뺏기면서 루마니아 땅으로 됨.

5. 명명하거나 발견한 고생물들

놉차는 텔마토사우루스, 테이누로사우루스, 라브도돈, 마기아로사우루스, 스트루티오사우루스 등의 고생물을 명명하거나 발견했음. 그의 주 활동지는 프랑스, 헝가리(훗날 루마니아령 트란실바니아), 독일 등 유럽이었음.

이렇게 업적도 많고 인생사 파란만장한 고생물학자도 찾기 어려울 듯. 각색 좀 해서 영화로 만들어도 될 것 같음.

대부분의 정보는 위키백과 영문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