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티아의 말에 모두가 수저를 들었다. 식사시간 동안 어색한 분위기 흘렀다.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 묻지 않았다.

벨이 무언가 물어보려고 했지만 류가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식사가 끝나고도 눈치없는 비는 멈출줄 몰랐다. 류는 헤스티아에게 허락을 받아 만약 갈곳이 없다면 이곳에서 지내도 된다고 했다. 류는 자신의 이전 파밀리아 아스트레아 파밀리아가 이블스에게 함정에 빠져 자신이외의 단원이 전멸해 관계자는 물론 의심가는자도 전부 죽였다. 한때에는 모험자 지위를 박탈당하고 길드의 블랙리스트에도 올라왔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헤스티아 파밀리아에 있을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망가지지 않게 정의를 버리라고 했던 아스트레아님과 자신의 손을 잡고 구원해준 시르와 벨 크라넬 덕분이다.

프레이와 자신의 차이는 구해준 사람이 있냐 없냐의 차이.

과거의 자신을 알기에 류는 프레이를 내버려둘수 없었다.

다른 단원들도 류의 사정을 알기에 프레이가 스스로 말할수 있을때까지 묻지 않기로 했다.

​

자고 일어나니 그동안의 피로가 싹 풀린듯 몸이 가벼웠지만 마음은 여전히 무거웠다. 정원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기에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어보니 류와 벨이 싸움? 아니 대련을 하고 있었다. 류는 소태도를, 벨은 검은색 단도를 쓰고 있었다. 둘다 신체능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속도라면 벨이 더 높지만 경험이라면 류쪽이 더 높았다.

식당으로 내려가보니 미코토와 하루히메가 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극동에서 온 소꿉친구사이라고 한다.

​

"좋은 아침."

​

인사를 건네자 두 사람도 인사를 했다.

​

"식사 준비?"

"네 오늘은 저희가 당번이거든요."

"도와줄 일 있을까?"

"그럼 벨프 공에게 식사하시라고 불러와 주시겠어요?."

​

벨프의 공방으로 향하니 멀리서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벨프는 헤스티아 파밀리아의 대장장이로 아침 일찍 일어나 동료들의 장비를 점검하거나 마검을 제작한다.

공방의 문을 두드리니 안에서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

"무슨 일인가요?"

"미코토가 식사하래."

"알겠습니다."

​

공방을 둘러보니 대장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무기와 방어구들이 벽에 걸어져 있었다. 대도, 카타나, 소태도, 방패, 라이트아머 등. 그 밑에 써져 있는 장비의 이름들은 조금 이상했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만져볼 생각은 없었다. 장비란 곧 목숨이기에 결코 함부로 만지거나 소홀히 대할수 없다는걸 알고 있다.

​

"그래서 넌 어떻게 할것이냐?"

​

파밀리아의 주신 헤스티아가 아침 식사 후 이후의 예정에 대해서 물었다. 헤스티아는 아르바이트 나머지 단원들은 평소의 일과인 던전탐색. 소거법으로 프레이 혼자만 남게 된다. 류가 이곳에 계속 있어도 된다고 했지만 솔직히 여기 있을 이유가 없었다. 아니 죽지 못해 살아있을뿐이다.

​

"난...."

"그러고보니 이거 주는걸 깜빡했네요."

​

프레이가 입을 열려고 했을때 류가 종이 한장을 건네주었다. 이 세계의 문자는 표음문자이기에 문자와 법칙만 알면 습득하는건 어렵지 않기에 프레이는 오라리오에 온지 하루도 되지 않아 이 세계의 문자를 읽을수 있게 되었다.

적힌것은 바로

​

"음식값 및 숙박비 5천만 발리스?"

"네 지불해주셔야 합니다."

​

단호하게 답하자 시선을 파밀리아 단장인 벨쪽으로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벨은 정직하고 순수한 어쩔줄 몰라하면서 이래도 되나 라고 갈팡질망거리며 얼굴을 굳혔고 릴리는 무슨생각을 하는지 싱글벙글 웃고만 있을뿐이었다. 고지식해보이는 미코토는 물론 하루히메나 벨프역시 시선을 피할뿐이었다.

누가 봐도 사기다.

모두에게 그런 인식이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수 없었다. 파밀리아 이적으로는 류가 제일 신참이지만 그래도 Lv 6 모험자. 그녀가 발하는 박력에 아무 말도 없었다.

사실 류는 물론 여기 있는 그 누구도 돈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 그들은 모두 류에게 설득당한 상태이다. 복수를 마치고 모든걸 포기한채 죽는것만을 기다린 자신에게 시르가 다가와 주었다. 빚을 이유로 풍요의 여주인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그 덕에 살 수 있었다. 그런 과거의 자신을 프레이에게 투영하고 있는것이다.

벨은 양심에 찔리면서도 고지식하면서 정이 많은 류가 강하게 주장해서 동의했다.

류는 헤스티아 파밀리아 이전에 정의의 파벌 5년전 한번 괴멸당하고 지금은 도시 밖에 있는 아스트레아 파밀리아의 소속이었다. 아스트레아 파밀리아 성격상 사는것을 포기한 사람을 내버려두는건 옳지 못하며 무엇보다 류의 성향에 맞지 않는다.

벨프는 물론 미코토, 하루히메역시 벨이 그렇게 정했다면 이라며 따랐다. 다만 릴리는 반대했다. 겨우 숙박비 및 음식값 다 합쳐도 1000발리스 될까 말까한 금액이다. 자신이 파밀리아의 경리를 맡고 있는 만큼 돈에 깐깐했지만 무엇보다 릴리 자신이 예전에 돈에 얽매인 인생을 살아왔다. 그것이 얼마나 비참하며 힘든 삶인지 잘 알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니 류도 5천만 발리스는 그저 명분이다. 프레이가 사는것을 포기하지 않거나 헤스티아 파밀리아에서 하루히메처럼 메이드일을 하다가 상태가 나아지면 탕감할생각이다. 라고 하자 릴리도 동의를 하였다.

5천만 발리스

제1급 모험자가 던전 심층에 일주일은 내내 틀어박혀 있어야 벌수 있을까 말까한 거금이다.

제1급 모험자이기에 벌수 있는 돈이지 일반인 같으면 평생 일을 하고도 벌수 있을까 말까한 돈이다. 그러니 화를 내는것도 물건을 던지는것도 모두 예상했다. 프레이가 물건을 던지면 Lv5인 벨과 Lv6인 류의 신체능력 아니 Lv2인 미코토,릴리, 하루히메, 벨프여도 프레이가 던진 물건따윈 멈춘것처럼 피할수 있다. 하지만 양 옆쪽에 있는 릴리, 벨프, 하루히메, 미코토,헤스티아 보다는 앞에 있는 벨이나 류에게 물건이 던져질 확률이 높지만 침착하게도 프레이는 물건을 던지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저 모두의 얼굴을 한번 보고는 이곳에 자신의 편이 없다는걸 깨닫고는 체념했다.

​

"지불하실수 없으시다면 이곳에서...."

"지불할게. 다만 지금은 돈이 없으니 조금만 기다려줘."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