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문학] [문갤문학] 그해, 여름, 불꽃축제 - 3모바일에서 작성

창백한푸른점(106.101) 2023.08.04 03:28:29
조회 151 추천 5 댓글 1
														
1화:
https://m.dcinside.com/board/dokidokilc/226364?recommend=1

 



2화:
https://m.dcinside.com/board/dokidokilc/226365?recommend=1

 







"사요리? 얼굴이 왜 그래? 울었어?"

"신경쓰지 마."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나츠키에게 나는 차갑게 대꾸했다.

"혹시 또 모니카가..."

"신경쓰지 말래도!"

나는 소리쳤다. 나츠키는 겁먹은 고양이마냥 몸을 움츠리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너, 나랑 똑같이 되고싶은거야? 똑같이 당하고 싶은거냐고."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서 나츠키를 쏘아붙였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뭐! 말걸지 말라니깐 왜 자꾸 앵겨붙는거야!"

"사요리..."

나츠키는 분홍빛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베베 꼬으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이게 다 너를 위한거야 나츠키. 네가 나를 걱정하는 마음은 다 알지만, 그렇지만 너 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어.

"매번 부탁하지만, 제발 그냥 날 모른척 해줘."

고개를 떨군채 말이 없는 나츠키를 뒤로하고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이게 옳은거야. 이게 나츠키를 위한 거야.' 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


"자퇴 해버릴까..."

다목적실 앞에 서서 우물쭈물 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퇴를 하면 당장은 편해지겠지...

나는 지금 모니카가 어제 했던 그 '부탁', 그러니깐 여름 방학이 끝나고 열리는 학예회에 있을 문붕이와 나의 기타 듀엣의 연습을 그만두라는 그 명령을 따르러 이곳에 온 것이었다.

나는 다목적실의 문을 천천히 열었다.

"왔어?"

그 곳에는 악보를 앞에 두고 기타를 조율하고 있는 문붕이가 있었다.

"기타를 안가져왔네?"

문붕이는 눈썹을 치켜 세우며 내게 물었다.

"응.. 오늘은 쉴까 해서.."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나 혼자서라도 연습 해야지."

문붕이는 악보를 이리 저리 넘기며 훑어보았다. 지금이다. 쉽고 빠르게 끝내버리자. 그만 두겠다는 그 간단한 말만 하면 괴롭힘도 조금은 수그러 들 것이다.

"그, 저기..."

"응?"

"..."

어쩌지, 간단한 말이라는 것이 도저히 목구멍에서 나오질 않는다. 왠지 간단한 말로 간단하게 끝낼 수는 없었다. 아니, 그러기가, 끝내기가 싫었다.

"말을 해~"

망부석 처럼 얼어붙은 나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등에서는 식은 땀이 흐르고 창문 밖의 하늘은 못생기게 일그러지고 있었는데. 동시에 뒤에서는 누군가의 따가운 시선도 느껴지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이 순간의 선택으로 문붕이와 절연을 할 수도, 학교 생활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래, 하자, 말 해버리자, 이런 생활은 더는 싫다, 더는! 나도 그만 삥 뜯기고 싶고 그만 맞고 싶다. 그만 괴롭힘 당하고 싶다고. 이제는 멈출 때가 됐다!

그러니깐!

"그.. 이번주 목요일에 방학이잖아? 같이 영화보러 가지.. 않을래? 엄청 재밌다는 영화가 그 전날에 개봉한대서..."

"뭐야~ 뜸 들이길래 뭔가 했네..영화 이름이 뭔데?"

나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문붕이와 멀어지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무엇이 잘 된 선택인지 잘못된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문붕이와 앞으로도 엮여나갈 수 있다는 것, 그거면 됐다.

등 뒤로 느껴지던 따가운 시선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목적실 안에는 문붕이와 나, 둘만 남았다. 방과후의 즐거운 시간만이 남은 것이다.

"댄 살바토 4 라고 시리즈물인데..."

아하하

아하하하...

아하하..

아...

***

"이 씨발년아!"

철푸덕- 하고 쓰러진 나의 시야에 먼 산이 들어왔다. 뜨거운 여름 햇살이 산봉우리 너머로 사그라들고 있었다.

아름다운 노을을 뒤로하고 가슴 밑에서는 고통이 몰려왔다. 아프다... 갈비뼈가 부러진듯이 아프다...

"야!"

모니카는 내 배를 걷어찼다.

"어흑!"

"사람 말이!"

모니카는 고함을 지르며 내 위에 올라탔다.

"말 같지가!"

모니카는 양 손으로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않아?!"

"끄으으으윽!!"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입가에 침이 줄줄 흐르고 코에서는 콧물인지 피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흘렀다.

"오늘 진짜 사람 하나 잡을 기세야ㅋㅋㅋ"

"모니카씨! 더 세게요! 더 세게!"

옅어지는 의식 너머로 웃음 소리와 조롱하는 소리가 천천히, 아주 느리게 들려왔다. 마치 카세트 테이프를 아주 느리게 재생한 것처럼...

여기서 죽는걸까. 나, 아직 죽고싶지 않은데...

하고싶은 일도, 되고싶은 것도 너무 많은데...

"그만해!!!"

그 때였다. 누군가의 외침에 모니카는 내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거두었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나는 콜록대며 숨을 고르고,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며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그 사람은 나츠키였다.




추천 비추천

5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72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2874 AD 현물 경품 획득 기회! 아키에이지 지역 점령전 업데이트 운영자 24/06/20 - -
222216 공지 완장신문고 [20] ABC친구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6 1405 7
220677 공지 디디엘씨 한글모드 리스트 2022.08.27 ver.1 [1] 태양초보추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8.27 1000 5
218325 공지 (스포) 두두문플 100% 달성하는 법 [2] ㅇㅇ(223.62) 22.04.19 1660 9
218323 공지 문갤문학 리스트 v3 [2] 파이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4.19 1121 8
217871 공지 모드 관련 통합 공지입니다 GOZ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3.21 1213 2
212324 공지 두근두근 문예부 플러스 비공식 Q&A(21.11.04 업데이트) [19] NATSUKIGYOZ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6.13 8260 25
136043 공지 늒네가 시 작성 단어 적어왓어오 [12] 카메하메하(218.155) 18.04.26 20269 48
232861 병신 인싸 여자애들 무서움 [9] 태양초보추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91 0
232860 일반 아 이런 애미뒤진 씨발년이 [2] 발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69 4
232859 일반 일본에는 실제로 방치 아동이 많다고 들었음 [4] rik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83 1
232858 일반 유리 공식 포스터가 이게 맞냐 [1] ㅇㅇ(123.143) 06.19 70 1
232857 미술 흑막사요리 [1] 조만간(112.165) 06.18 83 7
232856 병신 머리 존나 아픔 두개골이 두쪽으ㅡ로 분해될것같음 [7] 태양초보추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8 76 1
232855 미술 아이패드 메모에 낙서 [3] 조만간(112.165) 06.18 82 7
232854 미술 사욜리 [2] 네코고로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8 86 9
232853 일반 문갤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함? [8] 모에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8 101 1
232852 병신 모두잘자 [1] 텅빈해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8 50 1
232851 일반 나츠키랑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5] 굴비지망생(203.228) 06.17 107 1
232850 일반 입원했다 [3] 오직모니카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7 88 1
232849 병신 본인 한문수업 양학 쌉가능 [3] 태양초보추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6 75 1
232848 일반 방이 그사람 인격을 나타낸다고? [1] 모에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6 70 1
232847 병신 방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5] 태양초보추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6 88 1
232846 병신 요새 머리 기르는중임 [6] 태양초보추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6 72 1
232845 문학 이별 레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98 5
232844 미술 바니걸요리 [2] 네코고로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147 7
232843 일반 뻘글 함부로 쓰면 안되는이유... [7] 모에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179 7
232842 일반 그래서 이런 거 왜 레딧에만 있음 [1] 입미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98 1
232841 일반 좆같은세상 오직모니카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70 1
232840 일반 게임 마지막 보다가 아빠가 피자먹재서 먹다가 화장실 왔는데 [3] ㅇㅇ(180.69) 06.14 93 1
232839 병신 초등학교 2학년때 [7] 태양초보추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118 1
232838 일반 했당 고맙당 [1] ㅇㅇ(180.69) 06.14 47 1
232837 일반 한글판으로 깔아서 해보고 싳은데 [2] 굴비지망생(180.69) 06.14 43 1
232836 일반 디디엘시 plus 이거 재밌음? [6] 굴비지망생(58.120) 06.14 68 1
232835 스포 스포)이겜하니까 트라우마 생겨서 계속 등 뒤에 시체 있는 상상함 [6] ㅇㅇ(121.175) 06.14 118 1
232834 병신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견습자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81 1
232833 병신 요즘은 학교 다니는 애들이 부러움 급식이든 학식이든 [3] 입미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96 1
232832 병신 학교에서 배운거 바탕으로 [2] 견습자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63 1
232831 병신 본인 학교 근황 [14] 태양초보추장(112.167) 06.13 130 2
232830 미술 짭당끼플러스 시식코너(아님) [2] 네코고로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82 4
232829 일반 짭당끼콘 플러스 그리고싶은데 [4] 네코고로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68 1
232828 일반 나만 볼수 없는www [7] 모에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17 1
232827 일반 이 개새끼들아 [2] 모에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81 1
232826 일반 인형이랑 핀 입미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56 2
232825 병신 오늘 첨 시작한 뉴비 궁금한게 있는데 [6] 굴비지망생(1.251) 06.12 86 1
232824 일반 투과목 좀 더 일찍 시작할걸 입미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71 1
232823 일반 나생일이야 [10] 방리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144 4
232822 일반 아니 이거 노출없는데 왜짤림? [1] 모에스트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 112 1
232821 병신 필통 후기 [9] 태양초보추장(112.167) 06.11 114 1
232819 일반 모니카 커버곡중 원탑... ㅇㅇ(124.63) 06.11 52 1
232818 병신 이제와서 고백하는건데 [12] 태양초보추장(112.167) 06.11 181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