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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유리 이스터에그 번역해봄(장문주의)

ㄱㅁㅈㄱㅁ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2.05 19:37:23
조회 60246 추천 182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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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말이야.


초벌번역 상태에서 맞춤법만 좀 고치고 + 진짜 이상한 문장 정도만 수정한 상태라 글이 좀 어색할지도 모름


내용이 재밌을 것 같아서 해봤는데 난 생각보다 좀 아쉬웠어. 

완벽하게 맘에 드는 상태로 올리고 싶었는데 그렇게까지 내 취향인 글은 아니어서 교정할 의욕이 안난다.


장르는 고어+심리적 공포 살짝


원문링크 : https://pastebin.com/REqngVW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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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 글을 어떤 경로로 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하트무늬가 새겨진 작은 상자 안에서 찾아낸거라면 :) 축하해! 아마 네가 이 글을 읽는 첫 번째 독자일거야. 딱히 남들이 읽기를 바라고 적은건 아니지만, 아예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우연히 이 노트를 찾아서 내 이야기를 접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일인 것 같아. 내가 절대 만날 일 없는, 만나지도 못할 사람과 개인적인 유대가 이어진 기분이랄까? 하지만 당신이나 내가 당장 내일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남은 하나는 결코 그 사실을 알 수 없겠지. 그건 참 마음에 드는 부분이야...
아무튼, 나는 내 모든 이야기를 이 노트에 적어두었어. 그러니 내가 죽는다 해도 네가 살아있는 동안은 나도 너의 기억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셈이지. 이것을 적으며, 나는 네가 이 이야기에 매료될지, 혹은 불편해할지 참 궁금해. ...기대되는걸.

미안하지만 이야기가 조금 산만할지도 몰라.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것들이 아직 내 안에 생생하게 남아있을 때, 바로 적어내려가고 싶었어.
우선 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부터 좀 해둬야겠지? 나는 대학 초년생이고, 어떤 기준으로 보나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어. 중상류층 학군에서 자랐고 좋은 선생들을 만났지. 중학교 때부터는 쭉 육상을 했었어. 고등학교에 와서는 좀 하다가 그만뒀지만 말야. 그리고 남자친구도 두 명 사귀어봤었지. 지금은, 미래에 작업 치료(손상이나 질병, 질환, 장해를 지닌 환자들에게 일상 생활의 활동들을 치료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치료)쪽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서 공부를 하고 있어. 이 분야는 꽤 미래가 밝거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점도 좋고 말이야.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하는지 알겠니? 살인자는 어딘가 정신적으로 이상하거나, 분노조절장애 같은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통념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려주려고 그래. 나는 그 어느쪽으로도 문제가 없거든. 물론 평범한 살인사건들의 대다수가 화를 참지 못했거나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했을 때 벌어지는건 사실이야. 그러나 그런 살인들엔 특정한 계기가 있지. 순간적으로 엄청난 감정적 동요를 겪거나, 끝없는 불행의 늪에서 오래오래 허우적대다가 마침내 저질러버리던가 말이야. 그런 사람들은 그 순간에 특정한 누군가를, 특정한 이유로 인해 죽이고 싶어해. 최소한 다치게하도 하고싶어하지.

나는 지금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고 싶어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이야기하려고 해. 네가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남들이 살인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어. 누군가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적은 없으니까. 하지만 난 어릴 때부터 거기에 강한 호기심을 느껴왔고...지금도 마찬가지야. 음. 정확히 말하면 모든 사람을 죽이고 싶은건 아니야. 그저 누군가를 하나 죽여보고 싶은거지. 내가 정말 살인을 결심하고, 누군가에게 다가가서, 5분만에 그 사람을 이 지구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생각만 해도 끝내주는 일이야.

하지만 아직까진 그런 짓을 저질러본 적은 없어. 몇가지 이유가 있긴 하지. 일단 범행을 저지르고 잡히지 않을 방법이 없었거든. 운전면허같은 것도 고작 2년 전에서야 땄고... 완전범죄에는 너무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결국 그 과정에서 혐의를 사기가 쉬울테니까. 하지만 대학교에 가고난 뒤 난 이것은 더 이상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어.

다른 이유는 내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야. 위선적인 것 같니? 하지만...생각해봐. 만약 어차피 죽을 것 같은 사람, 아무도 그를 위해 슬퍼해주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죽인다면 어떨까? 내가 미안함을 느껴야 할까? 누구를 위해서? 그것들은 그저 내가 책임질 필요는 없는, 삶의 애환같은 부분들이야. 그래서 난 깨달았지. 죽이기 적합한 사람을 찾아내는데는 많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구나. 그리고 나는 그럴만한 여력이 없구나 라고. 물론, 이것도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였지만.

뭐 그래서 지금은, 내가 원하던 경험을 해본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결국엔 참으로 만족스러웠구나 싶네. 뭔가 더 해볼 필요도 없을 것 같아. 나는 내 호기심을 완벽하게 충족시켰거든. 다시금 살인을 저지른다 해도 진작에 겪었던 쾌감만큼이나 만족스럽진 못할거야.

뭐 아무튼, 너도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이 노트를 마저 읽어보길 바래 :)


나는 대학생이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을 관찰하는 취미를 갖게 되었어. 누군가를 지켜본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지...네 삶을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엑스트라 중 하나가 갑자기 무대의 주역이 되는 셈이니까. 그들 스스로는 모르는 채로 말이야. 매일매일 너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각기 너만큼이나 풍부한 이야기를 갖고있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잊고 살고있는 부분이지. 내가 사람들을 관찰하고, 살해하길 원하며 깨달은 것은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거야. 내가 목표를 정하고나면, 그의 이야기는 차츰차츰 내게 다가오고, 빠진 공백들이 메워지며 점차 완전해지지. 그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야...

나는 보통 주말이면 마트에 가서 사람들의 쇼핑카트를 둘러보곤 해. 내 관심을 끌만한 물건이 담긴 카트를 발견하면, 나는 그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간단히 살펴보지. 물론 나의 관심사는 죽일 대상을 찾는 것이니까, 일단 아이가 있거나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야. 결혼반지가 좋은 힌트가 되곤 하지.

아마도 대개 매 주말에 한번 꼴로 나는 내 목적에 꼭 맞는 사람을 찾아내곤 해. 그리고 그들을 조용히 따라가서 집 주소를 메모하고 오지. 거기까지 됐으면 조사는 정말 쉬워져. 보통 사람들은 출근을 하잖아? 그러면 그 시간동안 난 그 집의 우편함을 뒤져보던가 그 집 주변을 둘러볼 시간을 얻게 되는거지. 여러명의 사람에게 이 짓거리를 해왔어.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그중 누구도 내가 진짜 죽일 마음이 들게 하진 않더라고. 개중 한명은 정말 목표에 근접할뻔 하긴 했지...

그건 데본이란 이름의 남자였어. 나는 원래 이 남자처럼 재산이 많은 사람은 그다지 죽이고 싶지 않았지만 일단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었지. 점점 조바심이 났던거야. 그런데 갑자기 정말 완벽한 대상이 내 눈앞에 다가왔어! 이 느낌은 내가 그녀에 대해 조사를 하면 할수록 확신이 되어갔고, 나는 이 여자가 내가 찾던 바로 그 목표임을 깨달았어.

평소에 그랬듯이 마트에서 마주친 수많은 사람 중 하나였어. 장바구니를 든 젊은 여자였지. 꼬불꼬불한 어두운 갈색 머리가 피곤해보이는 얼굴을 감싸고 내려와 굽은 어깨위에 아무렇게나 흩어져있었어. 반지를 끼지 않은 맨손을 보니 솔로인 것 같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나는 확신이 들었어.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한 이후 나는 타인의 삶에 대해, 음...조금 민감한 후각을 갖게 되었는데 말야? 이 여자는 어느날 갑작스럽게 죽는다고 해도 슬퍼해줄 사람 하나 없을 것 같더라구. 물론, 조사는 좀 해봐야겠지만.

늘 그랬듯이 나는 그녀가 일하는 시간동안 그녀의 집을 탐색했어. 우편함을 보니 린다 왓슨씨더라구. 린다는 작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고, 우편함은 집 문 앞에 달려있어서 접근하기 쉬웠어. 하지만 난 서두르지 않았지. 나는 린다의 우편을 내 기숙사로 가져가서 좀 조사해보고, 그녀가 퇴근하기 전에 다시 되돌려놓기로 했어. 고작 15분 거리였는데다 나는 소독용 알코올, 면봉,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흔적없이 우편을 열어보는 법을 배워뒀거든.

덕분에 그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었어. 린다는 별 볼일 없는 작은 회계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33세의 여성이었지. 12월 11일에 태어났더라. 마침 생일이 얼마 안남은거지. 나는 또 그녀의 잔고를 체크해서 그녀가 보통 생활비로 얼마를 지출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지. 나는 이 즈음에 나의 린다에 대한 평가가 적확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어. 내가 조사한 모든 자료는- 린다가 지극히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거든. 무난한 브랜드의 옷 쇼핑, 스타벅스 결제내역 한 무더기, 아마존에서 무언가를 주문한 40달러 어치의 내역들...린다는 레스토랑도, 영화관도, 그리고 그 어떤 사회적 관계와 연관될 법한 지출도 하지 않았더라고. 아, 요리 잡지도 하나 발견했어. 그래서 그녀가 요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아파트는 일반적인 교외의 단독 주택에 비해 몰래 잠입하기가 어려워. 문이라고는 현관문 하나 뿐인데다가 창문으로 들어가기도 쉽지 않거든. 갯수도 적고 말이야. 내가 린다의 메일을 확인하러 갈 때마다 현관문과 창문이 잠겼는지 확인해봤는데, 늘 잠겼더라고. 이건 꽤나 좌절스러운 일이었지만 동시에 그녀의 집 안에 들어가고야 말겠다는 목적의식을 일깨워주기도 하는 일이었어. 그래서 나는 계획을 세워봤지. 아주 재미있는 계획을 말이야...그게 먹힐지는 몰랐지만.

지난 토요일에, 나는 린다의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어. 주중에 흔히 그랬듯이 말이야. 단 이번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지. 그녀가 그 집에 있기를 바랬거든. 나는 그녀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아주 재미있을거라 생각했어. 만약 운이 좋다면, 몰래 집 안에서 창문 걸쇠를 풀어둘 수도 있을거라 기대하면서. 그래서 나는 가벼운 스웨터 차림으로 린다네 문을 두드렸어. 아드레날린은 미친듯이 날뛰었고 혹시나 내가 무언가 망쳐버리지 않을까 걱정되었지.

문이 열리고, 앞에 린다 왓슨씨가 서있더군. 내가 마트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였어.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내가 이 사람에게 정을 주게 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게 되었다는 것을 떠올렸어. 이기적인 거긴 하지만 말이야. 나는 내가 마음을 쓰게 된 대상을 죽일 수는 없어. 비록 그게 현관문 앞에서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내성적인 반가움을 표시하며 서있는, 33살의 여인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지.

추워서 팔을 오므린 채, 나는 린다의 인삿말에 마찬가지로 부끄럽게 대답했어. 나는 내가 이 근방, 이 아파트 뒤편의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내 강아지를 산책시키다가 강아지를 잃어버렸다고 이야기했지.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찾아헤맸는데 별 소득이 없었고, 혹시 당신은 그 강아지를 보았느냐고 물어봤어. 어쩌면 당연하게도, 린다는 이 상황에 대해 동정적인 유감을 표했고, 자신이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신경을 써보겠다고 대답했지. 나는 낙담한 척 했고, 그녀의 시간을 빼앗아서 미안하다고 했지.

모든게 내가 원하던 대로 흘러갔어. 린다는 나를 초대해서 따듯한 커피를 대접했지. 나는 주저하는 척 했어. 하하...내심으로는 당장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서 그녀의 협조에 감사한다고 외치고 싶었지만 말이지. 그렇게 리사는 그녀를 죽이고 싶어하는 19살의 소녀와 함께 그녀의 소파에 나란히 앉게 되었지. 그게 단순한 호의에서 나온 것이었는지, 갓 만난 꼬맹이와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나은 주말 계획이 없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린다는 곧 내 이름이 마리아라는 것과(물론 가명이었지만) 내가 근처의 전문대에 다니고 있다는 것(이것도 물론 가짜였지만)을 알게 되었어. 나는 린다가 내게 너무나 많은 것들을 물어봐서 조금 당황했어. 대답할 거리를 그렇게 많이 준비해두진 않았었거든. 난 대화의 중심을 그녀에게 맞출 수 있었고, 린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로도 퍽이나 기뻐보였지. 나는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고, 그녀는 내게 회계법인(역시나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지만)에서 고객사들을 상대하고 자료를 저장한다고 말해주었지. 나는 성인이 되면서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그녀는 내게 대학생활을 즐기고 친구를 많이 만들라는 조언을 해주었지. 일단 취직을 하고나면 그럴 기회가 훨씬 줄어들 거라면서.

내가 그녀에게 결혼했는지 묻자 그녀는 웃어버렸어. 물론 나는 린다가 독신인걸 알고있었지만, 그녀의 삶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거든. 그녀는 현재 남자친구가 없으며(물론 남친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겠지. 하지만 그게 얼마나 오래된 일인지 누가 알겠어?) 아이를 가질 생각도 없다고 하더군. 최소한 지금보다 더 나은 직업을 갖기 전까진 말이야. 무엇보다도, 그녀의 가계에는 유전병이 있더라구. 관절염과 우울증 같은 것들이었지...린다는 미래의 아이들도 이런 병을 앓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고.

우스운 건 내가 그녀에게 화장실을 써도 되냐고 물어보고, 화장실에서 처방된 약통을 발견했을 때 그녀가 그 이야기를 했다는거야. 약병엔 둘로섹틴이라고 적혀있었지. 나중에 찾아보니 항우울제였어. 나는 순간 그녀를 죽여주는게 그녀에게도 더 좋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끔찍한 생각이었지만.

남은 시간은 그냥 별거 없었어. 우리는 맛있는 음식이라던가, 뭔가 다른 그냥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들에 대해 잡담을 나누었지. 원래 계획대로 창문의 잠금을 풀어두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아파트에 다시 가야될 필요는 느끼지 못했어. 나는 기숙사로 돌아오는 대로 린다 왓슨을 죽일 최적의 방법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지.

효율성을 추구하느냐 쾌감을 추구하느냐. 나는 후자를 선택했어. 그냥 깔끔히 목숨만 뺏고 끝내는 것 보단 난도질이라도 해보면 더 재미있지 않겠어? 일주일 후인 12월 13일, 음 그러니까 내가 이 글을 남기는 오늘이네. 오늘로부터 이틀 전, 린다는 34번째 생일을 맞았지. 나는 스스로 내기를 하기로 결심했었어. 만약 린다가 생일을 집에서 홀로 보낸다면 그녀를 죽이고, 만약 린다가 외출을 하거나 지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면 살인을 한 주, 혹은 그 이상 미루기로 말이야.

린다의 생일날 아침, 나는 공구샵에서 도끼를 하나 샀어. 너는 웃을지도 모르지만 이건 일종의 포인트야. 도끼는 이런 일에 있어 전형적인 클리셰이기도 하고,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살인도구이기 때문에, 가장 재밌는 무기가 될거라 생각했어. 이걸 사람에게 휘두르는 상상만 해도 끝내주더라고. 도끼도 종류가 참 많더라. 난 적당히 묵직하지만 충분히 휘두를수 있을만큼은 되는 정도의 무게를 골랐어.

도끼를 산 후 운전을 하는데 정말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기분이었어. 머릿 속엔 온통 "와, 내가 진짜 이 짓을 저지르는구나."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지. 딱히 나쁜 의미는 아니었어. 그저 상상하던 것이 진짜 현실이 되어가는 상황이라 놀랐다고나 할까. 내 머릿 속을 채우는 다른 상념도 있었어. 린다와 보냈던 지극히 평범한 시간들. 대화의 단편적인 조각들이나 그녀의 웃음소리, 표정따위의 것들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지.

문득, 진짜 연쇄살인범들은 이런 순간에 어떤 기분을 느낄까 궁금했지. 정신분열적인 망상, 혹은 성적인 흥분일까?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나는 그렇지 않았어. 그저 머릿속이 흥분에 미쳐날 뛰는 것도 같았고, 동시에 끝없이 멍해지는 것도 같았지.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진짜야.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수상해보이지 않도록 도끼를 백팩에 쑤셔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여전히 손잡이가 좀 튀어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꽤 잘 감춰지더라. 이 때쯤부터 내 심장은 매우 크게 뛰기 시작했고 목이 죄어오는 것 같았어. 나는 호흡을 가라앉히려 했지만...가슴이 그렇게나 쿵쾅거리는데 쉽지 않은 일이더라구.

나는 문 앞에 도착해서 조용히 귀를 가져다 댔어. 그리고 낯선 소리를 들었지. 친구 혹은 지인이었을까? 아니, 그건 그냥 티비소리였고, 티비소리와 함께 들리는건 불규칙적인 린다의 발자국 소리 뿐이었어. 나는 정말 오래오래 안쪽의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어...혹시나 누군가 또 있는건 아닐까 하고. 안에 사람이라곤 오직 린다뿐이라는걸 확신하는데 10분도 넘는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

나는 조용히 백팩을 열어 도끼를 손에 쥐었어. 내 손은 엄청나게 떨고있었지. 이게 대체 왜 이러는걸까? 나는 내 몸보고 제발 좀 닥치라고 하고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리고 그것이 어려운 일도 아니었지만, 내 몸엔 아무 변화도 없었어. 아드레날린 때문이었까? 정말 심할 정도로 손이 떨려서 기괴하게 보일 정도였지. 나는 눈을 굴려서 스스로를 쳐다보았고, 내 손을 문 손잡이에 얹어두었어. 만약 문이 잠겼다면, 나는 문을 두드려야 하겠지. 딱히 평소와 다를 것은 없어.... 나는 심호흡을 하고 팔에 힘을 모았지.

나는 손잡이를 살짝 돌려보았어. 잠기지 않았더라고. 나는 순간 문을 열고 안쪽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지. 린다 왓슨은 부엌에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어. 그래 - 요리중이었지. 그녀는 깜짝 놀라서 펄쩍 뛰며 나를 돌아보았지. 내가 기대한 그대로의 반응이었어. 나는 문에서 손을 떼고 도끼를 양손으로 고쳐잡았어. 그 순간, 나는 린다가 이제 큰 소리를 지를거라는 것을 깨달았지. 지금 돌이켜보면 나도 참 바보였어. 그런 것도 생각 못했다니. 린다의 입이 열리고 막 소리를 지르려던 그때 - 어쩌면 이미 소리의 일부가 입 밖으로 나왔을 그때 - 나는 도끼를 힘껏 그녀의 머리로 휘둘렀지.

그때 나는 도끼를 반대로 쥐고 있었어. 도끼의 등쪽 넓은 면으로 린다의 머리를 때린 거야. 일부러. 왜냐면 그렇게 해야 린다가 내는 소리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어. 나는 린다의 머리를 깨끗하게 강타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저항감도 느끼지 못했지. 린다가 내뱉으려던 말은 끄륵거리는 소리가 되어 흘러나왔고, 그건 말이기보단 그저 내뱉어진 소음같았어. 그녀는 쓰러지면서 캐비넷에 머리를 부딪혔고, 이어 뒤로 쓰러졌어. 나는 넘어져있는 그녀에게 도끼를 휘두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어. 이번엔 제대로 쥐고 말이야. 어디로 휘둘러야 할지는 몰라서, 대강 쇄골과 가슴부위를 노리고 도끼를 계속 내리찍었어. 도끼가 깊게 박히는 것 같진 않았지만 내려칠 때마다 썩 괜찮은 "쩍" 하는 소리가 났지. 마치 도끼가 내 팔의 일부가 된 것 같이, 부드럽게 박히는 느낌이 손에 전해지더라구.

그리고 나는 즉흥적으로 도끼를 그녀의 목에 내리쳤어. 하지만 사실 도끼질이란게 쉽지가 않아서, 아까부터 내 생각대로 휘둘러지지 않은 적이 많았고...이번에는 그것이 바닥에 맞게 되었지. 둔중한 충격음이 아파트에 울려퍼지며 큰 소리가 났지만 그런데 신경쓸 겨를이 없더라. 나는 이번엔 좀 더 정확히 휘둘렀고, 가운데에 제대로 맞출 수 있었어. 그곳에 있던 것이 뼈였던 연골이었던 간에 내가 그걸 반으로 갈라버렸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다음엔 얼굴 쪽에 한 방. 이번엔 코와 입 사이를 사선으로 찍어냈지. 그게 기분 좋아서 한번 더 휘둘렀던 것 같아.

나는 잠깐 내가 입힌 피해를 확인해보기 위해 멈췄어. 린다는 심각하게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지. 피가 마치 물결처럼 꿀렁꿀렁 흘러나왔어. 아마도 심장이 박동하는 것에 맞춰서 그랬겠지? 피는 그녀의 주변에 웅덩이가 되어 고여갔고 타일 사이 갈라진 틈으로 스며들었어. 린다가 입고있던 연파랑 셔츠는 온통 찢어지고 살점과 피가 뒤섞여 검붉게 물들었지. 그저 온통 번들거리는 붉은색 뿐이었어... 린다의 얼굴도 딱히 나은건 없더라. 시뻘건 피가 얼굴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입술은 거의 잘려나가 덜렁거리며 안쪽의 붉게 물든 치아를 드러내주고 있었지. 진짜 좀비같은 모습이더라.

하지만 린다는 그때까지 죽지 않았어. 거의 흐느적대는 수준이긴 했지만 다리가 조금씩 움직이더라고. 그걸 보며 벌레가 떠올랐어...우리들이 흔히 뭉개버리는 벌레. 으깨진 상태에서 다리만 간신히 꿈틀거리는 벌레들 말이지. 그녀의 움직임은 정확히 그런 상태였어. 린다가 죽을 때까지 얼마나 더 오랜시간이 걸릴지, 그리고 그녀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는 몰랐어. 나는 결국 주방에서 그녀가 고기를 썰던 식칼을 집어들었지. 피웅덩이를 쓸데없이 밟지 않도록 주의하며, 나는 린다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목 윗쪽 부분에 칼을 집어넣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죽 갈라주었어. 이건 조금 특이한 감각이더라. 그 부분은 너무나 부드러웠고...심지어 칼에 눌려 으깨지는 감각까지 들더라고. 도끼와는 완전히 느낌이 달랐지. 그냥 생고기 덩어리를 써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사실 실질적으로 맞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야.

목에서도 피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나는 내가 대동맥을 잘라냈기를 바랐어. 효과가 있었는지 린다의 움직임은 점점 사그라들더니, 완전히 멈춰버렸어.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지. 이제 여기서 어물쩡거리거나, 내가 한 일을 감상할 시간은 없었어. 나는 싱크대 속 물에 잠긴 팬에다 나이프를 휘적대서 날에 묻은 피를 씻어내고, 칼을 백팩 속에 집어넣었어. 도끼도 똑같이 씻어냈지. 또 나는 탁상 위에 놓여져있던 그녀의 노트북을 집어들었어. 화면에는 소고기 버섯요리의 레시피가 띄워져 있었지. 그녀의 노트북을 내가 쓰려고 가져간건 아니었어. 난 이미 쓰고있는게 있었거든...다만 그저 그녀가 노트북으로 뭘 했는지 보면 재밌을 것 같아서 가져왔어.

나는 밖으로 나와서 문을 닫았지. 스웨터와 청바지에 피가 살짝 묻어있었지만 별 문제는 없었어. 그럴까봐 짙은 색의 옷을 입고왔었거든.

나는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내내 방금의 기억을 되새겨봤지. 아직도 얼떨떨했지만, 기분은 아주 좋았어...린다 왓슨은 죽었고, 나는 내가 한 행위의 무게를 이해한 셈이라고나 할까. 인간의 생명이 존재로부터 영영 지워지는 그 감각이란...정말 형용하기 어렵네.

아무튼, 나는 도끼와 칼을 쓰레기장에 던져넣었어. 수거는 매주 월요일에 할테니까 그때서야 사라지는 셈이지. 내 룸메이트는 주말에는 집에 가니까 오늘까지는 나 혼자서 기숙사 방에 있는거야. 덕분에 린다의 노트북으로 컴퓨터 사용기록을 뒤져볼 시간이 생겼어. 난 거기서 그녀의 가장 큰 비밀들을 들여다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방문 기록엔 꽤 더러운 것들이 많았지. 야동과 야설 사이트 같은 것들 말이야. 검색 기록에도 마찬가지였어. 그리고 따분한 것들도 정말 많았지. 요리 사이트와 레시피 모음 파일 같은 것들, 그리고 비주얼드같은 흔한 퍼즐게임들...나는 일주일 전 방문 기록에 들어가서야 내가 원하던 무언가를 찾아냈어.

그건 바로 자살하는 방법, 올가미를 묶는 방법, 위험한 가정용 화학물질, 일산화탄소 중독 - 따위의 목록이었지. 거의 자살에 대한 책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많았어. 린다는 정말 진지하게 자살을 고려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게 우울증에 의해 영향받은 것은 아니었을까?

아이러니야. 아마 린다는 어찌되든 오래 살지 못했을거야. 물론 자살을 결심했어도 실행할 용기가 부족했을 수도 있겠지. 그랬다면 나는 린다에게 살인이라는 선물을 준 셈이야. 하지만, 정말 빌어먹을 정도로 희극적인 이야기지만, 살짝 뒷맛이 씁쓸해지는 부분도 있었어. 내가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부분은 ...1주일 전 후로는 그 어떤 우울함, 혹은 자살과 관련된 기록도 찾지 못했다는 점이었지. 내가 린다의 집에서 함께 대화를 나눈 그 즈음부터 말이야. 음.

나는 결국 린다의 노트북도 쓰레기장에 던져넣었어. 그 이후 몇 시간이 지나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지. 그 사이에 조용히 많은 생각을 했어...일단, 아까 말했듯이 나는 드디어 내가 사람을 죽여봤다는 것이 매우 만족스러워. 버킷리스트에서 하나를 지운듯한, 나의 미진한 부분을 스스로 해결한 듯 한 기분이야. 이건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린다 왓슨이란 이름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걸거야. 이제 평범한 대학생의 생활로 돌아가야지. 다만 앞으로도 종종 사람 관찰은 계속 하려고 해. 그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거든.


나는 늘 나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궁금했지. 나는 많을거라는데 걸겠어.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는 사람이 나밖에 없지는 않을거 아냐? 다만 슬프게도 이건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주제니까 앞으로도 알 방법은 없겠지. 설령 나와 같은 취향의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해도 부정적인 대답이 나올게 뻔하니까. 하지만 기억해둬. 네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예를 들면 마트에서 네 곁을 스쳐지나가며 너를 쳐다보던 이가, 너를 죽이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만약 내가 할수 있다면 나는 그런 이들에게 내 경험을 모두 털어놓고 싶어. 그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말이지...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네가 그런 취향의 사람일수도 있겠지. 나는 정말, 정말로 그러길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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