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컨택은 근본적으로 재회를 위한 기술적 접근이 아니다

정확히는 재회가 인생에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이해하고 깨닫는 가장 빠른 방법인거다.

다만 그 이외에도 부가적인 효과가 있기에

재회를 위한 기술적 접근이라고도 여겨지는 것.

그럼 결국 노컨택이 재회를 포기하는 과정인거 아니냐?

이 부분은 먼저 관계 역동성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관계는 존나 아이러니하게도

항상 "더 아쉬운 사람이 더 많은 손해를 입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원하지 않는 이별을 겪은 시점에 이미 나는 더 아쉬운 사람인거다.

재회를 바라면 바랄수록(내가 더 아쉬울수록) 상대는 더 멀어지고 내 피해는 점점 더 커진다.

나도 이별 당시에는 재회보다 행복하고 소중한 게 대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이 모순적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근데 궁극적인 행복은 결코 타인에게 의존하는 형태로 얻을 수 없다.

정확히는 타인에게 의존하는 행복은 그 대상이 사라지는 순간 같이 소멸한다.

그렇게 불안한 요소를 행복이라고 여긴다면, 아마 평생 진정한 행복을 못찾을 거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모르는 인간을 끝까지 믿고 의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실제로 재회에 목매지 않게 될수록 점점 매력은 살아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분명 노컨택이 재회를 포기하는 과정인 부분도 맞지만,

일보 전진을 위한 후퇴라는 느낌인 거다. 뭐 딱맞는 매칭은 아닌것 같긴한데.

여하튼 관계에 있어서 만큼은 포기가 꼭 암울하고 부정적인 결말이 아닌 셈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스스로 아쉽지 않은 상태에서 한 재회만이 온전한 재회라고 볼 수 있다.

근데 내 매력이 아무리 살아나도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하면 소용 없는 것 아니냐고?

거꾸로 물어보고싶다. 그렇게 생각하고있는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

그러한 생각이 얼마나 스스로 아쉬운 모습을 반영하는지.

그리고 상대방이 과연 그런 나약한 존재에게 평생 의존하고 싶을지.

망상속에서 일희일비할 정도의 사고 수준이라면 어차피 재회해도 소용없다.

진심으로 관계를 재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선 그 사고 전제부터 고쳐먹어야 한다. 그게 순서다.

인간관계는 역설적인 부분이 많다.

그래서 재회를 하려면 여러가지 모순을 깨부숴야 하는데,

논리적인 모순을 박살낼 수 있을만큼 강인한 정신 상태를 구축해야 한다.

물론 무의식의 영역을 들어내야 하는 과정이므로 시간이 많이 든다(개인차는 존재함.)

노컨택은 사회적 지능(공감 능력)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상당하다.

노컨택을 하지 않고 자꾸만 접촉한다면

결국 능지가 떨어지는 인간이라고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다.

가뜩에나 그만하고 싶어서 헤어지자고 한 사람에게

계속해서 공감 능력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과연 다시 만나고 싶을까?

반면 노컨택을 하게되면 필연적으로 사회적 지능이 높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플러스다.

상대 입장에선 자신이 끝낸 관계라도 이거 하나만으로도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바로, 자책 또는 분노에서 헤어나올 수 있게 된다.

먼저 자책이나 후회감같은 경우, 내가 잘 못해줘서 헤어진거다 라는 생각에서 나온다.

이미 끝난 관계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최소 지금부터라도 갚아야한다.

노컨택은 사회적 지능이자 동시에 상대를 위한 최고의 배려이다.

상대방은 내가 힘든거 다 안다. 알고도 헤어지자고 하는거다.

이별 통보 받고도 연락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안다.

그러니 노컨택은 관계 속에서 잘해주지 못한 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만큼 성숙한 행동인 거다.

반면 분노는 대개 배신감에서 발생한다.

헤어짐에 이르기까지 속마음을 숨기고 있던 점이나

아니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 없이 이별을 결심한 부분

혹은 이별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고 합리화하는 모습 등

여러 부분에서 배신감을 느끼고 이는 분노로 이어진다.

답답함이든 분노든 뭔가 표현하지 않으면

당장은 호구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겠지만

결국 내가 어떤 말을 하든 상대방에게 정당성을 더 부여할 뿐이다.

하지만 이별 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합리화를 무력화할 수 있다.

침묵은 가장 강력한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