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컨택은 최고의 공방일체 기술이다

우선, 상대방이 이별을 고하는 이유는 아주 심플하게도

더이상 교류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류를 원하지 않는 대상에게 교류를 시도 한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각각 입장에서 잘 생각해보자.

안그래도 차여서 우울한데 질척거린다는 오해까지 받으면

자존감 개박살난다.

오해? 따지고보면 완전한 오해도 아니다

그게 진심에 기반한 매달림이든 분노 표출이든 매듭을 지으려는 거든,

뭔가를 표현하고 전달하고 싶은 건 오직 차인 사람 뿐이다.

관심 없다는 사람한테 혼자 발악하는 게 기분 좋다면 계속 그렇게 하면 된다.

하지만 노컨택을 실시하면

본래 전하고 싶던 의도가 왜곡되는 걸 예방할 수 있다.

더불어 남에게 구질구질한 모습을 보이지 않음으로서 자존감을 챙길 수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훌륭한 공방일체 효과를 엿볼 수 있는데,

진짜배기는 지금부터다.

인간 관계는 참으로 좆같게도

더 아쉬운 사람이 고통받게 되어있다.

원치 않는 이별을 마주한 상황에

누가 더 아쉬운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더 아쉬운 사람이 고통받는다

-> 그게 언제까지나 차인 사람일까?

역설적이지만 내가 상대보다 덜 아쉬워지면

상대방은 필연적으로 '더 아쉬운 사람'이 된다.

노컨택을 하면 아쉬움을 감출 수 있다.

즉, 상대적으로 덜 아쉬운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거다.

물론 당장은 그런 척에 불과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구도는 굳어진다.

왜냐,

인간 심리에는 각종 편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서적 퇴색 편향

긍정적인 기억과 부정적인 기억 중에는 부정적인 기억이 더 빨리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헤어짐을 고한 당사자는 작위자이다.

작위자는 손실 편향을 겪기 쉽다.

이별 당시에는 전혀 못느꼈겠지만,

당연히 좋은 게 있으니까 그동안 만났던 거다.

그 좋았던 기억과 감정이 떠오르는 순간

자신이 도려낸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이때 관계 역동성이 뒤집어진다.

일견 노컨택은 상대에게 아무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작용이 일어난다.

그것도 뭔가를 했을 때보다 훨씬 유리하게.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상적인 결과로 이어지려면

실제 내가 아쉽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노컨택은 그렇게 되기 위한 선행 조건이기도 하다.

여기에 대해선 나중에 시간나면 또 지껄여보겠다.

가만히 있는 게 참으로 어렵겠지만,

오히려 가만히만 있어도 이렇게 득될 게 많다고 생각하면

정말 끝내주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