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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첫날

나는 지미.

고등학교 3학년이다.

오늘은 고등학교 전학 첫날이다.

나는 며칠 전에 홍콩에서 동경으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동경에 도착한 그 날 밤, 컴퓨터가 들어있는 슈트 케이스가 아직 호텔에 도착하지 않았다.

심심했기에, 호텔 아래층에 있는 게임 센터로 가서 심심함을 달래기로 했다.

거기서 나는 한 긴 머리의 소녀와 만났다.

인형 뽑기를 하고 있는 그녀는 테니스 공이 잔뜩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있었고, 전신은 땀투성이었다.

아무래도 미케씨 인형을 노리고 있는 모양이다.

실은 나도 그 미케씨 인형을 뽑고 싶었지만

그 때는 커플이 계속 인형 뽑기 기계를 독점하고 있어서 포기했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원하는 건 아빠가 모두 사줬다.

(라곤 해도, 게임 몇 개와 컴퓨터정도지만.)

그래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기분이라는 것을 잘 몰랐다.

나는 그녀를 멀리서 지켜봤다.

아, 또 실패했다. 아앗, 또...

계속 변화하는 그녀의 표정은 보기만해도 재미있었다.

나는 그렇게 한동안 그녀를 넋을 잃고 바라봤다.

전에 살고 있던 홍콩에서는 남학교에 다녔었고, 줄 곧 아싸였기 때문에 여자와 만날 일도 없었다.

여자와 대화같은 건, 당연히 해보지 못했다.

그 때의 나에겐, 그녀가 정말로 귀엽게 보였고 그리고 왠지...

뭐라 말할 수 없는 특별함이 느껴져서, 아는 사이가 되기 위해 꼭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1만번정도 용기를 짜내서 그녀에게 몰래 다가가서

자신의 메일 주소를 적은 쪽지를 음료수 밑에 끼워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 날, 아무에게도 메일이 안왔다.

뭐, 그 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으니까.

분명 내일은 그녀가 메일을 주겠지, 응.

다음날, 스팸 메일 1건.

다다음날, 다다다음날...(o _o )

아, 혹시 내가 보낸 쪽지를 잃어버린 게 아닐까?

세탁할 때 실수로 같이 빨아버렸다던지?

뭐...만약 그녀가 내 연락처를 잃어버렸다고 해도,

나는 그녀의 메일 주소를 조사할 수 있지만.

아래층에 있는 게임 센터를 해킹해서 게임 코인을 산 고객 정보를 훔쳐보기만 하면 된다.

메일 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주소, 카드의 비밀번호까지도 나는 간단히 찾아낼 수 있다.

그녀의 메일 주소를 알아낸 후, 가지고 있는 용기를 모두 짜내서 그녀에게 메일을 보냈다.

결과는...(o _o )

혹시...그녀는 평소에 메일같은 걸 사용하지 않는 걸까?

나는 아빠에게 이곳에 왔으니 이 고등학교로 전학가고 싶다고 부탁했다.

뭐, 결과적으로 그녀의 학교가 유명한 학교라서 다행히었다.

아버지는 흔쾌히 승락해줬다.

만약 아버지가 진짜 이유를 알면 분명 내 얼굴을 후려갈기며 "이 멍청한 놈"이라고 혼내겠지.

나는 그녀가 테니스를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난 테니스 라켓을 샀다.

그리고 [테니스의 남자]라는 만화책 42권을 속공으로 독파했다.

그런데 설마, 전학 첫날만에 설마 그녀와 팀이 되어 테니스 시합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만화에서 그려진 내용은 거짓말 투성이었다...

내가 유일하게 쳐낸 공은 심판을 맡고 있던 동급생에게 날아가 명중해버렸다.

끄아아, 너무 부끄럽다! 그녀도 분명 날보고 기가 차겠지.

시합은 타이 브레이크에 접어들었다.

이거, [테니스의 남자]에서 본 적이 있다.

아마 상대와의 실력은 호각, 이대로 연장전이 되겠지.

만약 그녀가 나와 팀을 짜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번 시합을 쉽게 이겼을 것이다.

공이 또 날아왔다.

빠, 빠르다, 내 오른쪽으로 날아오고 있어!

긴장으로 손이 떨렸지만, 필사적으로 라켓을 손에 쥐었다.

오른쪽으로 한걸음 이동한다.

앞으로 나온다.

나는 서둘러 오른쪽으로 한걸음 이동했지만, 공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뭐, 만약 제때 이동했어도 쳐내지 못했겠지만.

뒤에서 그녀가 공을 쳐내는 소리가 들렸다. 쩐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후두부에 충격이 느껴지며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보건실 침대 위에 있었다.

시간은...이미 12시를 돌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보건 선생님 이외에 여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훗...뭘 기대를 한 건지. 응, 내 이럴 줄 알았다. (o _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