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프라이란 무엇인가?

롯리 덥x2 세트를 관성적으로 쳐먹는 나조차도
가끔은 프렌치프라이에는 까다로워질때가 있다.

특히나, 눅눅하다못해 겉은 빠드러지고 속은 물컹흐물한,
'시발 이딴걸 돈받고 팔면 범죄아닌가?' 싶은 감튀는
패스트푸드 매니아의 값싼 입맛에도 한줄기 미슐랭 필진의
혼이 남아있음을 실감케 하곤 한다.

그런 내게, 케이준 프라이와의 첫만남은 혁명이었다.
더 고소하고, 짜며, 거칠거칠하고, 후추향이 강한 새로운 감튀.
평범은 커녕 기준미달급 감튀로 더럽혀진 내 혀를
구원하러온 감자여신(라는게 존재하는진 의문이다만)의 축복 같았다.

그럼에도, 케이준 프라이를 회상할때면 나는 쓸데없는 상상을 하곤한다.

만일 케이준이 대세가 되어, 이 보통의 크링클컷 감튀들이
사라지는 미래가 온다면 나는 그것을 즐길수 있을것인가?

바삭 포슬한 감자에 퓨어한 소금간의 평범한 프렌치 프라이.
거기에 케찹을 찍어먹기전, 왕도와 사파의 고뇌를 버릴수 있을까?

그리고, 새로운 맛이 획일화된 맛으로 자리잡을때의 상실감을
내가 과연 용납하고 적응할수 있을까?

그런생각을 하면서 한숨을 내쉬어보니, 내 눈앞엔
평범하지만 수수한 미를 뽐내는, 먹다남은 감튀가 보인다.

그래. 넌 꾸미지않는 지금이 너의 최선이구나.
그리고 '평범함에 속아 익숙함을 잃지 말자'는 다짐을 할무렵
나는 미각을 통해 느껴지는 맛 표현을 토해내고 만다.

"아이 시발 아무리 그래도 좀 감튀에 신경좀 쓰지 싯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