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놓고 말하자. 편의점 햄버거는 싼마이다.

어렸을적 학교 매점에서 팔던 불벅 계통의 버거들은

그 뒤돌아서면 배고픈 학생들의 입맛에도 "아이씨 맛 죠까치 없네" 라는 평을 듣곤 했다.

그것에 업그레이드를 조금 가미한 것이 현재의 편의점 햄버거지만

정작 맛의 퀄리티는 2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공 2업된 마린, 

요즘 수준에 맞게 빗대면 이제 겨우 톱날단검 하나 산 리신 같은 수준에 그친 것 또한 현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편의점 버거의 가장 큰 장점은, 

어쨌든 이 놈들은 아직까진 어느때나 먹을수 있단 거다.

이제 전국의 패스트푸드점들이 24시간 영업을 사실상 손절해버린 시점에서, 

새벽 내내 야근을 하거나, 혹은 해외 스포츠를 봐야 할 때 느껴지는 허기의 구원자로는 

아직 이만큼 만만한 녀석들이 없다.

그렇기에 나는 햄갤러들에게, 

그들이 어쩔수없이 편의점 햄버거를 고를때를 가정하고

내가 사용하던, 편버거 고를때의 5계명을 공유하고자 한다.

1. ~맛 버거는 과감하게 거를 것.

뭐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잡육패티에 소스 바른 싼마이중 최고봉이 ~맛 버거 라인업이다.

대체로 불고기'맛' 버거 같은 것들이 주로 존재하곤 한다.

2. 치킨, 그 중에서도 '통' 이 들어간 버거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대체로 통다리살 패티를 썼다고 세일즈 포인트를 잡은 버거들이 이런 계통이다.

물론, 전자렌지에 돌리면 눅눅해지기 쉬운 편의점 버거 특성상, 소스가 많이 발린 제품보다는

후라이드 치킨 스타일의 버거를 좀 더 추천하는 바이다.

3. 피자를 표방하고 나온 버거들은 생각보다 먹을만 하다.

편버거의 가장 큰 문제는, 눅눅한 빵과 싼마이 향 가득한 패티의 불쾌감을 넘어서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피자 소스와 치즈는 그것들을 모두 감싸안고, 하나의 '피자빵' 느낌을 내면서 우리의 혀를 잘 속여넘기곤 한다.

워낙 자극적인 맛들의 조합이라 장복하는건 어렵지만, 그래도 한두번 사먹을 생각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되곤 한다.

4. 패티의 장수에 속지 말자.

더블이니 트리플이니 하면서 패티의 '푸짐함'을 내세우는 편버거일수록

그 패티의 퀄리티가 기대 미만일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다만 그 싼마이 잡육패티를 가릴만한 강한 소스나, 혹은 치즈가 많다면 그럭저럭 참고 렌지에 돌려먹을 가치는 있다.

5. 고가형 편버거는 그때 아니면 못 먹을 가능성이 높다

때때로 스테이크 버거니, 함박이니, 풀드포크니 하는 것들이 나와서 우리의 기대치를 올리곤 한다.

그리고 개중 몇몇은, 고가형 편버거를 표방하고 나오고 또 한 두번 먹기엔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주곤 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대체적으로 오래가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그들은 생각보다 고가로 책정되어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레 손님들의 손길을 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편버거같은 신선식품이 비선호 메뉴로 낙인 찍히는 순간, 그들의 자리는 다른 버거 라인업으로 대체되곤 한다.

따라서 한번 '먹어볼까?' 싶다면 당장 고르고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당장 다음달이면 그 놈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없을수 있기 때문이다.

이 5계명이 당신이 따끈하고 신선한 햄버거를 먹을수 없을때, 

햄버거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편의점으로 향할 때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