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초에 다른 행정사 사무실에 면접을 갔더랍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거기 행정사님이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혼자 하니까 바쁠 때 정말 정신 없이 바빠요. 조용할 때는 조용한데. 그래서 주말이고 뭐고 없어서 사람 하나 뽑으려구요."

결국 다른 사무실 가긴 갔는데,

거기서는 솔직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어요.

어차피 기존 일들로 먹고 사는 곳이라, 거의 일정했거든요.

근데 막상 나와서 혼자 사무실 하니까 저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구요.

바쁠땐 진짜 정신 없이 바쁘더라구요.

아니 무슨 손님들이 단체로 짜고 오늘 연락하자 모의라도 한 것 처럼 연락이 와요.

없을 때는 일주일 내내 한통도 없을 때도 있구요.

그러면 내가 뭐 잘못하고 있나 같은 현타도 오는데, 아무튼 바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다음 정도 되는 것 같아요.

1. 그냥 말 그대로 전화가 몰린다.

2. 근데 하필이면 그 전화가 애매한(확인을 해봐야 하는) 일이다.

3. 거기에 기존 하던 일이 겹친다.

4. 평소에 주기적인 일정들이 있다(업무 스터디 같은)

5. 이것저것 짬뽕이 된다.

전화가 오는 것은 제가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니(광고를 많이 하면 모르겠지만) 그냥 두고.

애매한 일들이 정말 많긴 합니다 ㅜ_-

국가유공자 등록을 하고 싶은데, 되면 묘지이장비 지원이 되나요?

특정 폐기물을 운반하고 싶은데, 화물자동차 운수사업 허가도 같이 받아 주실 수 있나요?

기부금대상민간단체로 등록되면 1년에 몇 번 세무서가서 신고 해야 되나요.

정말 이렇게 알쏭달쏭하게 들어오거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이건 한 번 해본 업무라고 해서 다른 것 같지 않아요.

정말로 그 일만 한거지, 그 일의 다른 부분까지 한건 아니니까요..

근데 저 질문들을 해결해야 수임을 하든, 일을 진행하든 하니까 또 반드시  체크를 하고 넘어가야 해요.

기존에 하던 일이 밀리는 것도 뭐 제가 늦게 해서라기 보다,

자료를 늦게 준다던가 등등 기타 사유도 많구요.

저는 연락 없으면 먼저 연락해서 보채기도 하는데 것도 한 두번이죠..

아무튼 이렇게 해서 한 건이라도 계약하면 좋은거고,

계약할 것 처럼 하다가 연락 없으면 뭐 그냥 그런거고,

계약서까지 써놓고 이런저런 이유로 계약금 늦게 주고 그러면 짜증나고 그래요.

바쁘더라도 조금 균형감 있게 바빴으면 좋겠는데,

다른 행정사님들도 종종 이런 말을 하는거 보면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차피 개인 사업이라 퇴근이 늦다 해서 힘들거나 그러진 않는데(자발적 노예이니),

그냥 조금 멍하네요. 이번주가 그냥 빨리 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