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갤에 들어왔을 때 널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글 몇 자 적어봐.




난 무대 위의 네가 참 좋았다.

노래를 부를 때 네가, 노래를 부르는 네 목소리가 참 좋았다.

카메라 앞에 서면 낯을 가리는 건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던 네가 무대 위에 서면 네가 반짝거리는 것만 같아서 좋았다.


무대가 아닌 네 모습도 좋았다.

우리가 알 수 있었던 네 모습 하나하나가 좋았다.

하나씩 열거하면 그 추억이 날아갈까 두려워서 적지는 않을게.


보기만 해도 좋았다.

볼 수 없어 마음 아파했고 걱정했다.

간간히 뜨는 네 모습에 안심하고 위로했다.


어제 아니 그저께에도 나는 행복하기 그지 없었다.

너 스스로 전해준 첫 번째 소식이었으니까.

설마 하는 불안감은 애써 지워버리도록 했어,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아서.


근데 생각보다 담담하더라.

네가 선택한 길이잖아.

그냥 그 길이 가시밭길이 아니길 기도할 수 밖에 없겠더라.

좋은 길이라고 장담은 못 하지만, 너라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좋아해,

라는 감정을 과거형으로 접어둘게.

내가 너한테 가졌던 감정이 혹시나 네게 짐이 될까봐.



만약 네가 길을 되돌아온다면 그 때는,

달려올 네가 다치지 않도록 주저없이 크게 팔 벌려 안아줄게.


항상 보고싶을거야, 너무너무.

아, 그리고

너를 알아온 시간들은 참 행복했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