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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번역) 블루스타의 맹세 (2)

편안시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15 16:10:21
조회 647 추천 13 댓글 9
														

두 사람, 이젠 앞으로 걸어나가.


가도 돼.


「란 누나가 용기를 나눠줄게」


오늘 그를 부른 것은 코난 군이 신이치라고 확신해서기도 하지만, 또 하나.


꼭 주고 싶은 게 있어서야.


「이거 코난 군이 제일 주고 싶어하는 아이(子)에게 줘. 잘 될 거야」


란은 작고 푸른 꽃들이 풍성하게 담긴 작은 부케를 코난의 손에 쥐여주었다.


오늘, 란이 하늘로 던진 분홍색 부케는 이제 대학 동창들의 손에 있었다.


그것보다는 한참 작은 것이지만, 그를 위해 준비했다.


아니, 그녀를 위해서······ 일까.




「······고마워. 이거 란 누나가 들고 있던 꽃이랑은 다르네. 무슨 꽃이야?」


「블루스타. 꽃말은······ 행복한 사랑, 서로 믿는 마음이야. 어때? 코난 군과 아이짱에게 딱 맞는 부케지?」


**


피로연 장소에 도착해 빙글 둘러보는데, 그 눈에 띄는 머리색의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하이바라 씨라면 사람들이 붐빈다고, 밖에 나갔을 거예요」


미츠히코의 말대로 밖에 나오자 아이는 나무 그늘 아래의 벤치에 앉아 있었다.


햇빛을 받은 그녀의 머리색은 여느 때보다 밝고, 금빛으로 빛났다.


민트 그린 원피스에 화이트 베이지 숄을 두른 아이는,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는 나를 보며 씁쓸한 미소를 띄웠다.


「나 따위는 신경쓰지 말고, 오늘은 그녀 곁에 있어줘」


「아까까지 얘기했으니까 됐어. 너야말로 이런 곳에 있지말고 돌아가자. 식장에서도 전혀 먹지 않았잖아. 아까 봤는데, 피로연 쪽 식사가 더 호화롭더라」


「코지마 군도 아니고, 내가 음식으로 설득 당할리는 없잖아?」


킥킥 웃으며 아이는 「앉을래?」하고 벤치에서 오른편으로 조금 자리를 옮겨 공간을 만들었다.


좀처럼 말을 꺼내지 못해서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를 아무렇게나 해버린다.


그래도 조금 웃는 표정을 보여주는 것이 꽤 기뻤다.


자신의 말로서 그녀가 웃어주었다.


얼마나 행복한가.


아이의 옆에 걸터앉아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자, 그녀가 운을 뗐다.


「그것보다 그 부케는 어떻게 된 거니? 당신 브로콜리 토스에 참여했었어?」


「너한텐 이게 브로콜리로 보이는 거냐?」


「농담이야, 그렇게 안 보여. ······예쁘네. 그녀에게서 받았구나」


빙그레 웃는 아이는 언제나 아름답지만, 부서질 것처럼 덧없고, 사랑스럽다.


나, 에도가와 코난이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거, 받아줘」


「당신이 받은 거잖아? 받을 수 없어」


「······틀려, 란이 아이에게 준 거야」


「내게?」


아이는 부케를 받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겐 어울리지 않아. ······그녀에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


「·········나, 아까 란에게 고백하고 왔어. 쿠도 신이치로서」


「······그렇구나. 그녀는, 뭐랬니?」


「같은 마음이었대」


「그렇겠지요. ······그녀는, 정말 예뻤어요. 오늘 그녀 옆에 서있어야 했던 건 당신이었는데······ 미안해요」


「이젠 아냐. 이제 됐어, 아이.

나는 오늘 란에게 고백하고 쿠도 신이치의 마음을 란에게 맡기고 왔어.

이젠, 우린 앞으로 나아가야 해. 10년 됐잖아」


「······그래. 근데 당신, 변했어. 마음을 전해서 그런 걸까? 지금의 당신은 쇠사슬이 풀린 듯 후련한 얼굴이야」


「그럴지도 모르지. 계속 안고만 있던 마음을 토로할 수 없어서, 계속 커지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란에게 맡긴 쿠도 신이치의 마음.


끌어안은 란의 온기는 그날 과거의 쿠도 신이치 당신의 것이다.


지금은 에도가와 코난인 내 것이 아니다.


나 에도가와 코난이 갖고 싶은 것은.


애타게 그리며 살을 찢을만큼 사랑하는 것은.


지금 여기 있는 아이 뿐이다.




「오늘 그녀의 행복한 미소를 많이 보고, 그 아이도 이겨냈구나 싶어서 조금 기뻤어. ······내가 찢어버렸는데도 그렇게 생각해주는 것은 싫지만······ 안심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란이 자신의 행복을 찾고, 잡아서 축하해줄 수 있어서 기뻤어. 그러니 아이도, 이젠 제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는데」


「나만의 삶?」


「18년 동안은 조직 때문에,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을 안 뒤 10년 동안은 우리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아왔지? 이미 충분할 정도로 속죄해왔어. 그러니 오늘, 이제부터라도 아이를 위해 살아갔으면 해」


살며시 아이의 뺨에 손이 닿으면, 예쁜 목덜미에 눈길이 사로잡힌다.


그날, 목에 들이댄 파편의 상처 자국은 깨끗이 사라져 있다.


아이가 그런 내 손을 잡고 뒤집었다. 코난의 손에는 그날 움켜쥔 파편의 상흔이 남아있다.


그것을 본 아이는 상흔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미안해」라고 중얼거린다.


「내 것은 사라졌는데 당신의 것은 남아버렸네」


「명예의 부상이야. 신경 쓰지 마」


히죽, 웃어 보이자 아이는 내 흉터가 남은 오른손에 손가락 깍지를 꼈다.


밖에 있어서 그런지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손바닥의 온기를 덥히듯, 나도 맞잡았다.


「·········내 인생은 분명 전부 당신과 만나기 위한 것이었어.


·········조직에 있으면서 약을 만들고, 그것의 부작용으로 유아화된 것도, 빗속에서 베이카 마을에 온 것도, 그 후 당신의 곁에 있던 것도 전부···

처음부터 당신 밖에 없었어.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살아왔어.


당신을 위해 오늘까지 살아왔어.


아마, 앞으로도 나는 당신만을 위해 살 거야」


손깍지를 낀 오른손을 잡아당겨 울고 있는 아이를 껴안았다.


아까의 란과는 달리 아직도 부러질 것처럼 가늘고, 덧없다.


사랑스럽다.


계속 옆에서 느껴온 향기가 난다.


「좋아해」라고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는 작게 스쳐갔지만 내 품에 가둬둔 아이의, 나의 그런 중얼거림에 흠칫 떠는 반응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내가, 행복해져도 되는 걸까?」


「행복해지면 안 되는 인간은 이 세상에 한 명도 없어」


「·········」


「돌아오지 않은 걸 후회할 만큼 행복하라고 그날 말했지? 같이 행복하게, 오래 살다 죽기 전에나 후회하자.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잔뜩 후회하자」


「그런 건 후회 같은 게 아니지 않아?」


「그럼, 뭔데?」


「후회는 울면서 끝내는 것이니까 나는 마지막엔 웃으며 끝내고 싶어. 그러니까, 박장대소하는 당신에게 배웅 받고 싶어. ···············나도 당신이 좋아. 당신 옆에 있고 싶어」


「나도 배웅 받고 싶으니까 먼저 죽지만 말아줘」


「글쎄? 어떨까. 그건 잘 모르겠어」


이런 때에도 웃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다니 정말 우리답다.


아무 것도 꾸미지 않고,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저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좋다.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 뿐이다.


다른 건 필요 없었다.




나와 아이는 어느 쪽에서, 라고 할 것도 없이 입술을 포개었다.


마음을 전하며 모은 입술은 그날 은근히 맞춘 키스가 무기질적인 것과는 달리, 이번엔 어딘가 따스하고, 사랑이 있다.


입술을 떼자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조금 쑥쓰러운 듯, 아이는 내 이름을 불렀다.


지금의 내 이름을.


그 표정은 웃고있었고―


지금까지 본 아이의 미소 중에서도 가장 예쁜 미소였다.




오늘부터 우리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자신들을 위해서 살아간다.


지금부터라도 걸어가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이 모습으로, 같은 속도로 지금을 살아간다.



블루스타의 맹세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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