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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infj 친구가 힘듭니다.모바일에서 작성

귀염유동쟝(106.102) 2024.05.26 21:43:43
조회 487 추천 1 댓글 14
														


저는 intp 계열쯤 되는 사람이고,
친구는 infj 계열입니다.
NJ는 확고하지만 나머지는 오락가락 하는 느낌입니다.

일상에서 여러 intp들을 봤을 때
인터넷에서 접한 논리적인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아마 그런 사람들은 제가 있는 곳이 아니라 더 대단한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저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논리적이고 분명한 사람은 아니고,
특히 글이 아닌 말은 평소에 많이 못 하고 살아서
더더욱 말의 논리는 많이 떨어집니다.
우유부단해서 행동력도 엄청 떨어지고 덤벙거립니다.

심지어 전 여자라서요.
여자라면 당연히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것을
암담하게도 잘 해내지 못합니다.
암담합니다.
일머리랄 것도 없고, 잘 꾸미는 것도 못하고,
인간관계의 맥락을 읽어내는 것에도 취약하고,
다정하지도 못하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어려워요.
습관을 계속 쌓아서
아침 기상 스트레칭, 명상, 러닝, 아, 어쨋든 많은
습관을 쌓아나가는데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허물어지구요.
그나마 있는 재주라면 추상적 개념을 읽어내는 능력이
조금은 있다 정도인데
훈련되지 않은 날것의 태생적 재능에 가까운 상황이라
아직 연습을 해야 일상에서 써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INFJ 친구는 저보다는 훨씬 능력잡니다.
솔직히 이 친구가 저보다 훨씬 나은 건 맞아요.
이것도 가스라이팅 당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만날 때마다 숨쉬듯이 절 내려치기 하거든요)
일단 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은 이 친구가 훨씬 많이
쌓아온 게 맞아요.
그만큼 수치심에 예민한 애니까 그렇죠.
최대한 남한테 안 좋게 보일 어떤 것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요.
최대한 남한테 잘 보이고 싶어 하구요.

묘사하자면, 항상 정신을 꽉 잡고 한치라도
놓으려 하지 않아요.
그리고 자신의 모든 걸 연출해서 내보입니다.
헤어, 옷, 얼굴 표정, 어투, 모든 걸 다 의도해서
남에게 책 잡힐 걸 최대한 줄여냅니다.

그래서 제가 열심히 꾸미고 나오면
헤어 메이크업 옷 스타일 모두가 눈꼴시렵나 봅니다.
오늘도 머리는 파마 냄새 난다,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
메이크업은 한 티도 안 난다고 지적받았구요.
그냥 지적은 저도 괜찮지만, 그 친구의 지적은 존재까지
함께 휘잡아 깎아내리는
유머와 포용 없는 진지한 지적이라 들으면 너무 괴롭습니다.
지적할 때 절 똑바로 보고 하는 말도 아니고
흘리듯이, 칼로 옆구리를 긋고 가듯이
그런식으로 말해서 쳐내기가 어렵네요.

말을 할 때 자신의 마음에 썩 안 들면
일부러 무시하고, 일부러 대충 대답하고, 일부러 흘립니다.
제가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것도 별로면
일부러 그냥 가만히 지켜봅니다.
'조금도' 동조해주지 않아요. 숨막힙니다.
그렇지만 겉으로는 끊임없이 친절을 가상하고
절대 자신이 제 행동과 말이 마음이 안 든다는 것을
대놓고, 책잡힐 수 있을만큼은 드러내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말 없는 통제에
마찬가지로 말 없이 은근히 반항하고 있으면
당황해하고 불편해하지만,
이윽고 분노에 차 있습니다.
짜증, 분노, 하지만 때가 아니니 억압.
얘는 내 친구다. 그러니까 억압.
목표는 내가 행복하는 것이니.
내가 행복할 수 있으면 장땡이야.
갈등 생기면 괜히 불편하지. 어차피 해결되지도 않아.
그러니까 최대한 넘기고, 맛있는 거나
재밌는 활동에 최대한 집중하고
대충 상대나 하자. 정신승리가 진정한 승리.

이런 느낌으로 생각이 흘러가는 것 같아요.
음...
자기 틀에서 벗어나면
화를 낸다는 것 자체가 피곤하고,
그걸 누르고 겉으로는 웃는다는 것도 피곤하고,
그냥 다 피곤해지네요.

또,
이 친구는 자신의 깊은 감정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깊은 친구'를 갖고 싶다는 소망으로
저에게 '깊은 친구'라는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깊은 친구'에게 마땅히 의무로 챙겨줘야만
하는 것들을 저에게 꾸준히 챙겨줬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전해 줬고,
꾸준히 의무적으로 연락을 해줬고,
화장 기술도 알려주고,
옷 입는 법도 알려주고,
제가 어떤 정신상태이건 어찌됐든 겉에는 머물러줬어요.
그래서 절 아껴주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고맙지만, 절 아껴서 그랬다고 느껴지지가 않는 것은
제 감정엔 그다지 관심이 없어보여섭니다.
그냥 철저하게 의무감으로 보여요.
제가 울건 피폐하건 어쩌건 어느 순간에도
제 마음에는 관심 없었습니다.
그냥 피곤해했는데, 다시 생각해도 조금 슬프네요.
아마 제가 걔가 정한 역할에서 벗어나서 그런 거 같아요.
전 그 역할이 아닌데요.

제가 느끼는 친구의 모든 선의는
이런 역할들에서 비롯된 의무감으로 이뤄져있는 것 같아요.
진정한 선함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다정해보이지만, 그냥 그래야 하니까 그러는 거더라구요.

두서 없지만,
어찌됐든
천천히 거리를 두고 싶어요.
같이 있으면 있을 수록 즐겁다기보다는
공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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