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인프제 남자인데
여자친구에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인데 속에만 담아놓은 말 여기다 잠깐 찌끄리고 가고 싶어


나에겐 정말 과분하고 진짜 소중한 여자친구인데
이제 나이가 둘다 20대 후반에 접어드니 결혼 얘기가 조금씩 나오네
난 내 여자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걔가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는게 목표라면 나를 떠나갔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내 내면은 그다지 좋은 새끼가 아니거든
걔한테도 전에 말 한 적 있어서 알고 있겠지만
난 권위주의자 아버지 밑에서 가정폭력을 20년이 넘게 경험하며 살았어
아버지한테 억울하게 맞고 울던 날들, 나와 내 여동생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에게 쌍욕을 하며 부부싸움을 하던 아버지의 모습
이 모습들은 내가 집에서 독립한 지금까지도 내게 트라우마로 남아서 나를 괴롭혀

이런 아버지 밑에서 20년이 넘게 잠식되다보니 내 내면은 악으로 가득찼어
걔는 이 말 듣고 놀라겠지만 나 분노조절장애야 그리고 화가 나면 입에 담기 힘든 욕도 많이 해

물론 걔 앞에선 그러지 않았어
왜냐면 기본적으로 그 애랑 있으면 너무 행복해서 화가 날 일이 없었고
또 그 애 앞에선 그런 폭력적인 모습 보이기 싫어서 나 자신을 계속 검열하고 또 검열했으니까

아무튼 난 걔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남자 아니고 인격에 하자 있는 인간쓰레기에 불과해

난 내가 걔와 결혼하고 아이도 낳는다면 우리에게 어떤 결말이 찾아올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난 내가 그렇게 혐오하던 내 아버지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하게 될 거야
정말 사랑하고 소중한 내 여자에게 온갖 욕을 하고 손찌검을 하게 될 거고,
내 아이들에게도 권위적이며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가 될게 분명해

난 그 꼴을 보는 건 죽기보다 싫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걸 생각하면 난 곧장 투신자1살이라도 하고 싶어져

그러니까 결혼과 아이를 두는게 목표라면 나를 버리고 떠나갔으면 좋겠어
그 애는 나와 달리 긍정적이고 밝은 면에 서있어
그러니까 나같은 새끼랑 다르게
똑같이 긍정적이고 밝은 곳에 사는 남자를 만나서 사랑을 주고 또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만 살았으면 좋겠어

걔와 헤어지게 된다면 창자가 끊어지는듯한 아픔을 느낄 거고,
어쩌면 자1살까지도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내 이기심으로 걔와 가정을 꾸려서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까지 고통을 줄 바에야 차라리 온전히 나 하나만 고통스럽게 죽는게 낫다고 생각돼


아직 그 애에겐 전하지 못한 내 진심인데
이걸 여기에 풀어본다..
내 인생은 비참하게 끝나겠지만 이 글을 보는 너희들은 나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