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바람의 검

유지군(220.87) 2018.06.09 11:59:48
조회 328 추천 7 댓글 3
														



viewimage.php?id=27bcc027ebd730af7dabd9a70f&no=24b0d769e1d32ca73fef82fa11d0283129ba536684310917258698f2c1ee5c70ae089399106d20edadc7032e0bc6f24475067b32c3df8913e80df64cdb63843ae09e71c8


장중하게 흐르는 히사이시 조의 선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 그것을 허밍해 봅니다. 그리고 격동의 그 시대에 죽어간 '미부의 늑대'들을 눈으로 쫓아 봅니다. 바다로 나아가는 시대의 물결을 거부하고 메마른 땅에 최후까지 남아 있으려 한 그들이 신조류의 상징인 사진기 앞에 어색하게 서서 슬픈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나는 사진사가 되어 지켜보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곤도 마시오가, 히지까다 도시조가, 오키다 소우시가, 사이토 하지메가, 그리고 요시무라 간이치로가 있었습니다.


1863년 교또의 미부에서 [신선조]가 결성되었을 때, 그해는 사쓰마번이 막부와 연대하여 강경한 조슈번을 교토에서 몰아내는 8.18정변이 있었던 해였습니다. 시대는 그렇게 피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요시무라는 그 격동의 중심에 스스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난부에 남아 있는 아내 시즈와 장남 카리야마 딸 미츠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골뜨기 무사가 미부의 늑대가 되었던 이유는 오직 가족의 안녕을 위해서였습니다. 더욱이 주군의 구혼도 뿌리치고 하급무사인 자신에게 달려온 아내 시즈는 간이치로 그 자체였습니다. 그녀와 자식들을 먹여 살릴 수만 있다면

그것이 간이치로의 명제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이토에게 이렇게 외치기도 합니다.


"나는 죽을 수 없습니다. 나는 살기 위해 상대를 벱니다!"


동료들의 비웃음도 마다하지 않고 그는 돈에 악착을 보입니다. 신선조를 이탈하여 응징의 칼날을 받는 옛동료가 그에게 "수전노"라고 욕을 합니다. 사무라이에게 이보다 더한 모욕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감수합니다. 역사 이전에 명예 이전에 그에겐 가족이 우선이었으니까요. 아마도 그 순간에도 교또로 떠나는 자신을 붙잡고 아빠, 라고 불렀던 5살짜리 미츠가 시야를 스쳐갔을 겁니다. 그러나 역사는 엄정하였습니다.


대정봉환이 이루어지고 신선조는 쇠퇴합니다. 그리고 장려하게 사라져 가는 바쿠후의 혼을 붙잡고자 쇼군 요시노부가 봉기했을 때 신선조는 쇼군을 따라 그 마지막을 장식하려 합니다. 요시무라 간이치로에겐 이것은 엄격한 선택을 요구하는 일이었습니다.


간이치로는 도바 후시미 전투에 참가합니다. 전장으로 떠나는 신선조의 행렬에 그는 외칩니다. 연도에 선 시민들의 격려와 야유가 교차하는 가운데 외치고 또 외칩니다.


"우리는 신선조다, 어깨를 펴고 외쳐라!"


viewimage.php?id=27bcc027ebd730af7dabd9a70f&no=24b0d769e1d32ca73fef82fa11d0283129ba536684310917258698f2c1ee5c70ae089399106d20edadc7032e0bc6f24475067b32c3df8913e00aa1188a36816fcba8b138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였던 주군과 행군 도중 조우하지만 그는 신선조로써 미소를 예전의 주군에게 던졌을 따름입니다. 역사가 선택을 요구할 때 그는 사무라이로써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전장에 목숨을 내던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동료들에게도 외칩니다.


"반드시 살아 남자!"


치열한 전투의 와중에서 사이토 하지메의 간곡한 충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느새 동료들을 자신의 몸 이상으로 아낍니다. 천황기를 앞세운 유신군의 진영 앞에서도 그는 망설이지 않습니다.


"나는 신센구미의 요시무라 간이치로! 쇼군에게 충성을 바치오! 의를 저버릴 수 없소!"



viewimage.php?id=27bcc027ebd730af7dabd9a70f&no=24b0d769e1d32ca73fef82fa11d0283129ba536684310917258698f2c1ee5c70ae089399106d20edadc7032e0bc6f24475067b32c3df8913bc5aa41c8c628b390458bdac


그리고 총탄도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갑니다. 그러나 그가 달리고 또 달려 도착해야 할 곳은 유신군의 진영이 아니었습니다. 난부에 남아 있는 처자식이었습니다. 옛 주군의 진영으로 돌아가 상처입고 지친 육신이 나지막이 토로한 것은 가족에 대한 애절한 사랑이었습니다.


무엇이 ''이며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지를 그는 그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결코 잊지 않았던 것입니다. 옛주군이 아이즈번의 마쓰다이라 가타모리의 와카마쓰 성 농성에 참여한 게 된 것도 결국 그의 명제가 역설적으로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신선조의 몰락과 함께 시대는 그렇게 바뀌어나갔지만 끝까지 고집을 지킨 이는 하코다테에서 최후의 항전을 결의하였고, 간이치로의 아들 카리야마 역시 하코다테로 떠납니다.


viewimage.php?id=27bcc027ebd730af7dabd9a70f&no=24b0d769e1d32ca73fef82fa11d0283129ba536684310917258698f2c1ee5c70ae089399106d20edadc7032e0bc6f24475067b32c3df8913bb5ca64cdb3581326261f21d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히 지키려 하였던 것을 끝까지 감싸안으려는 그들은 그렇게 역사 속에서 명멸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 장중하게 흐르는 히사이시 조의 선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격동의 시대에 한발짝 떨어진 채, 바보처럼 살다간 그들을 바라보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자꾸, 자꾸 흐르는 눈물을 거부하지 못한 채, 사진기 앞에서 어색하게 웃었던 요시무라 간이치로를... 도시조를 사이토를 오키다를 나는 그저 눈으로만 쫓고 있습니다.

 


viewimage.php?id=27bcc027ebd730af7dabd9a70f&no=24b0d769e1d32ca73fef82fa11d0283129ba536684310917258698f2c1ee5c70ae089399106d20edadc7032e0bc6f24475067b32c3df8913eb5dab16df61833994d0ca16

 



추천 비추천

7

고정닉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1085 메이지유신시대때도 정부의 관리밖의 구역이 있었나요? ㅇㅇ(175.209) 04.17 28 0
1084 책사풍후 굿즈 광개토 키링 출시 책사풍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1 21 0
1083 책사풍후가 다시 만든 쇼군토탈워 2 겐페이 합전 오프닝 원의경源義經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25 0
1080 한국사서는 전쟁으로 많이 소실 되었는데... 관통사(119.198) 23.03.10 175 0
1078 일본사에 관심이 많은데 추천하는 책 있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1 182 0
1077 살다보면 느낀다 [1] ㅇㅇ(112.152) 22.12.19 252 0
1074 일본 전국시대 전투할때 ㅇㅇ(220.117) 22.08.05 316 0
1072 시로메시 수행승しろめし修行僧 [1] 유지군(49.170) 22.05.15 545 11
1071 에도막부군 계급좀 알려주실분 있나요? .;.(182.219) 22.03.27 365 0
1070 이거 답 아시는 분 [1] ㅇㅇ(49.171) 22.01.02 548 0
1069 대망 읽는 중인데 고슈 신슈가 어디에요? [1] 프나야행복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2.19 525 0
1066 <빵과 스프와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パンとスープとネコ日和> 유지군(49.170) 21.11.07 455 5
560 젠禅 유지군(49.170) 21.08.21 631 8
549 기리/하지 유지군(49.170) 21.07.17 916 8
544 바람의 검심 더 비기닝과 쿠사카 겐즈이 유지군(115.91) 21.05.26 655 11
542 우와나리우치後妻打ち 유지군(115.91) 21.05.03 622 8
540 아케치 히로코明智煕子와 야오야 오시치八百屋お七(2) 유지군(115.91) 21.03.25 535 8
539 아케치 히로코明智煕子와 야오야 오시치八百屋お七(1) 유지군(115.91) 21.03.25 608 8
532 "남친 성폭력하는 거라고" 사유리가 미혼모 된 이유 os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27 326 5
518 항공모함 이부키空母いぶき와 군인의 귀감 [1] 유지군(220.87) 20.08.14 940 13
513 아베 총리대신, 도쿠가와 나이후 그리고 다나카 가쿠에이 선생(2) [3] 유지군(220.87) 20.07.04 495 8
512 아베 총리대신, 도쿠가와 나이후 그리고 다나카 가쿠에이 선생(1) 유지군(220.87) 20.07.04 360 8
510 6월 23일, 류큐, 오키나와를 생각합니다. 많이 사랑합니다. 유지군(220.87) 20.06.23 316 13
507 재밌고 유명한 일본역사소설 있음? [3] ㅇㅇ(106.102) 20.06.19 585 0
506 루~타이완익스프레스路(ルウ)~台湾エクスプレス 유지군(119.75) 20.06.07 175 8
504 쉽게 읽을만한 일본 역사서 추천점 [1] ㅇㅇ(113.131) 20.06.03 295 0
503 人生の扉 유지군(220.87) 20.05.27 416 11
498 행렬의 여신~라면 서유기와 다양성의 관점(2) 유지군(119.75) 20.05.16 245 5
497 행렬의 여신~라면 서유기와 다양성의 관점(1) 유지군(119.75) 20.05.16 1050 8
494 <기린이 온다>와 시대를 만드는 강렬한 개인들(2) [2] 유지군(27.116) 20.05.10 370 5
493 <기린이 온다>와 시대를 만드는 강렬한 개인들(1) 유지군(27.116) 20.05.10 252 8
492 <행복의 노란 손수건>과 이인삼각의 스테이 홈(2) 유지군(220.87) 20.05.01 288 8
491 <행복의 노란 손수건>과 이인삼각의 스테이 홈(1) 유지군(220.87) 20.05.01 206 8
490 좋아요 히카루 겐지군과 헤이안시대(2) 유지군(220.87) 20.04.25 303 8
489 좋아요 히카루 겐지군과 헤이안시대(1) 유지군(220.87) 20.04.25 631 8
487 <불모지대>의 이키 타다시가 보여준 인간형 유지군(220.87) 20.04.23 586 5
485 오늘의 네코무라씨 유지군(175.208) 20.04.12 422 13
482 소중한 사람의 일상을 지키다, 바람의 검심 히무라 켄신 유지군(119.75) 20.04.04 289 13
481 쿠로이다 고로님께 보내는 편지 [1] 유지군(220.87) 20.03.21 338 15
480 양이결행과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의 디테일(3) [3] 유지군(220.87) 20.03.07 288 8
479 양이결행과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의 디테일(2) [1] 유지군(220.87) 20.03.07 214 5
478 양이결행과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의 디테일(1) [1] 유지군(220.87) 20.03.07 214 5
477 형사와 검사의 역설, 문제는 디테일이다!(2) [2] 유지군(220.87) 20.02.29 283 8
476 형사와 검사의 역설, 문제는 디테일이다!(1) 유지군(220.87) 20.02.29 215 5
475 우한폐렴을 토벌시킬 마쓰모토 쇼엔의 역설(2) [2] 유지군(220.87) 20.02.22 322 11
474 우한폐렴을 토벌시킬 마쓰모토 쇼엔의 역설(1) 유지군(220.87) 20.02.22 261 11
473 하무라 아키라가 보여준 日本人의 모노즈쿠리(3) 유지군(211.251) 20.02.15 221 5
472 하무라 아키라가 보여준 日本人의 모노즈쿠리(2) 유지군(211.251) 20.02.15 195 5
471 하무라 아키라가 보여준 日本人의 모노즈쿠리(1) 유지군(211.251) 20.02.15 329 5
470 오늘밤 코노지에서 우물 바깥의 분들과 한 잔(2) [4] 유지군(119.75) 20.02.09 253 1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