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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人은 일단 멈춘다(2)

유지군(220.87) 2019.06.28 10:57:57
조회 139 추천 7 댓글 7
														


<거짓말을 사랑하는 여자>의 포스터(출처:야후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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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알고 나서 판단하자…….”

그런데 여기서 그녀가 보이는 행동 <일단 멈춤>日本人 보편의 에토스(ethos)를 절묘히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대단히 흥미롭지 않을 수 없겠다.

이를테면 도쿄대(東京大)의 다케우치 세이치(竹內整一) 교수가 平成 21(2009)에 펴낸 책 <日本人はなぜさようなられるのか>에서 피력한 주장의 사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어떤 주장이냐 하면, 다케우치 선생은 이 책에서 평론가인 아라키 히로유키(荒木博之) 선생의 말도 인용했는데,

이별을 뜻하는 日本語<사라바>도 지금까지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새로운 일에 맞서겠다는 마음가짐을 반영한 특별한 화법이다. 日本人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별에 직면했을 때 일관적으로 <사라바>처럼 <그렇다면>의 뜻을 지닌 말을 써 온 것을 볼 때 무엇을 유추할 수 있을까. 옛일에서 새 일로 옮겨갈 때에 반드시 일단 멈추어 서서 <옛일>과 결별한 뒤 <새 일>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日本人의 경향을 뚜렷하게 표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그러곤 자신의 견해도 야무지게 피력시킨다.


<옛일>이 끝났을 때 잠깐 멈추어 서서 <그러면>이라고 확인하고 정리한 뒤 <새 일>과 마주하려는 하는 마음가짐,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엔 이 세상의 모든 사건, 현상을 개별적인 일로도 받아들이려는 日本人의 인생관과 세계관의 특징이 전제되어 있다…….

동의한다. 유카리의 행동양식(行動樣式)의 원천(源泉)은 다케우치 선생의 견해로도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있겠지만,

小生은 여기에다 <지난 일에 대해 잠깐 멈추어 서서 돌이켜 보고 확인한 연후에 <그러면> 혹은 <그렇다면>하고 <납득>해야 새로운 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결국 배려와 조화가 체화된 성숙한 사람만이 보일 수 있다는 태도>로 해석을 덧붙이겠다.

그렇지 않을까. 성숙한 사람에게는 안정과 균형이 깊이 체득(體得)되어 있다. 어떠한 사안 앞에서든지 상대에 대한 <통찰>과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납득시키려 한다. 그래야만 다음 단계로 진입될 수 있다. <일단 멈추는 까닭이다.> 그들은 그런 부류(部類)의 사람들이다.

만약 유카리가 유아기 상태의 자기중심적 카테고리에 속했다면 고이데에 대해 원망과 분노만 표출시킨 채 관계를 맹렬히 청산해 버리고도 남았을 테다. 고이데의 진실이 무엇인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을 속여 왔는지에 대해 생각조차 해 보지 않고 곧바로 청산 이후의 단계로 멈추지 않고 들어갔음은 명백하다.

허나 그녀는 일단 멈추어 섰다. <차분히> 옛일에 대해 알고 난 연후에 <그렇다면>하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려 한다. 이러한 행동양식에는 반드시 <균형 감각>이 구현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행위가 된다.

집단지성의 발현 형태인 민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日本人들에게 높다는 것은 안정과 균형 그 이상의 배려와 조화를 지향하는 의식이 내재화되어 에토스를 반석처럼 형성했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타당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日本人은 일단 멈춘다!"


따라서 <이 세상의 모든 사건, 현상을 개별적인 일로도 받아들이려는 日本人의 인생관과 세계관의 특징이 전제되어 있다!> 라는 타케우치 교수의 주장은 <일단 멈춰 남 탓보다는 자기를 먼저 돌아보는 日本人들 에토스의 일단(一端)>을 가장 집약적으로 응축시킨 견해라 봐도 무리는 아니겠다.

日本이라는 공동체가 여전히 안정과 균형의 成熟社会 스탠스를 깊이 유지하고 있는 까닭 또한, 이러한 민도 높은 선량한 구성원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여담(余談)이지만,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은 어떨까? 타인의 처지를 살피기 위해 어떤 사안이든 그 앞에서 일단 멈춰 설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열에 일곱 정도는 그렇지 않을 테다.

추리하건대, 세계가 자기를 위해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타인을 관찰하여 판단 내리는 인지능력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안정과 균형 감각에서 멀찍이 떨어진 덕분에 타인의 상처나 마음 따윈 안중에도 없어,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구조적으로만 바라보려는 경향이 짙을 수밖에 없다. 자기 성찰은 저기 먼 태평양 어느 고도(孤島)에 버려 버리고, 일단 구조 탓, 사회 탓, 남 탓으로 일관하기 십상이다. 하여 타인에게 무섭도록 엄격하고 자기에겐 내리사랑처럼 너그럽다.


그래서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은 예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법이다. 모두가 잘났기 때문에 조정과 타협이 어려운 고로, 긴장과 갈등은 언제나 봇물처럼 넘쳐 난다. 단적으로 日本사회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안정과 균형은 사람을 성숙시킨다. 성숙한 사람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일단 멈출 수 있는 기량>을 소유하고 있어, 자신을 엄정히 바라볼 수 있다. 어떤 사안이든 먼저 개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안목과 통찰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치를 감안하면, 映画 속 유카리의 행동은 섬세한 알레고리(allegory)로 훌륭히 기능되고도 남는다. 개인과 공동체의 에토스와 기저(基底)를 촘촘히 반영시킨 내러티브가 印象的인데다, 특히 클라이맥스는 안정과 균형 감각이 사람의 일거일동(一挙一動)에 얼마나 크고 깊은 영향을 끼치는지를 강력히 은유(隱喩)하고 있어, 하나의 귀감(亀鑑)이라 평해도 지나치지 않다.

, 그렇게 의식하지 않고 보더라도, 映画 <거짓말을 사랑하는 여자する>는 십분(十分) 감동이 넘칩니다. 감상하다 보면, <성숙된 사람의 전형>을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그려나갈 수 있을 겁니다.

小生이야 고이데의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울컥, 울컥했는데요, 급기야 고이데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데에 있어서 왜 그렇게 머뭇거렸는지 그 까닭이 드러나는 시퀀스에서는 그야말로 사내 주제에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습니다. 한참 눈물을 흘린 후에 뒷머리를 긁적이며 하, 이것 참…… 하고 중얼거렸지만 그 장면만 떠올리면 마음은 여전히 애잔하고 뭉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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