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비원의 추억(3)

<기억에 남는 고객들,  일본 경비원으로 신세계와 조우하다.>

첫번째, 두번째 이야기 링크집 만드려고 하다가 이야기가 지워졌네요>_<

다시 업로드 합니다. 댓글 달아주시고, 관심가져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버스나 전철 출퇴근시에, 자기전에 편하게 읽어 주세요.

  한국 드라마나 영화, 웹툰에서도 무시당하는 경비원 이야기가 많은 것 같던데, 일본도 똑같다. 

경비원은 사람이 아니다. 내 맘대로 화풀이 상대로 욕해도, 감정 배설상대로 대해도 

경비원은 상대방에게 절대 위해를 가할 수 없다. 

  인간 같지도 않은 놈들은 진짜 때려주고 싶은 울컥함이 올라온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에서 외국인인 나를 채용해준 회사에 민폐를 끼치면 안되었고,

 둘째로 경비원의 신분으로 문제를 일으킨 순간, 누가 잘못을 했던 

한국인의 폭력적 성향이 몇날 몇일이고 뉴스와 신문, 인터넷으로 재생산 확대 될 것을 상상하니, 

무조건 참아야 된다고 몇번을 다짐하고 속으로 삭였다.

예를 들면, 이런 일이다.

(1)어떤 손님이 렌트한 장비를 야간에 반납하러 왔다. 

공사현장에서 쓰는 장비가 한두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 장비를 반납시, 

장비상태와 갯수등을 서로 확인하여 체크한 후에 사인을 한다음, 

다음날 아침, 반납받은 물품을 건설회사 직원에게 인수인계 해야 한다. 

그런데 반납해야하는 물품이 많은 고객이, 다른 고객을 대응하고 있던 나를 보며,

기다리기가 싫기 때문에, 경비원인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한다.

진상손님  [어이! 여기 놔두고 갈테니까! 너가 알아서 해!]  

나  [죄송하지만, 앞의 손님들이 있어서요. 

담배한대 피면서 기다려 주시겠어요? 확인해야 할 것이 좀 있습니다.]

진상손님  [너 뭐야? 담배피면서 기다려? 

 나 여기 놔두고 간다고 한다고 한거 못들었어?]

나 [죄송합니다. 앞의 손님이 처리되는대로 빨리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진상손님 [난 몰라! 니가 알아서 하라고! 빨리 내 차키 내놔!]

(여기서 손님이 자신의 차키를 달라고 하는 이유를 설명하겠다.

1. 우리 회사에서 장비를 렌탈해서 건설현장에 갈때, 

손님의 차를 우리회사 주차장에 주차해두고, 자신의 차키를 회사에 맡겨둔다.

2. 손님의 차키는 낮에는 회사 사무실에서 보관하지만 심야에는 경비원이 보관하고 있다.

나 [죄송합니다. 다른 손님이 먼저 오셨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요.]

진상손님 [뭐? 이 싸가지 없는 놈이!]

때릴려고 할때 경비원은 맞아서는 절대 안된다. 

그렇다고 때려서도 안된다. 뒷걸음질 치거나 도망을 가야한다. 

나 [다른 손님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소리를 치니, 

진상손님 [내 차키 내 놓으라고! 이새끼야!]

나를 안스럽게 여긴 손님이 [나는 괜찮으니 저 사람 차키 먼저 드리세요]

진상 손님은 한참을 날 노려보고 내 얼굴을 때리려고 주먹을 날린다. 

내가 맞지 않고, 살짝 피하자 차키를 건네는 내 손을 확 채가면서 열쇠를 가져갔다.

그래도 이건 다른 손님이 보고 있어서 다행이다. 

(2)심야시간대에는 예약한 사람에 대해서만 렌탈이 가능함에도, 

빌려가겠다는 막무가내인 사람도 가끔씩 방문한다.

나  [예약을 하지 않으면 경비원인 제가 빌려드릴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멱살을 잡으며

진상2 [뭐? 그런게 어디있어? 사장 불러와!!

내가 어제 사장하고 마! 니네 사장이랑 목욕탕도 같이 가고!  어!  다했어!]

(3)활주로 넓이의 공간안에서 중장비 반납을 하고 있는 다른 손님을 상대하고 있는 

사이에는 내가 몸이 2개가 아닌 이상, 대응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경비실 앞에 <순찰중,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라는 팻말을 달아둔다.

양아치 [이 경비원새끼 어디갔어? 응? 잠시 순찰중? 좆까?!] 

경비원실에 몰래 들어가서, 자신의 차키를 찾는다고 

경비원실을 헤집어 놓고가는 손님에게 다음날에 직접 이야기를 해 본다.

나 [경비실에 말씀하시지 않고 무단으로 출입하시면 곤란합니다.]

양아치  [뭐어? 너  뭐라했어? 다시 말해봐!! 죽고 싶어?]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일본이 아니라, 말그대로 신세계였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야쿠자 같은 사람들을 매일매일 상대하는데, 

왜 사람들이 2,3달안에 그만두는지 알것 같았다. 

 이런 사람들 속에서 지내길 3개월이 지난 어느날 새벽 2시, 20톤 트레일러 트럭이 들어온다. 

또 어떤 미친놈이 날 괴롭히고 갈지 상상을 하지만, 차에서 내리는 건,

내 두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연예인 카리나의 얼굴을 한 어떤 여성이다.

  매일 날카롭고 위협적인 인상을 가진 놈들이 내뿜는, 기름 냄새, 담배 냄새, 땀 냄새,흙먼지 냄새가 아니라, 

샴푸,비누의 향긋한 냄새가, 지금 현실을 잊게 만들고, 

잠시 다른 세계에 나를 데려가는 환상을 나에게 선사해주면서, 상냥한 어투로 나에게 말을 건다.

카리나 [오늘 내가 가져갈건 준비되어 있죠?]

나 [아...(향기에 잠시 정신을 빼앗긴 정신을 차린뒤)  XX주식회사 이신가요?] 

장비로 이동후 같이 확인을 하며 

[이거랑 이것, 예약이 되어있습니다. 맞으시면, 여기에 사인 부탁드립니다.]

사인을 하는 카리나  [처음보는 젊은 경비원이네? (내 이름표를 보며)

김상? 한국인이세요?] 사인하는 손의 네일 아트가 일본의 갸루 스타일이다.

나 [네?  어떻게 아셨어요?]

카리나 [한국 남자들은 피부가 좋은 사람이 많아서 그럴거라 생각했어요. 그럼 수고하세요.]

멋있게 트럭에 올라타더니, 유유히 빠져나간다. 아... 그만두려 했는데...

이 일을 앞으로 1,2달 더해도 괜찮을 것 같다...

저는 이쁜 여자보다 좋아요에 더 용기를 얻습니다. 

그럼 4번째 이야기에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