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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창작] 실패한 실장석 관찰일지

운치싸는남자(175.213) 2024.05.27 20:00:10
조회 638 추천 17 댓글 3
														

제목:실패한 실장석 관찰일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나는 뭔가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직접 하는 건 뭔가 귀찮고 힘들거든.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 바에야 결과물만 보겠다는 고약함 심보다.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오늘은 실장석을 관찰해보려고 한다.

실장석, 이 새끼들은 전국 어디를 가도 볼 수가 있다.


여기 한 실장석 일가를 발견했다.

발견한 장소는 다름 아닌 건물의 비좁은 틈사이다.


가끔 실장석이 공원에서 산다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하다.

한국은 공원의 수가 극단적으로 적기도 하고, 도심에 있는 공원은 크기가 매우 작다.


그마저도 대부분 관리인들이 존재하기도 하고.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은 실장석들이 살기 너무 힘들다.


해서 놈들이 고른 장소는 이렇듯 건물 틈사이나 도로 구석, 학교 귀퉁이 등등.

눈에 잘 안 띄거나 보여도 굳이 거기까지 가기 귀찮은 장소에서 비루한 삶을 연명해가는 것이다.


-데스데스.

-테치테치.

'찾았다, 요 요 시발것들.'


친이 하나에 자가 셋.

엄지와 구더기는 도심에서 비상식량으로 기르기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일찍이 처분한 듯하다.


놈들의 하우스가 위치한 장소는 빌딩 사이에 놓인 에어컨 실외기의 뒷부분.

여름에는 좀 덥고 시끄럽지만, 그렇기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고 몸을 감출 수 있다.


나는 놈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살금살금 2층으로 올라가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봤다.


-데스?

-테에에..테치테치.

"음..링갈 앱이 어딨더라."


기본적으로 저놈들 구강구조는 사람 말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그래도 나름 언어란 게 존재하는지라 링갈이라는 걸 사용하면 번역이 가능하다.


띠딕.


링갈앱을 켜자 놈들의 언어가 해석된다.

뭐라고 지껄이고 있을까?


-자들은 듣는 데스. 닝겐은 존나게 위험한 데스.

-테에에? 노예가 아닌 테치?

-오마에, 돌아버린 데스? 마마보다 훨씬훨씬 큰 닝겐들이 무슨 노예인 데스? 한 번만 더 그딴 소리를 하면 아주 아.픈.일.을 겪게 해주는 데스요.

-테에엥! 잘못한 테치!

-치프프. 멍청한 오네챠인 테치.

-? 오마에도 마찬가지인 데스. 마마의 매콤한 주먹맛을 보고 싶은 데스까?


...이 일가, 대화수준이 뭔가 남다른데?

원래는 멍청한 대화를 나누는 일가의 머리 위에 물건을 떨어트릴 생각이었는데 계획 변경이다.


나는 이 일가가 어떻게 도심 한복판에서 살아남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미리 챙겨온 휴대용 블루투스 마이크를 핸드폰과 연결시켜서 소리를 증폭시켰다.


친실장은 이후로도 자들에게 이런저런 교육을 했다.

사실 먹이를 구하러 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집구석에서 이런 교육을 하는 게 실장석들의 일상이다.


콘페이토의 별이라든가 검은머리 닝겐에게 시집을 간다는 개소리를 지껄이는 개체도 있지만..

이놈들은 뭔가 영리한 수준이 달랐기에 생존비결이 궁금해졌다.


-먹이를 구하는 건 밤에 해야 하는 데스.

-왜 그런 테치? 그때는 코 자는 시간인 테치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 데스. 닝겐들은 우리를 싫어하니 닝겐들이 자는 밤에 먹이를 구해야 하는 데스.

-테에에..

-두번째는 쓰레기를 치우는 닝겐이 해가 뜨기 전에 움직이기 때문인 데스. 너무 일찍 돌아다니면 닝겐의 눈에 띄고, 너무 늦게 나오면 쓰레기가 없는데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걸리면 말 그대로 뒤지는 데스요.

-와타치는 졸려서 하기 싫은 테치!

-그럼 뒤지는 데스.

-테챠아아아!!!


자식 교육 한 번 화끈하구만.

방금 친실장이 분충 자실장 한 마리를 슥삭했다.


저 정도면 일반적인 들실장에 비하면 양충으로 춰출 수 있는데 헬조선출신답게 엄격하구만.

순식간에 둘로 줄어든 자실장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친실장의 교육에 집중했다.


저 친실장은 무척 영리하다.

시간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고, 인간의 습성을 학습을 통해 배웠다.


그러나 녀석은 한 가지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은, 이런 좁은 장소는 흡연가들이 애용하는 장소라는 점.

그리고 방금 담배를 피던 아저씨가 멍하니 담배를 피면서 놈들을 구경하다가 제 자식을 목졸라 죽이는 장면을 보고 이마에 핏줄이 돋았다는 점이다.


"이런 미친새끼를 보았나? 부모가 돼서 자기 자식을 죽여?!"

-덱?!

-살려주는 테챠아아아!!

"뭐래 이 참피새끼가! 다 뒤져어어어!!"

-테챠아아아!

-데갸아아아아!!!


...아저씨 무섭다.

척 보니 딸자식 가진 사람 같은데 실장석의 비정한 생존방식을 보고 열불이 올랐는지 가차없이 발로 놈들을 짓밟는다.


두부몸을 가진 실장석일가는 잠시도 그것을 버티지 못했다.

머리부터 총구까지 짜부가 돼서 반으로 갈라진 친실장의 시체.

옆에는 도망치다가 아재가 던진 커피캔에 맞고 후두가 찌그러져 쓰러진 큰놈과 울며불며 밖으로 뛰쳐나갔다가 점심시간의 혼란한 인파에 뒤섞여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 좀 작은 놈까지..


"...머리 똑똑해도 다 쓸모 없구만."


인생, 아니 참생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실장석이 나름의 언어를 갖추고 사람처럼 생긴 외모와 습성을 지녔음에도 유해조수 취급 받는 게 바로 저런 이유다.


걸핏하면 제 자식을 죽이고, 동족식을 하는데 어떤 종교에서도 놈들을 감싸주겠는가?

종교쪽에서도 놈들을 거부하니 대중의 인식도 바닥을 치고, 특히 유교문화권에서의 인식은 최악이다.


근래에 들어서는 뭐 저것들도 생명이라면서 아껴줘야 한다는 병신년들도 있지만...


"에미 씹. 누가 똥벌레 아니랄까봐 그새 새끼 깠네."


뒤진 놈의 운치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보인다.

카메라로 확대해서 보니 구더기였다.


녀석은 어미의 사체를 뜯어먹으면서 기쁜지 꼬리를 흔들어댔다.


-맛있는 레후!

-레후? 뭔가 그리운 맛인 레후..

-맛나맛나 레후!

-레후레후!

"...그만 보자."


나는 링갈앱을 끄면서 조용히 2층에서 빠져나왔다.

분노한 아저씨와 눈 마주칠까봐 그런 것도 있고, 운치 냄새가 올라오니 비위가 상하기도 해서다.


다음에는 그냥 수조에다가 몇 마리 들여놓고 관찰해야겠다.

아무래도 바깥은 돌발상황이 너무 많아서 좀 볼만하다 싶으면 이렇듯 허무하게 뒤지고는 한다.


***

10분만에 써내려감

아무 생각도 없이 써서 어떤 뜻도, 결말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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