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소 백웅, 사실이오."

믿을수가 없다.

이광의 소원이...

자식을 갖는 거라니...!

망량은 의아한듯 나를 쳐다보았다.

"백웅, 무엇이 이상하오? 이광의 나이도 어느덧 환갑에 가까워지오"

"그건..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광이 아이를 갖는다니... 이상하구려"

망량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이광은 분명 남자인데 어떻게 아이를 낳는다는 말인가!

나는 되려 망량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더니 알았다는 듯 손뼉을 쳤다.

"그러고보니 이광은 연애를 해본적이 없긴 하구려. 그러면 간단하오. 꼭 상대가 필요하오? 옛지배자들을 생각해보시오. 혼자서도 자식을 잘 낳지 않소?"

확실히 그랬다. 당장 반고만 하더라도 복희와 여와를 낳았으니

좋았어. 그러면 이광의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겠다.

"이광, 그러면 네 소원을 들어주도록 하지."

나는 수인을 맺고 강하게 염원하기 시작했다.

음 트리무르티로 인간을 만들면 되겠지?

일단 이광과... 누구를 조합해볼까...

아! 사대무류를 섞으면 엄청난 자식이 나오지 않을까?

일단 뇌는 금의 성질을 띄므로 뇌와 어울리는 화신류와 수신류의 무공을 조합하기로 했다.

아직 백련교주와 한백령에게 흑요석을 주지 않아 곤란하기에 그들의 모습을 가면으로 상상했다.

신역절기 상상절도!

트리무르티의 공간 속에서 이광과 백련교주 한백령이 수레마냥 서로 물고 있는 형상을 띄었다.

그들은 이윽고 뇌전과 같은 속도로 회전하더니 하나가 되었다.

아니.. 되어가려던 찰나

나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무리 남녀관계에 무지몽매하다 하나 아이가 어디로 나오는지는 알고 있다. 이광에게 그곳이 있을리 만무하니 뱃속의 아이는 열달을 채우고 나면 나올 방법이 없을 것이다.

어쩔 수 없군.

시간정지의 술!

작은 굴레를 움직여 일대의 시간을 멈추었다.
나는 무인이며 동시에 한 명의 어엿한 의원이다.
그렇기에 아직 마취제가 나오지 않은 시대에서 수술을 집도하는 것은 이광에 대한 배려가 아님을 알기에 신력을 썼다.

파바박

화씨백팔침을 이용해 이광에게 그곳을 성형해 만들어주었다.

나는 또한 놀랐다.

'이 또한 공부가 되는구나!'

본적이 없는 그곳을 상상하며 재현하기란 사막에서 바늘찾기와 같았다.

때문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의념의 성취가 진일보 할 수 있었다.

잠깐..

그러고보니 묘하게 보기가 흉했다.

나는 이광도 좋아하리라 믿고 거추장스러운 양물을 제거하기로 했다.

신역절기 일수탈근!

음..손에 거추장스러운 게 들어왔다. 망량선사에게 주면 좋아하겠지?

째깍 째깍

굴레가 다시 굴러간다.

쿨럭 쿨럭

"아니, 이게 무슨..!"

이광이 피를 토했다.

"내가....내가.....고자라니!"

망량은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백웅... 설마 내가 생각하는 게 맞소..?"

나는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이왕 아이를 낳을 때 다칠 수 있으니 미리 떼어버렸소."

망량은 어이가 없었는지 일다경 동안 말을 않고 얼어있었다.

이광은 이미 쓰러져 있었다.

나는 둘 다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그들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총총총

미호가 지나가다 몰려있는 우리를 보고 다가왔다.

"백웅!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미호, 여기 이광의 소원을 들어줬어."

그 말을 듣자 미호는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오오, 그 얼음같은 이광이? 무슨 소원 말이냐? 본녀도 몹시 궁금하구나"

나는 전말을 설명해주었고 이내 미호는 썩은 표정이 되었다.

"저기.. 백웅 미안하지만 말이다, 꼭 이광이 아이를 직접 낳을 필요가 있느냐?"

아차! 나는 이윽고 망량의 반응이 이해가 되었다.

이런 날 보고 미호가 조심스레 물었다.

"백웅...혹시 너는 모친이 계시지 않느냐?"






하지만 어찌한단 말인가, 이광을 되돌려 버리면

뱃속의 아이의 존재 또한 되돌아갈테고

그러면 다시 아이가 생겼을 때 같은 아이라는 보장이 있을까?

그건 이광 또한 바라지 않는 바일테다.

결국 나는 안전한 출산을 위해 이광을 얼려버리고 목갑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