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인 에이어 수스쿼의 가장 큰 비판점이라

한다면

"결국 착한 놈들이 억지로 나쁜 척 한다"

라는 지적이 가장 핵심을 찌르지 않았나 싶다.

일면식도 없는 나쁜 놈들이 서로 아끼고 챙기고

희생하는 휴먼드라마를 찍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그나마 디렉터즈 컷이라고 추가된 장면에서는

아주 약간이나마 캐릭터간의 교감이 추가되어서

얘들이 그냥 사교성이 좋은 인싸라서 처음 만난

생면부지 타인과 막 친해지는 그런 애들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변명해주지만 그래도 기대했던만큼은

아닌 것은 여전하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에이어는

저건 내 영화가 아니니까 반드시 에이어컷을 내고

싶다고 푸념하는 것이려나

어쨌든 저쨌든 헐리우드 공인 인성파탄자 제임스 건의

연출 아래 시퀄인지 아닌지 불분명한 후속작 더 수스쿼가

나왔다 일단 첫인상을 말하자면 제목에 그대로 적혀있다

"DC판 악인전"

이번에는 진짜로 악인 천지다 그나마 착하다고 할만한

캐릭터가 2~3명 정도 존재하긴 하는데 따지고 보면

그들도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선인과는 거리가 멀다

일단 내 취향에 따른 품평을 해보자면 스토리? 괜찮다.

아니 DCEU 내지는 수스쿼 같은 군상극을 기준으로 보면

상위권이라고 해도 좋겠네 캐릭터 묘사와 디자인......

좋다 아니, 진짜로. 무의미하게 소모되는 캐릭터들이

아주아주 많지만 이건 거의 의도된 거라고 보니까

이또한 문제없다. 액션 연출 또한 만족. 근데 저기 저

순딩이 얼굴을 하고 있는 짤방 오른쪽의 떡대 때문에 이걸

다른 사람들한테 권해줄 수가 없다 다른 애들도 그렇지만

고어도가 상당히 올라가서 마눌님하고는 차마 같이 못보겠더라

대충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갔지만 그래도 말이지... 음....

1. 제임스 건은 DCEU가 마음에 들었을지도?

루머로 가오갤3 끝나면 DCEU로 갈아타네 마네 하는 말이

나오는 게 그냥 호사가들 말장난만은 아닐 거 같다는 느낌을

받긴 했다

그만큼 지 하고 싶은 거 다한 게 아닐까하는 인상의 작품

이 양반은 메타휴먼물 싫어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극초반에는 메타휴먼들의 능력을 비꼬는 전개를 아주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자기가 원하는대로 생사여탈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더니 설마 그 캐릭까지

죽일 줄이야... 이건 좀 쇼크

게다가 정치성향이랄만 한 게 나오는 대목에서도 단순히

반미 정도가 아니라 권력자들은 전부 엿먹어라라는 식으로

반골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으니 속이 시원하셨겠지

MCU의 성공이 파이기의 철저한 관리에 있다고 보는데

그게 프랜차이즈의 성공을 담보한다해도 창작자의 입장에선

속박이기도 하니까 슬슬 떠나고 싶어할만도 한데 모기업이

디즈니라서 데드풀 순한맛 같은 게 나오는 것도 그렇고

신천지로 떠나고 싶어질 건에게 이번 더 수스쿼는 괜찮은

안식처였을 것 같기는 하다

근데 워너가 이번에는 잘 해줬지만 다음에도 그럴 집단인가

하면 그건 전혀 아닐텐데... 어쨌든 이번 작품의 흥행결과가

향후 진로를 판가름하겠지

2.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군상극

스토리 좋고 캐릭터 좋고 액션도 좋은데 이게 상업적 흥행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난 확답을 못하겠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노골적인 아나키적 정치성향의 피로는

일반 대중, 특히 미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약간 걱정되는 수준이라서리 그게 아니더래도 작품 수위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된다

흔히 말하는 데드풀의 성공을 보면 고어함이 반드시 흥행의

장애요소냐 하면 그건 아닌데.... 어....

수스쿼에서 언급했던 그 어색함이 여기서는 정반대로 작용

하고 있다

수스쿼를 보면 착한 애들이 억지로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은,

치기어린 애들 보는 거 같은 위화감이 든다면 더 수스쿼는

진짜 미친 놈들이 살상을 벌이면서 웃기고 있으니까 이 분위기

에서 웃으라고? 이 사이코들아? 라는 생각이 든다 내 옆에서

사람 잡아다가 회뜨는 놈이 아무리 웃기는 농담을 해도 내가

웃을 수 있겠냐고

이 선이 애매한 건데 데드풀은 되었는데 왜 수스쿼는 안되는

걸까를 반문하자면 그건 데드풀의 불사라는 특성 때문이 아닐까?

그 캐릭은 남을 잔인하게 죽이고 자기도 잔인하게 당하지만 결국

죽지 않으니 그걸 자학개그로 승화시키는, 일종의 개그속성이

안정적으로 보장된 녀석이지만 더 수스쿼의 테스크포스X는 남도

살벌하게 죽이지만 나도 살벌하게 살해당하는 그런 판이거든

뭔가 감정이입을 할만한 대상을 찾더래도 그게 너무나도 허무하게

혹은 안타깝게 죽을 수 있는 존재라고 한다면 이걸 그냥 웃고

넘기기는 힘든 일이다 누군가는 그런 신경을 가지고 있겠지만

적어도 난 아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좀더 다수 일 거 같단 말이지

대신 특정 캐릭터의 살육과 자기 자신의 죽음 이후의 묘사는

디즈니 라이온킹같은 데서 보여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써클 오브 라이프, 생명의 순환의 이치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뭔 소리야?)

그렇기 때문에 호불호가 상당히 강하게 갈릴 거고

그 구도가 상업적 흥행을 담보하기에는 좀 열세에

있을 거 같다는 게 내 감상. 물론 난 좋았지만 추천은

못하겠다는 스텐스이니까 이건 거의 확정적이지 않을까

그래도 성공하면 좋겠다

3. 이놈들이 모이면 사이코호러 & 코스믹호러

캐릭터 개개인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으면 그냥 스포일러니까

그건 최대한 자제하자

그럼 캐릭터 관련으로는 거의 이야기 할 게 없는데?

어, 실제로도 그렇다 뭔가 이야기는 하고 싶은데 지금 할 수

없는 그런 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수스쿼나 버오프에서 느끼던,

"얘들이 나쁜 놈인 건 맞냐?" 하는 그런 느낌은 거의 없다

이것만큼은 분명한 장점.

물론 인류애인지 최소한의 양심인지 마지막의 마지막에

영웅적인 분전은 하지만 그래도 그걸 수습하는 건 악당다운

선택이니 그것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지

아.... 한 가지 전작에 대입해볼만한 요소는 있어서

이건 대놓고 스포일러 하는데

"이번 할리퀸의 액션씬 중에 유혈을 꽃이 흩날리는 걸로

대체하는 씬이 있다"

이걸 역으로 버오프에 대입하면 경찰서 습격씬에서

실용성이 있는지도 의심스러운 초크탄만 가지고

경찰서에 들어온 걸로 묘사되었지만 이게 할리의

심상의 묘사일 뿐이고 실제로는 산탄총을 마구 난사

하면서 경찰서 안을 전부 피바다로 만들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가정 정도는 할 수 있겠다 그러면 버오프의

그 말랑말랑한 캐릭터 묘사가 조금은 더 악당다워지지

않을까? 그냥 그렇다고

코스믹 호러는 사실 외계의 위협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재앙 앞에서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피해자의

심경을 담고 있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지구인의 입장에서도,

그리고 스타로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코스믹 호러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 그런지는 직접 극장에서 확인하자

피스메이커 이야기도 할까 말까 했는데 이건 그냥

안하기로 했다 역시 이건 빼는 게 맞아

5. 총평

잘 만들었다. 음, 잘 만든 작품이야. 내맘대로

분류하는 할리퀸 삼부작(수스쿼, 버오프, 더 수스쿼)

중에서는 가장 잘 나왔고 DCEU 전체로 꼽자면

베스트 3 안에 들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완성도다

다만, 호불호가 갈릴만한 물건이니 고어 내성이

없거나 권선징악을 바라는 사람은 좀 아닐 수도

있겠다

이제 다음 DCEU 작품은 블랙 아담인가? 그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 부디 더 수스쿼만큼만

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