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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민족의 파괴자, 박정희 (1)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9 00: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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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재력인가 반푼이인가?


민족의 운명은 무엇인가? 민족이 종국적으로 소멸을 피할 수 없는 까닭은 그것이 인간사회의 과도기적 형태기 때문이다. 다만 그 죽음이 창조적인가 혹은 궤멸적인가, 이 문제가 있을 뿐이다. 민족이 자살예정자인 까닭은 자신의 존립 근거가 자신의 와해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민족의 성공은 앞으로 드러날 실패의 씨앗이다. 분명히 민족의 업적은 위대한 것이다. 민족은 각 구성원의 개별적 차이를 융화하여, 민족을 전체로 승화하는 힘을 가지고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언어와 문화, 서사와 역사 등이다. 이것들은 민족이 아니고서는 생각하기 힘든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다.


하지만 민족의 걸음은 거기서 멈춘다. 그것은 길이 난 곳을 걸을 뿐이기 때문이다. 민족은 제 삶을 자신이 정할 수 없다. 그것은 오로지 환경이 허여하는 지점에서만 삶을 영위한다. 이처럼 민족의 본질은 환경에의 순응이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그대로 주저앉는 존재, 그것이 바로 민족이다. 그렇게 벽에 막혀 서성이다 제 주변의 온갖 부스러기를 끌어다 빚은 것이 바로 민족성, 가령 언어, 문화, 서사, 역사, 세계관, 그리고 민족정서를 일컫는 근본기분이다. 그것들은 환경의 압력으로 오래도록 누적된 상흔 혹은 지질이다.


이처럼 민족은 환경에 지배되는 것이 아니면 상상될 수 없기 때문에, 민족에게는 성장이란 불가능하다. 그것은 자신을 한계를 극복하여 새로운 자신을 창조하는 자에게만 용인된다. 민족은 무력감에 빠진 패잔명 무리로서, 자신의 보신이 최상의 과제일 뿐이다. 민족의 드센 힘은 단순히 같은 처지라는 것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동질감에서 파생되는 결속력,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패배하는 삶을 산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자연성 때문이다. 즉 역사성이 바로 민족의 밑천이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개척할 수 없다. 만약 민족이 선도한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타자 때문이다. 그동안 민족이 포섭하지 못한 민족 내외부의 비非-민족성이 민족을 추동한 것이다. 민족의 유일한 방책은 역사이기 때문에 그것이 할 수 있는 것은 보존 뿐이다.


그러므로 민족은 반푼이 인간사회일 뿐이다. 그것은 보존에는 매우 특출나지만 그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물론 보존은 모든 것의 원천이기 때문에, 민족은 더 성장할 잠재력으로 충만하지만, 동시에 그 잠재력은 영영 민족에 보존되어 빛을 보지 못한다. 민족은 자신의 길을 낼 수 없다. 그것은 길이 나 있지 않으면 걷지 않고 걸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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