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은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야에 미코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후우, 눈을 가늘게 뜬 채 밖에서 들리는 빗소리를 배경삼아서 습기때문에 푸욱 젖어있는 자신의 자랑스러운 꼬리를 내려다본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비가 오는 날은 자랑인 꼬리가 습기 때문에 푸욱 젖어서 기분이 나쁘다니까...그렇게 생각하며 그녀가 자신의 털을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서 몇 번인가 매만졌지면, 이른 봄 치고는 장마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기세로 비가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반쯤 포기한 그녀가 푹 젖은 자신의 꼬리를 추욱 늘어뜨린 채로, 그대로 자신의 연인인 라이덴의 무릎에 머리를 기댔다.

"미코."

부드러워...연인의 무릎을 밴 채 부드러운 맨살을 느끼며 뺨을 비비적 거리고 있으려니, 그 때 까지 책을 읽고 있던 라이덴이 탁, 소리가 나게 책을 덮으며 미코를 내려다보았다. 왜애? 연인의 부름에 젖은 귀를 쫑긋 세우면서 달콤한 목소리로 부르자, 그녀를 내려다본 라이덴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부드럽게 물어보았다.

"많이 힘들어?"

"어머, 걱정해주는거니?"

라이덴의 말에 장난스럽게 받아치면서도, 연인이 걱정해준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기뻤는지 그녀의 꼬리가 탁탁 바닥을 치는 모습이 보였다. 몸은 정직하네, 그런 미코를 보면서 라이덴이 키득 웃자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가락 하나를 뻗은 그녀가 라이덴의 뺨을 쿡 찔렀다.

"너무 걱정하지 마렴 에이, 비가 오는 날은 늘 그렇잖니."

"그래도..."

"게다가."

라이덴의 걱정어린 말에 양 손으로 그녀의 목을 감싼 미코가 망설임없이 라이덴을 땡겨서,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쪽, 하는 자그만한 소리가 두 사람 밖에 없는 방에, 빗소리와 섞여서 울려퍼지자 입술을 땐 미코가 혀로 그녀의 입술을 스윽 핥으며 입을 열었던 것이다.

"나는, 에이가 걱정해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단다♡"

"미코...♡"

연인의 사랑스러운 말에 만족한걸까, 눈에 띄게 기분이 좋아진 그녀가 자신의 무릎을 밴 채 누워있는 미코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그 기분 좋은 손놀림에 미코가 자기도 모르게 여우처럼 양 손을 모은 채 왕, 하고 짖자 그녀의 턱 밑을 살살 매만져주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라이덴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그녀의 뺨을 쿡 찔렀다.

"저기, 미코...그러면, 내가 꼬리를 손질해줄까?"

"에이가?!"

그 말에 그녀답지 않게 눈을 빛낸 미코가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들어올리더니 곧장 그녀의 품에 와락 껴안겼다. 꺄악, 갑작스러운 포옹에 조금 놀란 라이덴이 입 안에서 작게 비명소리를 질렀지만 개의치 않고 젖은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빨리 손질해달라는 듯 미코가 라이덴의 어꺠를 앙, 하고 작게 깨물었던 것이다.

"에이, 빨리~빨리~~♡"

"알았어, 알았단다...이럴 때는 어린아이 같다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연인의 애교가 썩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는 듯 그녀를 끌어안은 채로, 빗을 들어올린 라이덴의 그녀의 꼬리털을 슥슥 매만졌다. 습기에 푹 젖어있었지만 관리를 잘 해서인지 부드럽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 라이덴이 그대로 꼬리를 슥슥 쓸어넘겨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빗을 쓸어넘기는 것 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좋다는 듯 미코가 마치 강아지처럼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조금 더, 조금 더...귓가에 들리는 그 소리에 욕심쟁이라고 생각하면서 라이덴이 한 손으로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도,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꼬리를 빗질해주기 시작했다...

"하응...♡"

처음에는 축 늘어져있는 미코가 힘들 것 같아서 빗질을 해주겠다고 자처한건데, 어쩐지 쓸어넘겨주다 보니 꼬리의 감촉이며, 손에서 살랑살랑 거리는 것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그랬기에 자기도 모르게 머리에서 손을 땐 라이덴이 꼬리를 꾸욱 쥔 채로 빗질을 하고 있으려니, 미코의 입에서 작게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던 것이다.

"잠시만...에이...나, 꼬리는 조금 약한데에...♡"

하지만 열중하고 있는 라이덴의 귀에 그 소리가 들릴리가 없었다.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계속해서 빗질에 열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했지만 그녀의 약점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듯 정확하게 약한 부분만 노려서 쓸어넘기는 라이덴의 손길에, 힘이 완전히 풀렸다는 듯 미코가 그대로 축 늘어진 채 그녀녀에게 몸을 기댔다.

"그만...!"

결국 견디지 못한 미코가 이성을 반쯤 잃은 채로, 이빨을 세운 그녀가 라이덴의 어깨에 그대로 이를 가져다 댔다. 콰득, 하고 깨물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흰 살결을 타고 피가 한 방울 주륵 흘러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에이, 그만, 그마안...♡"

애달프기 짝이 없는 목소리 덕분일까, 아니면 어깨의 고통 때문일까. 그제서야, 제정신으로 돌아온 라이덴이 퍼뜩 놀라서 빗을 그대로 들어올린 채 미코를 쳐다보자, 그녀가 반쯤 풀린 눈동자로 라이덴의 몸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것이다. 괜찮아? 상처를 매만지면서 조심스럽게 미코의 이름을 부르자,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은 그녀가 라이덴을 꼬옥 끌어안았다.

"에이는 바보. 약하다고, 내가 약하다고 몇 번이나 그랬잖니...!"

미안, 라이덴이 채 사과를 하기도 전에 양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꾸욱 누른 미코가 그대로 그녀를 이부자리 위에 눕혔다. 꺄악, 작게 비명소리를 내지른 라이덴의 위로, 그녀에게 올라탄 미코가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천천히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던 것이다.

"에이 때문에 이렇게 달아올라 버렸잖니...그러니까, 책임, 져줘야된단다...?"

"잠시만, 미코...?"

후욱, 후욱 거리는 숨소리가 빗소리에 섞여서 고요하기 짝이 없는 방 안에 무척이나 크게 들려왔다. 미코, 미코...어떻게든 그녀를 말리기 위해서 고개를 저었지만 이미 자신때문에 불이 붙었다는 듯 그녀의 눈동자는 반쯤 풀려있어서...

기껏 빗어줬더니, 습기 때문에 다시 꼬리가 젖게 생겼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어렵지 않게 상상한 라이덴이 쓴웃음을 지으면서 반쯤 체념한 듯 그대로 양 팔을 벌렸다.

이어서, 미코가 그대로 라이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

비가 와서 습기때문에 꼬리가 다 젖은 미코

를 위해서 라이덴이 꼬리를 빗어주는 이야기

그렇지만 실수로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버리는 바람에 불이 붙어버린 미코가 그대로 라이덴을...

그런 에이미코 회로

그런 라이덴x미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