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랐다.

솔직히 정말로, 많이.

이 넓은 땅에서 널 다시만날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어. 적어도 한시간 전 내가 멀쩡할 때만 해도 말이야.

머리에 쾅 하고 뭔가를 맞은듯이 놀라서 술이 달아날만도 했지만, 글쎄. 내가 너무 많이마신 탓일까.

그래도 다행이지. 술기운을 빌려 어렵게 어렵게 놀란 마음 감추고 말이라도 걸었으니까 말이야.

"옆에 계신분들은..?"

"아, 내 친구들이야. 인사해."

"아... 안녕하세요...처음뵙겠습니다."

무슨얘기를 했는지, 친구들이 어땟는지는 잘 기억나진 않아. 

하나 기억나는건 그 친구들이 너에겐 터무니없이 부족했다는 사실. 뭐 말로는 즐거웠다 재밌었다 했지만,

두번다신 보고싶지 않은 얼굴들이네.

그동안 잊고있던 기억들이 떠올라. 공교롭게도 네 얼굴을 마주한 순간부터 말이야.

그래 나도 기억하고있어. 폐차 직전의 너덜거리는 차를 타고 날 떠나던 그 모습.

우리 4년만인가? 그래. 4년이야. 기억하고있으니까.

근데 그거 아려나 모르겠네. 정말 변함없이 예쁘다는거.

"보고싶었어."

"4년동안? 말도안되는 소리. 보고싶었다면 연락을 했었겠지."

"너가 그렇게 떠났는데, 내가 어떻게?"

"...그래... 그랬지..."

그래. 다행히도 부모님과는 사이가 좋아졌나보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 좋은 차에 앉아서 얘기를 나눌 일도 없었을테니.

나를 떠나 다행이다 라고 생각중이야. 왜인지는 너가 더 잘 알테지.

"...그땐 내가 잠깐 미쳤었던 것 같아. 진심이야."

"뭐?"

"떠나오니 알겠더라. 빈자리."

"..."

그래. 무슨생각이 드냐고?

딱히 없어. 그냥 예전 생각.

우리, 투산에서 지겹게 나눠들었던 Blink-182노래,

어깨에 새긴 새 타투가 꽤 예쁘다며 깨물어보고싶다고 하던 네 장난기 어린 얼굴,

서로의 몸을 훑으며 꽤 야한소리를 내고서

움찔거리는 손으로 어쩔줄 몰라하며 침대 커버를 쓱 하고 당기고, 

방안에 가득한 따뜻한 체취에 코가 익숙해질때 즈음

'큰일났다 이 매트리스 룸메꺼 훔쳐온건데'

하고 멋쩍게 웃어보이던 네 예쁜 얼굴.

"..."

그래. 아마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천천히 몸을 숙이고는 키스를 하는거야.

서로의 취향은 서로가 잘 알테지. 

아, 새 시트냄새. 이 차, 더러워져도 괜찮겠지?

다리 살짝만 올려볼래?

응, 응... 그래 이 자세가 좋을거같아.

허리 조금만 들어볼래?

울지마. 나도 보고싶었어.

섹스할때 어깨타투를 무는 습관은 여전하구나.

꽤 젖어있는데 ... 정말 괜찮아?

알겠어. 응... 나도 사랑해... 정말 보고싶었어

4년? 꽤 오래되지 않았느냐고?

아니, 우린 절대 나이먹는게 아니야. 

사랑해.

1년지난 노래여도 여전히 최애노래다 씨빨 카썎쓰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