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읽기 전에 3장 N사 스토리 몇몇 부분 + 4장 K사 특이점 스포 나오니까 아직 스토리 진행 안한 롭붕이들은 뒤로가기 추천함.
목차
- N사와 원죄
- N사와 K사
- 원죄와 경험
- 시지프 신화
- 원죄와 예수
- 아자젤과 카인
- N사 특이점
- 기해연과 데미안
- N사 특이점의 외형
- 뫼르소의 N사 입사동기 + 카뮈의 이방인과 순수한 정신
- 필싱과 케루빔
N사와 원죄
예전부터 N사의 특이점이 뭘까 궁금해하던 차에 써보는 분석글. 스토리상 N사가 아직 떡밥이 덜 풀려서 글을 미룰까 고민하다가 문득 N사의 행적과 특징을 따져보니 특이점을 유추할만한 단서가 나옴.
N사를 첫 번째로 조우한 그레고르 에피소드에서 황금사과 유리 죽이는 행적. K사와의 연관성이 나오는 행적, 그리고 이단심문관이니 정화니 말하며 대놓고 기독교 모티프임을 강조하는 컨셉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 봄.
기독교를 전제한 상태에서 기독교 내에서 사과는 선악과와 연결됨. 창세기에서 아담이 뱀한테 속아 신이 먹지 말라고 한 선악을 알게 해주는 사과 먹고 동산에서 쫓겨나는 이야기는 유명해서 알 사람들은 알 거임. 그리고 이 선악과를 포함한 일련의 사건이 기독교에서 갖는 의의는 신의 지혜와 명령을 벗어나 인간이 제멋대로, 주관적으로 선악을 판단하게 됨을 의미함. 그리고 이 원죄의 상징인 사과의 모습을 한 유리를 죽이는 N사의 모습은 원죄를 죽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임.
원죄란 기독교의 해석으로는 인간은 자신의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신의 품을 벗어나 스스로 어리석음으로 뛰어들어 그릇된 판단을 내리는 상태라는 거임. 이러한 인류의 조상 아담으로부터 시작된 어리석음을 이후 아담의 자손에게 원죄 즉 선천적이고 본성적인 측면에서 인간 내면에 깊숙히 내재한 죄의 형태가 계승된다고 기독교는 말함. 일종의 연좌제로 보면 됨.
N사와 기독교의 원죄가 함께하는 다른 근거로는 인게임 내 이단심문관이 뒤틀릴 때 변하는 모습 중 뱀이 있다는 거임. 에덴동산에서 아담을 속여 원죄를 갖게 한게 뱀임.
그리고 뒤틀림이란 자신의 어떤 믿음, 기준, 가치 등 기대고 있던 것이 무너지며 자신의 존재 자체가 무너져내릴 때 생기는 현상인데 N사 이담심문관의 믿음이란 내가 볼 때 원죄는 악이고 정화되어야 마땅한 본성인데 이런 믿음이 무너질 때 원죄를 옹호한 뱀의 모습으로 뒤틀린게 아닐까 추측함.
N사와 K사
K사를 언급한 이유는 아담이 추방되기 전에 지냈던 에덴동산에 선악나무와 한 세트로 언급되는 나무가 하나 더 있기 때문임. 바로 생명나무. 이 나무는 이름 그대로 자기한테서 나는 열매를 먹으면 육체의 영생과 젊음을 주는 나무임. 그리고 이는 정확히 K사의 특이점과 겹치는 부분임.
N사를 분석할 때 이제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은 성경에서 선악나무와 생명나무 세트처럼 K사를 세트로 봐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원죄 이 둘이라 봄.
K사와 세트로 보면 N사의 특이점이 유추가 더 잘 되는데 K사의 특이점은 눈물이 접촉한 물리적 대상을 원래의 가장 순수한 원형으로 환원시키는 거임. K사가 물질적인 순수함을 나타낸다면 N사는 세트로 정신적인 순수함이 특이점이라 추측됨.
이 정신적인 순수함이 뭐냐. 위에서 말한 원죄가 지워진 상태의 정신을 가장 순수한 정신으로의 환원이라 봄. 원죄가 지워진 상태는 어떤 선입견, 관습, 기존의 쌓인 경험에 휘둘리고 오염되고 주관적 판단을 내리는게 아니라 무언가를 인식할 때 그 자체로 순수하게 보는 상태가 원죄가 지워진 상태로 봄.
원죄와 경험
N사 특이점을 설명하기 전에 원죄 개념부터 좀 설명할까 함. 원죄를 이해해야 N사 특이점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것 같고 스토리 내에서 N사가 경험을 중요한 가치로 언급한 이유, 더 나아가 뫼르소와 뫼르소의 원전을 쓴 카뮈의 이야기도 결들여 이후 스토리 진행 때 N사에 반박하는 단테의 논리를 어느정도 알 수 있을 거니까.
뫼르소가 3장에서 N사와 관련된 얘기들을 보면 N사가 원죄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자신의 가치(원죄, 정해진 선천적 본성)에 맞는 경험과 행동(어리석고 제멋대이고 주관적인 판단)을 하도록 정해져 있다.
못과 망치가 인간성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본성, 원죄를 해석하는 데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사를 보고 난 처음에 N사는 경험 예찬론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마치 경험을 숭배하는 집단인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원죄를 생각하고 이 대사를 다시 보면 그게 아닌 것 같음. 여기서 N사가 말하는 경험의 가치란 사실 경험 그 자체가 아닌 경험을 함으로서 따라나오는 결과들이 가치있다 말하는 것으로 난 해석했음.
N사가 경험 예찬론자가 아닌 근거로는 N돈 인격 스토리 보면서 좀 더 확신이 듬.
스토리 중에 심문관들끼리 돈키에 대해 평가할 때 돈키가 통조림을 한번도 안 먹고 교육을 한번도 받지 않았다는 것에 놀라며 감탄하는 대사가 있음. 만약 N사가 경험 예찬론자였다면 오히려 경험이 들어간 통조림을 먹지 않은 걸 신성모독이라 할 건데 오히려 통조림을 먹지 않은 것에 대해 별 말 안함. 이걸 보면 경험과 기억 그 자체보다는 경험을 통해 얻는 다른 것이 경험의 가치를 높여주는게 아닐까 추측함.
이게 뭔 말이냐 하면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언제나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든 판단과 행동을 하면 오판, 오류, 어리석음을 범할 수 밖에 없음. 이러한 행동의 필연적 실패 앞에서 인간이 느껴야 하는 감정은 반성이어야 한다고 N사는 생각할 듯함.
자신이 행동할수록 실패의 경험이 쌓이고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의 어리석음을 철저히 반성하게 되기에 경험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 말하는 듯함. 즉 경험 그 자체가 아닌 경험을 통해 습득한 실패, 그리고 그 실패를 통해 습득한 반성이야말로 중요한 가치이고 이 가치에 이르려면 실패를 경험해야 하기에 경험을 강조하는게 아닌가 싶음.
시지프 신화
이게 좀 의미심장한게 뫼르소의 원전인 이방인을 저술한 작가 알베르 카뮈가 저술한 다른 책 중 시지프 신화가 이 이야기가 맞닿는 거임. 시지프 혹은 시시포스에 대해 설명하자면 그리스 신화에서 신의 노여움을 사 크고 무거운 돌을 끊임없이 산 정상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에 처한 인물로 보면 됨.
말 그대로 실패와 좌절이 필연이자 반복인 무상하고 허무한 상태가 바로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가 신의 형벌을 받고 끝없이 돌을 굴려야만 하는 형벌에 처한 허무한 상태라는 거임.
이러한 시지프적 상태에 대해 N사는 철저한 자기혐오와 신에 대한 순종과 반성으로 극복하려 했다면 카뮈의 경우 이러한 무상함과 좌절을 끌어안고 그럼에도 자기를 포기하지 않고 비록 불완전할지라도 그러한 불완전한 자신을 긍정하고 나아가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말함.
이러한 카뮈의 말을 림버스에 대입하면 비록 후회되고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을지라도 그 과거가 있었기에 수감자들은 단테나 다른 수감자들과의 인연을 만들고 나아가 그 고통이 오히려 자신을 더욱 성숙하고 이 과거가 없던 이전에는 결코 닿지 못했을 새로운 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길을 알지 못했을 것이니 그 고통스러운 과거조차 나를 더 성장시켰다는 거임. 마치 니체의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말과도 어느정도 통함.
무너지지 않고 과거를 수용함으로서 오히려 새로운 가치와 변화, 의미 있는 길, 과거가 있어야만 도달되는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것이 의미있다는 실존적인 대답이 카뮈의 대답이지 않을까 싶고 이게 이후 N사 스토리에서 단테와 수감자들이 N사에 반박하는 주요 논리가 되지 않을까 싶음.
원죄와 예수
다른 유의미한 부분은 인류의 원죄를 해결한 이가 있는데 바로 예수임.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 인류가 지닌 모든 원죄를 떠안고 죽었다고 기독교는 얘기하고 원죄를 떠안고 속죄한 일련의 상태를 화목제물, 즉 아담 이후 단절된 신과의 관계를 다시 화목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제물로 바쳤다는 뜻임. 그래서 원죄 개념 얘기할 때 기독교에서는 원죄가 사해졌다는 상징으로 예수의 십자가형을 얘기하며 십자가와 못이 원죄와 관련되 주요 상징이 됨.
아자젤과 카인
그리고 이 화목제물의 역사를 조금 더 거슬러가면 속죄염소(Scape Goat)라는 유대교의 제사행위까지 감. 이 속죄염소는 말 그대로 유대민족의 모든 죄를 그 염소에게 몰아준 다음 염소를 광야에 떠돌다가 굶어죽게 만들고 염소가 죽음으로서 그것이 떠안은 죄도 함께 죽어 광야에 흩어지게 한다는 의미를 가짐. 참고로 속죄염소를 아자젤이라 부르는데 우리가 애니나 영화에서 간혹 듣는 그 악마 맞다.
여기서 조금 의문일 수 있는게 예수와 아자젤의 모습과 그들이 겪는 일련의 사건은 유사함에도 아자젤이 악마취급을 받은 이유인데 이는 초기 유대교는 다신교로 출발했고 어느 순간 유일신교로 변했고 그 과정에서 다신들 중 하나였던 아자젤이 악마로 격하되며 생긴 일임. 그리고 이런 아자젤이 갖는 다신 즉 다양성의 맥락을 예수에게 부여해볼 수 있지 않나 함.
어쩌면 이후 스토리에서 아자젤 모티프의 캐릭터가 나와서 예수의 모티프를 일정부분 따르는 단테에게 가르침과 도움을 선사할 수 있음. 그리고 조금 더 비약하면 광야를 떠도는 아자젤의 모습이 카인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도 있음. 뜬금없을 수 있겠지만 카인은 자기 동생 아벨을 죽이고 그 벌로 신에게서 낙인 혹은 표식을 저주받은 후 영원히 땅을 떠도는 저주를 받았거든. 이를 카인의 저주라 하고 영원한 방랑을 뜻함. 그리고 표식하면 데미안과 싱클레어도 연관되니 어쩌면 카인 관련 모티프도 유효할 수 있음.
N사의 특이점
좀 많이 돌았지만 이제 N사 특이점 얘기를 하자면 사실 이미 인게임 내에 힌트가 있었음. N사 인격들 사용해본 롭붕이들은 알겠지만 N사의 컨셉은 크게 3가지임. 화상, 못(출혈), 그리고 광신임. 이 중 화상은 원죄의 정화, 못은 기독교에서 예수가 인류의 원죄를 스스로 등에 업고 십자가형에 못박힐 때를 상징한 고통과 속죄를 상징함.
화상과 못은 각자 명확한 기독교적 모티프가 있지만 광신 자체는 놓고 보면 뭔가 모티프가 없어 보여서 뜬금없어 보이긴 했음. 물론 중세 마녀사냥 얘기는 유명하니까 그냥 그거 쓴거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모티프 변태 프문이 광신을 아무 생각 없이 넣었을가 미심쩍은 중 사실 이놈이 N사 특이점 아닐까 하는 결론에 도달함.
그럼 광신은 뭘까. 광신도의 입장에서 말하면 말 그대로 극에 달한 믿음임. 그리고 그 믿음이란 원죄 없는 세상이 가장 순수할 것이라는 믿음이고 가장 순수한 정신을 지향하고 그 외의 것들은 배척하는 태도임. 그리고 우리가 광신도를 마주할 때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은 왜 저 사람들은 저 믿음 이외에는 다른 것들을 망각하고 놓치고 있을까임.
망각. 내가 봤을 때 K사와 세트로 봐야 하는 N사의 특이점은 정신, 사상의 망각, 더 정확히는 그 무엇에도 때를 타지 않은, 정신이 가장 순수했던 상태, 모든 인식된 것들을 가장 선명하게 느끼는 정신상태로 환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함. 물론 K사의 경우처럼 특이점을 완전하게 쓰기보다는 성능을 제한해서 쓰지 않을까 함. 정신의 망각을 일정부분만 진행시켜서 자아를 유지키시는 거지.
예시 하나로 시작하자면 베토벤이 돈을 받고 자기 학생들을 가르키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보보다 어느정도 다른 곳에서 교육받고 온 경험자 학생한테서 수강료를 더 받은 일이 있음. 이에 경험자 학생이 반발을 하니 베토벤 왈 '넌 이미 쓸데없는 음악적 편견으로 머리가 굳어있으니 그 굳은걸 다시 깨는게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애 가리키는 것보다 수고스럽다. 그러니 돈을 더 받는다.' 고 함.
위의 예시를 바탕으로 N사의 특이점을 경험의 추출과 주입이라 보는 의견에 대해서 답을 해보자면 망각을 통해 어떤 기억과 경험을 없애는 걸 추출과정으로 본 거고 망각을 통해 어떤 선입견 없이 경험을 더 빨리 저항없이 받아들이게 하는게 이 경험의 주입, 계승처럼 보인게 아닐까 함. 즉 N사는 망각을 통해 경험의 수용속도를 촉진시키는 방식으로 특이점을 응용하고 있다는 거지.
순수성에 대해 생각할 때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가장 깨끗한 상태를 생각해보자. 그런데 인간은 삶을 살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오히려 그 경험이 선입견과 편견을 만들어 그릇된 판단을 하게 만들 때도 있음. 심지어 편견은 아닐지라도 무언가를 이미 경험한 상태면 그와 비슷한 경험을 다시 하면 예전만큼 신선한 감정을 느낄 수 없음.
반대로 우리가 어린 시절 느꼈던 추억들을 생각해보자. 아직 무언가를 알고 경험하기 전이기에 모든것이 신선하고 선명하게 감각되었던 그 상태를. N사 특이점은 아마 정신을 태초의 시작점으로, 가장 어린 상태로, 무엇을 느껴도 충만하고 접촉하는 모든 대상에 집중하고 그 대상의 잠재성을 곧잘 파악하는 상태로 되돌리는게 아닐까.
기해연과 데미안
이즈음 떠올려지는 대상이 둘 있다. 바로 기술해방연합과 데미안임. 기해연의 경우 기술에 때묻지 않고 순수하게 호기심으로 충만한 연구와 놀이의 그 순간으로 되돌아갈 것, 무언가를 알기 이전으로 되돌아갈 것. 그 과정에서 이들은 개념소각기라는 기술을 들고 오는데 내가 볼 때 어쩌면 N사의 특이점은 이 개념소각기와 비슷한 류가 아닐까 싶음.
그럼 N사가 이 치매장치를 기해연한테 몰래 넘겨준 거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는데 기해연이 소각기를 훔친 가능성도 있고 진짜로 N사가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 K사 뒤통수 치고 기해연한테 몰래 후원한걸수도 있다고 봄.
두 번째는 데미안인데 정확히는 림버스의 데미안이 지닌 모티프 중 어린왕자와 관련이 있음. 어린왕자 하면 유명한 장면인 코끼리 삼킨 뱀을 선입견에 때 묻은 어른들이 자꾸 모자라 하잖음. 반대로 어린왕자의 그림을 유일하게 알아본 조종사는 코끼리 삼킨 뱀이라 하고. 위에 카인의 표식 얘기와 어린왕자 이야기를 종합하면 N사 특이점에 데미안이 관련되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함.
N사 특이점의 외형
그럼 N사 특이점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해보면 K사의 특이점은 푸른 눈물과 세트로 N사의 특이점은 붉은 피 혹은 포도주가 아닐까 함. 인류의 원죄를 극복케 한 예수의 피와 살을 빵과 포도주로 상징되는데 아마 이 포도주 혹은 더 나아가 포도주를 담은 성배가 특이점일 수 있겠다 생각함.
그럼 빵은 어디다 팔아먹었냐 물을 수 있는데 생각해보면 N사는 식물키우기를 목표로 하는 중이기도 함. 뭔 소린가 하니 수집한 황금가지를 씨앗, L사와 엔젤라가 뿌린 빛, 식물에게 줄 물인 포도주, 그리고 식물을 기를 땅이 아마 빵 혹은 살이 아닐까 함.
피와 살이 중요한 건 3장에서 크로머가 뒤틀릴 때 하는 대사 중 '살점을 채우고 피를 쏟고, 가장 인간다운 것을 매 순간 늘려가면서'라는 말을 함. 뒤틀린 크로머의 공식 이름이 '온전한 인간을 꿈꾸는 크로머'인걸 보면 원죄에 더럽혀지기 이전의 온전한 인간, 최초의 상태로 도달하기 위해서 살과 피가 필요하다는 듯이 말함. 그래서 아마 황금가지를 기를 토양은 살갗의 땅이 아닐까 생각함.
뫼르소 N사 입사동기 + 카뮈의 이방인과 순수한 정신
대강 중요한 얘기들은 끝냈는데 곁다리로 할 얘기들이 뫼르소랑 싱클임. 뫼르소의 경우 그가 과거 N사를 입사한 동기를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데 아마 어떤 죄책감 때문에 무언가를 잊고 싶어서 N사를 입사한게 아닐까 싶음.
물론 뫼르소가 N사 특이점을 알고 입사한건 아닐테고 N사 직원들이 다른건 모두 잊고 광신적으로 행동하는걸 보고 죄책감에서 도피하려 입사한게 아닐까 함.
뫼르소의 원전인 이방인과 관련되어서도 할 말이 있긴 한데 이방인에서 뫼르소와 관련된 유명한 장면을 꼽자면 햇빛이 강해 아랍인을 죽인 장면과 어머니 장례식때 슬픔을 느끼지 않은 장면일거임. 이에 대해 뫼르소가 건조하고 이상하다 느낄지 몰라도 내가 보면 지극히 순수한, 때묻지 않은, 어떤 관습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은 정신상태이기에 저런 일들이 벌어진게 아닐까 함.
상식적으로 햇빛과 살인을 연관시키거나 반대로 장례식과 슬픔이 연관 안되는 부분은 이해가 안되지만 상식이란 결국 인간의 관습과 선입견이 모여 형성된 일종의 경험적 약속이다. 그런데 뫼르소는 상식이나 관습에 때묻지 않고 말 그대로 자기 감정 따라 행동한 것뿐임. 카뮈의 이방인이 실존과 자유로운 인간에 대한 책이라는 평이 이 지점에서 나온다고 봄. 그리고 원전 이방인의 뫼르소가 지닌 정신상태가 어쩌면 N사가 원하던 정신의 모범이 아닐까 싶기도 함.
필싱과 케루빔
싱클의 경우는 이번에 나온 필립 싱클레어 때문에 할 말이 있음. 성경을 보면 아담이 원죄를 벌인 후 신이 아담을 낙원에서 추방하는데 이때 아담이 두번다시 낙원에 돌아오지 못하도록 화염검을 든 케루빔 천사들에게 낙원을 지키라고 명령함. 그리고 이번 필싱의 모습이 화염검을 든 천사의 모습이어서 어쩌면 이후 N사가 에덴동산 즉 낙원에 출입하려 할 때 그들을 막아서는 역할로 나오지 않을까 추측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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