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라는 용어는 '정신분석 심리치료'를 주장한 프로이트가 처음으로 제안했다.

카르멘이 주로 사용한 상담대화 기법은 인본주의의 흐름과 함께 발달했다.

그 중에서도 카르멘의 '현재'를 중시하는 경향성은 인본주의 심리치료의 첫 이론이자 현재까지도 응용되고 있는 '비지시적 상담이론, 현재의 '인간중심 심리치료'에 가깝다.

카르멘은 상담대화기법을 쓰고, 아인의 결과물인 '에고'도 직접 에고라는 용어와 연결되는 상담기법이 있다.

그렇다면 이 두 상담이론이 '엇나간 내담자를 고치는 방법'의 차이를 보면, 에고와 뒤틀림의 차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마 분석글을 자주 봤다면 이런 형태의 그림이 꽤 익숙할 것이다. 이건 '에고'의 제창자인 프로이트가 주장한 '빙산모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저 빙산 그림에서 '이드'는 본능&충동. '에고'는 개인적 성향, '초자아'는 사회적 성향이다. 그리고 바다 아래는 무의식, 위는 의식이다.

위에선 정신분석 심리학은 일탈행동의 이유는 무의식 때문이라고 봤다 적었는데, 그건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렇게 적은 거고 정확히는 '이드'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정신분석 심리학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 간단히 말하면, 저 빙산을 약간 더 띄워서 물 아래에 처박힌 '이드'. 충동의 원인을 자각시켜 주는 것이다.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려진 이드는 초자아와 충돌하면서 방어기제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래서 현대에서는 인간중심 심리치료 등과 병행됨)

결과적으로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려진 이드가 '에고의 일부분'이 되어 제어 가능한 영역이 되는 것이 정신분석 상담의 최종 목적이었다.

인간중심 상담이론은 '상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면 스스로 고친다'고 언급했다.

이 이론이 무슨 근거로 그러는 걸까 궁금할 수도 있는데, 간단하다. '사람은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을 하려고 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 이거 그냥 거의 같은 말 아님? 순환오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순환오류 맞음 ㅇㅇ

인간중심 상담이론의 뿌리인 '인본주의 심리학'의 기본적인 가정이 저건데 인본주의 쪽을 빼놓고 설명하다 보니 이런 꼴이 된 거다.

그래서 저 가정을 설명하려면 인본주의 심리학 이론을 하나 꺼내와야 함.

그 유명한 메슬로우의 욕구위게 이론이다.

대충 가장 아랫 욕구인 '배고파'의 욕구가 생기면 인간은 그걸 만족하려고 하고, 그걸 만족하면 그 다음 욕구인 '안전을 원해'라는 욕구를 만족하려 한다는 것.

아마 시험이나 자기계발서에서 이 이론을 대충 본 사람들은 인본주의 같은건 다 잘라놓고 '가장 위에 자아실현 욕구가 있구나' 정도만 알 텐데

이 이론이 유명한 이유는 '모든 욕구가 만족되면 사람은 스스로 자아실현을 하려고 한다'는, 인본주의 이론의 대명제를 납득가도록 해 주었다는 거임.

이제 인간중심 심리상담의 설명으로 들어가 보자.

인간중심 심리상담에서의 일탈행동의 이유도, 상술한 빙산 모형의 정신분석 심리학과 비슷하다.

'자기자신에 대한 개념'이 형성된 상태에서 '자기개념과 불일치하는 사건'이 일어나 자기개념이 붕괴하면 일탈행동이 일어난다.

인간중심 상담이론은 일탈행동의 교정을 위해 상담자가 '적절한 환경'을 만둘어야 한다고 본다.

이 적절한 환경이란 인간중심 상담이론 쪽에서 따로 용어가 있긴 한데, 정말 쉽게 설명하면 욕구위계 이론의 '사랑&소속'과 '존경'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임.

이러다 보면 욕구이론대로 내담자에게 자아실현의 욕구가 생기는데, 욕구에 방해가 되는 '자기개념이 불일치하게 된 사건'를 내담자가 자각, 직면하도록 상담사가 유도한다.

이 때 욕구를 채워주고 사건을 자각시키면서, 필요하면 사건을 자각하며 일어나는 방어기제를 해제&완화시키는데 사용하는 것이 카르멘이 쓴다고 한 '심리상담대화기법'이다.

적절한 상담이 이뤄지면, 내담자는 '자기개념을 보완하고 자아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것이 인간중심 상담이론의 목적이다.

여기까지 설명한 두 상담이론의 목적을 간단히, 일탈행동을 일으키는 요인들을 '죄'로 치환해서 다시 적어보면..

- 정신분석 : 죄를 의식해 에고의 일부분으로 만든다.

- 인간중심 : 상담을 통해 죄를 인식시키는 동시에 자아실현을 유도한다.

..곁가지를 다 쳐내니 의외로 결론이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 볼 만한 카르멘 측. 그러니까 인간중심 심리학의 비판점을 제시하겠음.

인간중심 심리학의 비판점 중 하나는 내담자의 감정을 과하게 긍정해준다는 점이다. 즉, 내담자가 '상황을 잘못 인지했을 경우'를 감안하지 않는다.

이 부분이 림버스의 에고와 뒤틀림의 차이에 대한 핵심이라고 본다.

그래서 결론

불미스런 사건(=죄) 발생 -> 죄를 무시하거나 담아두고 살아가다 죄를 직면

- 아인 : 그 사건에서 배운게 있어. 앞으로는 이렇게 살아야지 -> 죄 역시 에고화

- 카르멘 : 그 사건 때문에 난 이렇게 되어버렸어 -> 죄에 에고가 침식당해 뒤틀림

+ 이렇게 살겠다고 다짐하던 와중에 그 의지가 꺾이면 나란 새끼가 그렇지를 외치며 에고 -> 뒤틀림

(ex. 필립 - 나를 대신해 울어줄 사람은 없으니 이 슬픔을 품고 나아가겠다 -> 하 됐다 그냥 다 무시하고 울련다)

+ 난 쓰레기라고 울부짖는 와중에 앞으로 살 방식을 인식하면 뒤틀림 -> 에고

(ex. 동랑 - 나는 남의 성과를 배끼고 가로챈 것에 불과하다 -> 그래도 K사 종신계약은 할 수 있어!)

+ 추가

에고의 경우 방어기제를 해제시켜 주지 않기 때문에 심적으로 계속 고통받을 여지 남아있음.

뒤틀림의 경우 방어기제를 카르멘이 상담하면서 완화시켜 주기 때문에 심적으로는 훨씬 편안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