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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미키대회]미키랑 도망친 허니 -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23 03:41:40
조회 44 추천 1 댓글 2
														

계속 그 자리에 누워있다가 돌아갔어. 집으로.


다음 날에 허니랑 나는 어제처럼 사무실에 도착했어.


허니랑 나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고, 얼굴을 마주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다음 날 다시 사무실에 가니 허니는 나오지 않았어. 연차를 썼대. 평소에 쉬지도 않고 나오던데 무슨 일일까 하고 다들 궁금해했어.


그래. 허니는 무단결근따위 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미키미키. 표정이 뚱하네? 혹시 오빠가 안 와서 그런가~?"


"...흥인거야."


"어라? 진짜야?"


"마미쨩. 지금 칠판 안보이니까 좀 옆으로 가주는거야."


혹시 오늘 스케줄은 어떤가 해서 칠판에 있는 스케쥴표를 봤어, 대부분 일정은 오프나 레슨이었어. 프로듀서라는 사람이 사무소에 없어도 사무소가 아무 이상없이 돌아갈 수 있는 일정.


그래. 프로듀서라는 한 사람이 없어도. 사무소엔 아무런 피해가 안 가도록.


...이래놓고도 허니가 가진 마음이 피상적이라니. 무슨 소린데. 사무소 일도 이렇게 신경써놓고선, 미키한테 얼마나 신경썼을지는 안 봐도 뻔하잖아.


미키를 좋아하지만 미키를 받아줄 수 없다는 건 또 무슨 소리고. 미키는 허니가 좋으니까, 허니가 뭘 해도 받아줄 거란 말이야.


"있잖아. 리츠코. 허니는 언제쯤 온대?"


"나도 모르겠어. 그냥 갑자기 쉬고 싶다고 했으니까. 미키. 뭔가 짚이는 거 있어?"


"몰라."


그게 지금처럼 미키를 두고 떠나는 거라도 말이야.


허니가 그랬었지. 미키의 사랑이 너무나도 크니까, 다 받아줄 수 없을 것 같다고. 미키를 실망시킬지도... 모른다고.


무슨 상관인데. 미키는 미키적으로 정말 잘난건 맞지만, 허니만큼 잘난 사람인건 아니라구.


"미키. 그런데 뭔가 안 빠트렸어?"


"그래. 리츠코...씨."


"혹시 뭔가 생각나는 거 있으면 이야기좀 해줘. 미키는 프로듀서랑 친하잖아."


친하다. 그냥 친하다...


"모르겠어. 잘. 미키는 오늘 일정도 허니도 없으니까 쉬러 가는거야."


미키는 사무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어. 햇빛이 오히려 쨍쨍하고 하늘이 티없이 맑기만 한게, 미키를 놀리는 것만 같아.


미키랑 허니는 그냥 친한 사이는 아닌데... 그냥 친한 사이로 끝내고 싶지 않아.


미키도, 허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허니한테 못한 말이 너무 많단 말이야.


허니가 같이 데이트 가주면 좋겠다고. 같이 놀이공원 가고 싶어. 놀이공원 가서 같이 퍼레이드 보고 싶다고. 놀이공원 뿐만이 아니야. 같이 피크닉도 가고 싶어.


허니한테 파묻힌 뒤, 둘이서 같이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대면서 자고도 싶고, 밤에 공원 데리고 가서 벤치에서 하늘도 보고 싶고, 그리고...


"아...?"


그러고 보니까. 미키는 허니한테... 허니한테 늘상 무언가를 바라기만 했어.


그게 왜, 왜 당연한 건줄 알았지?


허니는 미키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허니는 미키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 줄수 있다고 했어.


실제로도 그랬는데, 미키가 아무리 잘났더라도, 미키가 진심을 보일수 있게 만든 사람은 허니야. 허니는 미키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줬는데, 미키는... 미키는?


미키가, 미키가 허니한테 쉴 틈을 안 주니까 허니는 미키에 대해서 무엇이든 알 수밖에 없었던 거야?


미키가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알 수밖에 없잖아. 미키는 허니만 보면 응석받이가 되니까, 좋은것만 보면 늘 헤헥거리고, 싫으면 인상부터 쓰니까. 그러니까 알 수밖에 없던 거야.


미키는, 미키는 허니한테 직접 말을 듣기 전까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허니도 미키한테 무언가를 잘 때도, 일어날 때도 바라고 있었을 텐데...


"...허니한테 사과하러 가야만 해."


아니, 사과가 아니라도, 뭐라도 말하러 가야만 해.


지금 깨달은 것을 말하고, 그것에 대해서 허니가 무슨 말을 할지를 들어야만 해.


미키는 당장 전화를 꺼내서 허니한테 전화를 걸었어.


"연결이 되지 않아..."


"......"


허니는 전화를 빋지 않았어. 미키는 당장 메신저를 켰어.


[허니. 지금 어디야?]


답장은 오지 않았어.


[집이면 지금 갈 거야. 기다리고 있어.]


미키는 허니의 집까지 찾아왔어. 허니의 집은... 알고 있었어. 미키가 계속 같이 있자고 해서 허니가 알려줬으니까. 허니의 집은 좁았어.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어.


"허니."


"....."


"문 열어줘. 부탁이야."


"미안."


...며칠만에 허니한테서 들은 말이 미안하단 말이라니.


"미키도 미안해."


"...어째서?"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할게."


"......"


아무런 대답이 없더니, 드디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안에서 빛이 새어나오지 않았지만.


허니는... 허니는, 뭐랄까. 수염이 안 깎은 채로 나있고, 머리는 이리저리 뻗쳐있고, 눈빛은 침침해져 있었어.


그런 감상을 한 단어로 정리해버린다면, 그대로 울 것만 같아서, 미키는 문 안으로 들어갔어.


"허니. 미키 말. 들어줘."


"......."


"다시 한번 말할게. 미안해. 허니."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한번 숙인 다음, 다시 들었어.


"왜, 왜? 도망가버린 건 난데, 그런 사람 두고 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건데...."


"미키가 허니를 도망치게 만들었어. 미키가 너무 무신경했으니까. 허니. 저번에 미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잖아."


"응."


"미키도 마찬가지였어. 미키도 허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어. 허니가 미키에 대해서 전부 알던 건, 그만큼 미키가 허니를 밀어붙여서였던 거였어."


"......"


"미안해. 앞으론 허니한테 맞춰줄게."


"있잖아. 미키. 니 옆에 있으면 나는 거짓말쟁이가 되는 느낌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허니는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고, 이야기를 이어나갔어.


"미키. 넌, 넌 정말 대단해. 아니. 굉장해. 그런데, 나는 그렇지가 않아서, 내가 최선을 다해서 뭔가를 해도, 그저 아무것도 옆에서 보고만 있는 것과 별반 다른게 없는 것만 같아서... 그게 힘들었어."


"허니..."


"그런데도, 미키는 날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진심으로 동경해주고, 언제나 진심으로 대해주는데, 내 진심을 보여준다면 미키는 환멸해버릴 것만 같은데, 맞춰주는 거엔 지쳐서, 그냥.. 그냥 난 도망쳐버렸어."


"...허니는 거짓말이 싫어?"


"나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거짓말같은 거, 정말 하기 싫어."


허니가 거짓말쟁이라니.


본모습이 초라하다고 해서, 그게 거짓말쟁이가 되는 건 아니잖아. 미키는 허니가 어떤 사람이든 사랑하기로 했단 말이야.


"아니야..."


"미안해. 미키."


"아니야. 뭔가 아니라고."


미키는, 허니가 말하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


둘 다, 미키랑 허니랑 둘 다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데, 왜 말이 안 맞는 것 같지, 왜 서로 어긋나고만 있는 것 같지?


"허니..."


"응."


"미키는 허니가 아무리 못난 사람이건, 상관없어. 그래도 허니는 미키가 좋아하는 허니고..."


"알아."


허니가 말을 끊을 때 쯤, 허니의 얼굴 밑으로, 물방울이 톡 톡 떨어지기 시작해서, 미키는. 미키는...


"하지만, 그렇지만, 내가 나를 못 받아들이겠는걸."


"허니는, 허니는... 미키가 그렇게나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구나."


"당연하잖아..."


"아니야. 뭔가 아니라고. 미키는, 미키적으로는, 그런 거, 못 받아들이겠어. 미키도 말할 거야. 미키도 허니가 생각하는 것 만큼 좋은 사람 아니야."


"미키...?"


"있잖아. 미키는, 미키는 허니를 가볍게 생각했어. 허니가 도망칠때까지 허니를 무리하게 했고, 허니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몰라."


"나도 마찬가지잖아."


"또 있어. 미키는 그러고도 모자라서 힘든 허니한테 계속 나와달라고 또 부탁하다가 집까지 찾아왔어."


"그건..."


"미키가 허니를 사랑해서 한 거잖아. 허니도, 허니도, 미키를 사랑해서, 지나치게 많이 생각했기 때문에, 도망친 거잖아..."


"...미키."


"허니. 그래. 허니에 비해서, 미키는 아직 애야. 아무것도 몰라. 하지만, 그럼 어때... 미키가 어린애라도, 아무것도 몰라도, 허니를 사랑하니까. 그냥 사랑한다고 말하고, 계속 곁에 있던 건데..."


미키도, 미키도 허니를 보디 보니까, 더이상, 눈물이 안 멈추기 시작했어.


"허니... 이제, 지금부터 가만히 있을게. 이제, 미키도 허니한테 맞춰주기로 했으니까, 이제, 허니가 하고싶은 대로 해. 지금부터 가만히 있을 거야."


"......"


"허니가 나가라고 하면 나갈 거고, 헤어지자고 하면 앞으로 허니한테 접근 안 할게."


"...있잖아."


"응."


"지금 한 말, 후회 안 할 거지?"


"응."


"그럼, 훌쩍, 안아... 줄래?"


"허니이이..."


허니는, 안아달라고 했어.


미키는 바로 허니를 푹 끌어안았어, 허니의 눈물이 미키의 마음 속까지 들어온 뒤 끓는 것만 같아서, 미키도, 미키도 그대로 울다가, 그대로 껴안은 채로 주저앉은 채로 울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결국 자고 말았어.


"...으응."


"미키, 일어났어?"


"응."


"뭔가, 나, 엄청 바보같네."


"일어나자마자 또 그런 말부터 하기야?"


"그냥 이렇게 했으면 다 괜찮아졌을 텐데."


"아니야. 결국 문을 열어준 건 허니잖아."


"...있잖아. 미키. 전부터 하던 생각이 있었어. 미키가 나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인데. 날 너무 좋아해주는 것 같았어. 그게 너무 과분한 것 같아서 도망치고 싶었어."


"헤에. 지금은?"


"지금도 과분하다고 생각하지. 그렇지만... 그냥 계속 같이 있고 싶어."


"그럼 있잖아. 허니. 허니는 미키랑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음. 솔직하게 말해도 돼?"


"응."


"사실, 미키가 일 땡땡이치고 잘 때, 나도 땡땡이치고 미키랑 같이 자고 싶었어."


"허니는 프로듀서니까 그래도 괜찮지 않아?"


"그럼 리츠코한테 혼나..."


"그럼 안 들키면 되겠네! 미키가 점쳐둔 특별한 비밀장소. 허니한테만 알려줄게! 우선..."


미키는, 그렇게 허니한테 비밀장소를 전부 다 말했어.


다음 날, 허니랑 같이 출근하고, 허니가 피곤해할 때, 거기 가서 허니랑 같이 잤어.


결국 리츠코한테 걸려서 혼났지만.








글을 안써버릇 한지가 너무 오래됐어요.


미키야 너는 정말 아름답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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