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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이거.. 나 혼자 일기 쓴 건데 여기에 첨삭조언 좀 구해도 돼 ??

문갤러(59.6) 2023.12.21 07:03:51
조회 129 추천 0 댓글 4
														

1) 할망구가 죽었다. 차를 빼는 동안 자주 가던 카페에 들려 커피 한잔을 주문해 마시고 차에 올라타 장례식장을 향했다. 가는 길이 참 고역이였다. 길도 막히지 않았고, 날씨도 좋았으며 커피맛 또한 좋았었는데 당장 차가 멈추길 바랬다. 믿고 싶지 않았다. 가슴 한켠이 너무 아프고 소란스러운데, 바깥세상은 적적하니. 평생 도망치는 것에 익숙해져있던 난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차의 문이 열리고 이내 장례식장의 문도 열리게 되었다. 이 글은 회고록이자 장례식장에 도착한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의 이야기이다.


2) 미친듯이 세상이 떠나가랴 울었다. 그 날은 세상도 신도 나의 부모도 순정이 아줌마와 할망구의 자식들도 어느 무엇 하나 미워할 이유가 없었고 그냥 내 자신이 너무도 미웠다. 내 발걸음과 눈초리와 목청이 너무나도 미웠다. 코 끝에 진동이 느껴지도록 한참을 엎드려 울며 바닥을 내리쳤지만 마음이 쉽게 추스러지진 않았다.


3) 그때의 난 온 진심을 다해 마음 한켠에 어두움을 쌓고 있었다. 애석하게도 당시에 내게 온 위로의 문자라곤 두어개가 전부였고, 급기야 죽은 건 나의 할망구인데도 나의 못난 마음은 가슴 한켠에 세상엔 나 혼자뿐이란 착각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얼간이 같은 절망에 스스로 빠뜨리고 있던 찰나에 영정사진 앞 낡은 휴대전화를 보게 되었다.


4) 검은색에 둥근 디자인 그리고 한쪽에 안테나가 삐져나오는 10년도 더 된 낡은 폴더폰.. 할망구의 것이였다. 그녀는 통화 받는 거 외엔 다룰 줄도 모르면서 언제나 그 작디 작은 손아귀에 이것을 꼭 쥐고있었다. 누구의 전화를 기다리던 건지. '와 ! 이것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앞전의 마음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기대감에 한껏 부푼 채로 곧 바로 휴대전화를 열어보았다.


5) 나는 종종 그녀가 자는 틈을 타 거기에 사소한 흔적을 남기곤 했었다. 사소한 흔적이라고 해봤자 문자 몇통이 전부였다만, 당신께 전달되지도 않은 문자 몇통에 참 알 수 없는 마음이 들었다. 이것은 이루지 못해 슬픈 마음일까? 아니면 잃어버린 물건을 우연히 되찾은 것처럼 기쁜 마음일까? 마음 한켠엔 어두움 대신 알 수 없는 마음의 존재가 자리하게 되었다. 이 마음이 무엇인지 궁리를 하던 찰나에 마침 내게 사촌동생들이 다가왔다. 아마 이 낡은 휴대폰이 궁금해서 왔겠지. 그런데 이 녀석들은 호기심보다 내가 무서운게 더 컸는지 내 앞에 와 그저 얌전히 앉아있기만 했었다.


6) 누구라도, 어린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도 이 광경엔 옅은 웃음이 터져나올 것이다. 세상에 이것들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고마운 마음이 들어 이들에게 사진 몇장을 보여준 후 휴대전화를 쥐어주며 가지고 놀게 하였고, 난 괜히 헛헛한 마음이 들어 자리를 피했다. 그런데 끽해야 11살 밖에 안먹은 아이들이 10년도 더 된 낡은 휴대폰에 어떤 재미를 느끼겠는가, 이들의 호기심은 1분도 채 안돼서 끝났고 이 호기심이 이젠 내게 옮겨 붙었는지 나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쑥쓰러웠지만 제법 마음에 드는 일이였다.


7) 한참 동안 날 볼 일이 없던 어린 아이들은 당연히 가까운 친척임에도 날 잘 알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 모두 내게 일종의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 심심했겠지. 나는 이들의 마음에 보답하고자 나의 친구를 대하는 것처럼 편히 대하며 호기심을 풀어줌과 동시에 온 몸에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열심히 놀아주었다. 머리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자 앞전에 들었던 알 수 없는 마음이 옅하게 찾아왔음을 느꼈다. 이상한 일이였다. 누군가 장례식은 떠나보내는게 아니라 남아있는 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정말 그렇게도 미친 듯이 놀아주다 보니 난 더 이상 내가 밉지도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얼간이 같지도 않았다.


8) 발인날이 되었다. 다행히 내 발은 이곳에 잘 붙어있었다. 지하에 모여 기도를 드린 뒤 화장식을 하기 전 발인을 하였다. 난 사랑하는 순정이 아줌마의 뜻 깊은 배려로 가장 마지막으로 할망구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사랑해 잘 살게"라는 약속과 함께 그녀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너무나도 슬펐지만 더 이상의 우울함은 없었다. 그리고 따스한 커피 한잔을 손에 쥔채 다시 서울에 올라오게 되었다.


9) 이때 이후로 가끔 알 수 없는 마음이 찾아올 때가 있다. YANKEE HOTEL FOXTROT 같은 앨범을 들을 때, 사진첩을 열어 볼 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등등.. 어쩌면 제법 자주 느끼고 있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이 마음 찾아올 때면 언제나 낯설고 아련해 뭉클해지곤 하지만 그렇게 싫지만은 않다. 이것은 어쩌면 할망구가 이 세상을 떠나며 찾아준 마지막 선물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알 수도 없고 말로도 표현 못할 이 마음은 도대체 무엇일까? 알 것 같지만 도저히 입 밖으론 나오지가 않는다.



이거 혼자 적은 일기인데 7문단이 너무 어색한 것 같기도 하고 글이 너무 긴 것 같아 한문단 만큼은 삭제하고 싶음.. 그리고 여기서 더 잘 적을 수 있는 꿀팁이 있을까 ?? 너무 못 쓴 것 같아서 전달이 안된 것 같아서 아쉬움.


그리고 혹시 글쓰기 조언은 어느 갤가서 받아야 해 ? 여기 취지에 안맞으면 내가 삭제하겠음 쏘리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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