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인과 연

1편보다 낫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저는 2편이랑 비슷하거나 그보다도 구리다고 생각함

성주신이 썰 풀거나 강림이 김수홍한테 자기 얘기 조금씩 하고 그때마다 플래시백 계속 때려대는 게으르기 짝이 없는 구조인데, 그마저도 이제 극적 긴장감 준답시고 이야기의 일부를 반전마냥 나중에 공개하려다 보니까 김수홍은 별 이유도 없이 자꾸 강림에게 네 정체가 뭐냐 이유가 뭐냐 윽박지르는 답답한 캐릭터가 되어 버렸고 성주신도 작중 논리상 아무 이유도 없이 괜히 뜸 들이면서 1시간이면 떡을 칠 이야기를 며칠에 걸쳐 하는 변태가 되어버림

영화 전체가 딱 마지막 몇 분을 위해 나머지 부분들이 구색 맞추기 용으로 끼워맞춰진 느낌이라, 캐릭터들 성격도 이랬다 저랬다 극단적으로 변해대질 않나, 하여간 영화가 굉장히 기괴하단 느낌

투 러버스

미셸과 레너드가 창문 프레임 너머로 서로를 바라보는 씬이라든지, 미셸과 레너드가 옥상에서 다툴 때 카메라가 일부러 구조물들을 사이에 두고 움직이며 카메라 프레임 안에 다시 임의의 프레임들을 만들어 인물들을 나누는 씬이라든지, 계속해서 인물들의 사랑을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과 연결짓는 연출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함

미셸이 로날드를 대할 땐 쩔쩔 매면서도 레너드를 대할 땐 단순히 시선의 높이를 역전시키는 정도만으로도 레너드를 쩔쩔 매게 하는 것처럼 관계를 완벽히 주도하는데, 영화는 그 연장선 상에서 미셸이 레너드와 스킨십하던 도중에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모습을 보여줌. 극중 인물이 카메라의 프레임을 인지하듯 사랑에 임할 때조차 사랑도 결국엔 누가 프레임을 탈취하는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롤플레이 혹은 권력 다툼에 가깝다는 걸 미셸이 인지하고 있음을 딱 그 순간의 시선 한 번만으로 납득시키는 게, 경제적이면서도 깔끔하다고 생각했음. 그런데 그 시선에 대해선 조금 낯간지러운 연출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 같긴 함

마침 본인도 연애할 때마다 갑질하려 한다는 소릴 원체 많이 듣는 타입이기도 하고, 얼마 전에 끝난 연애도 제가 헤어지자 한 순간에 그런 원망을 많이 들었던 터라, 영화 내용에 굉장히 공감을 많이 했던 거 같네요...

스타워즈 4k77 복원판

그저 빛빛빛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