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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스포)흑의인 감상과 정성일 평론가 강의 후기앱에서 작성

니지와쿠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2 03:45:27
조회 890 추천 23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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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운좋게 영자원에서 상영하는 흑의인 취소표를 예매했다. 경기남부에 거주하는데 영자원까지 한시간 반정도 걸렸다. 아무래도 거리 때문에 평일에는 방문하기 어렵다. 주변에 사시는 분들이 부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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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작 전 촬영했다. 영화, 평론가 강의는 녹음 및 촬영 불가하다.


[흑의인 감상]

4호선에서 경의중앙선으로 갈아타며 시간 맞춰 도착했다. 나무위키 검색해보니 무료상영인지라 관람객들 매너가 별로일 수도 있다고 적혀있던데, 네임드 평론가 강의도 있어서 그런지 괜찮았다. 좌석도 좋은 자리였다. 광고없이 정시에 상영하고 얄짤없이 문 닫아버리니 영화제 온 느낌이 났다.

출연자가 문화대혁명 피해자인 음악가이고 나체 장면이 있다…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는 사전에 원작을 읽고 보는 걸 즐겨하기도 하지만 별 정보 없이 보는 것도 좋더라.

충격적였다. 주인공 왕시린이 정말 나체로, 성기를 다 드러낸채로 프랑스의 어느 낡은 극장에 홀로 등장한다. 솔직히 모자이크 생각했는데 감독은 아예 가릴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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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예술과 같은 퍼포먼스를 하는데, 유명한 제트기 자세를 시작으로 여러가지 불편해 보이는 자세를 취한다. 본인이 실제로 20대 때 당한 것이다. 상당히 고통스러워 보이고 눈물까지 흘린다. 그리고 말한다. 

“잊자, 잊어…” 

퍼포먼스는 그가 꾸는 악몽의 재현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왕시린은 반세기가 지났지만 그 고통은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 후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르고 피아노를 연주한다. 연주가 끝나고 왕시린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는 어린 나이에 인민해방군에 입대한다. 몇 년간 복무 후 상하이의 음악 학교로 가게된다. 그는 음악가였다.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지 어용 선전매체가 되고 싶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화대혁명 전에도 왕따 비슷한 걸 당했다고 한다.

문화대혁명이 시작되고 그는 반동분자가되어 온갖 고생을 한다. 시골로 쫒겨나고 홍위병들에게 온갖 고문을 당한다. 왕시린의 스승들도 죄 없이 반동분자로 몰려 목숨을 잃는다.

지옥같은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하지만 왕시린은 그가 음악인임을 잊지 않았다. 본인과 중국 인민들이 당한 고통을 음악, 교향곡으로 만들었다. 음악은 왕시린이 퍼포먼스와 이야기를 할 때 배경음으로 사용된다. 아름다운 선율이 아니라 시끄럽고 고통과 고뇌가 느껴졌다.

괴로운 경험은 그의 예술혼을 불사른다. 그러나 이건 전화위복 따위가 아니다. 고통이 너무나 크기에. 그 상처는 죽을때까지 아물지않는다.

영화 괜찮았다. 한편의 연극을 본 기분이다. 음악 감상회에 온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주인공은 왜 나체로 등장할까?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하라는 감독의 의도인가? 잘 모르겠다.



[정성일 평론가 강연]

영화가 끝나고 쉬는 시간 5분 후 정성일 평론가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사실 난 영알못이라 이분 잘 몰랐다. 당연히 실물도 처음 뵌다. 강연을 들은 지금 시점에서는 왜 갤주(긍정적으로)인지 알 것 같지만. 티셔츠에 슬림핏 청바지를 입어 지하철에서 흔히 마주칠 평범한 아재같은 인상을 받았다. 말투는 조금 특이하신 것 같았다.

“비도 많이오고 주말이라 가실 곳 없으실 겁니다. 그래서 천천히 말하겠습니다” 그냥 웃으라고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정말 2시간 30분 동안 쉬지 않고 말했다.

본인이 가장 어려운 것이 ‘영화 안 본 사람들에게 영화 설명하는 것’ 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러분이 사전에 왕빙 감독 영화 몇 번 봤다는 걸 가정하고 말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근데 난 흑의인이 왕빙 첫 영화였는데, 듣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 다만 중국 근현대사 지식이 없으면 이 강의는 듣기 힘들거라고 생각했다.

강의는 원래 제목인 ‘왕빙 입문 가이드’가 아니라 ‘왕빙 영화로 보는 중국 근현대사’ 정도로 바꿔도 좋을 것 같다. 2시간 30분 강의시간에 대장정, 국공내전, 한국전쟁,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등 다 나왔다. 평론가로 경지에 이르렀지만, 사학과 교수를 하셔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왕빙 영화는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봐야 한다. 일본 사극마냥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

9시간이 넘는 왕빙의 대작 철서구는 선양이라는 도시가 배경이다. 제철로 먹고 사는 도시였는데, 이게 사양산업이 되면서 노동자들은 임금을 받지 못한다. 임금을 받지 못하니 실업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가는 이들을 실업자 통계에 넣지 않는다. 왕빙은 카메라 한대를 들고 이런 잊혀져가는 사람들을 찍는다.

정성일 평론가는 ”본인도 시네필로서 잊고 있었는데, 영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기억이 잘 안나 정확한 표현은 아닌데, 이런 취지로 말을 하더라.)“라고 말하며 2시간 30분의 강의를 마무리했다. 


*필기구 가져갈 것 그랬다. 머리가 나빠서 강의내용 까먹는다.
*기억에 남는 말

- 왕빙 영화 특유의 긴 러닝타임 이야기하면서 나왔다. “본인이 이해하지 못하고 재미도 없는 긴 영화 보며 만족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시는데 시간 버리는겁니다”

-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기도 하지만, 영화가 관객을 선택하기도 한다. 자기가 영화에 선택받은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을 찍고 외국 매체와 인터뷰를 많이 했다. 반지하라는 공간을 통해 어떤 영상미를 얻으려고 했는지 물어봤단다. 반면 한국인들은 아무도 그런 걸 묻지 않는다. 반지하가 어떤 의미인지 이미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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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3개 대형 방송사가 모여 있는게 신기했다.

- dc official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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