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오마이걸 유아의 루프탑 뮤직비디오는 현실에서 아득한 꿈으로의 경계를 묘사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정상까지 올라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다. 누군가 밀고 밀치며, 소중한 물건을 떨어뜨리는 모습은 마치 현실세계에서와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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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리듬으로 시작하는 루프탑의 초반부는 유아의 목소리를 잘 담아냈다. 유아의 기존 이미지는 밝고 깜찍한 동안의 소녀같은 분위기다. 유난히 작은 얼굴과 갸녀린 몸매, 독특한 보이스는 그녀만의 매력이자 관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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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면서도 친근감 있는, 한마디로 귀여운 모습이 유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반면에 루프탑 MV 중반부에서부터 마지막까지는 치명적인 퇴폐미를 부각시켰다.

옥상으로 향하는 문은 현실과 다른 꿈의 경계이자 모호한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와 같다. 어둠이 펼쳐진 밤과 야경은 옥상 문 안의 밝은 조명과 완벽한 대비를 이룬다. 그것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정 반대되는 현상이다. 문 안의 통로는 어둡고, 문 밖은 밝을 것으로 상상했지만, 전혀 다른 컬러를 활용해 어느게 현실이고 꿈인지,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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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는 옥상 난간을 걸으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몽환적인 분위기와 신비감을 보여준다. 위험하며 위태로운 걸음걸이는 언제든 추락할 수 있고, 그 대상이 누구든 시간이 언제든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영원한 정상의 삶은 없다고 누가 그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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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과 함께 오버랩 되는 유아의 댄스장면과 운전하는 모습은 마치 추락 전 잘나가던 시절을 연상케 한다. 주차장까지 유아를 따라오는 고급 승용차 역시 부를 상징하는 화려한 지난 날의 회상이다.

바닥까지 떨어져 본 자만이 정상이 얼마나 달콤하고 황홀한지,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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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범하게 살고 있는 현재의 일상이 실제로 인식 너머에 존재하는 것 일까? 아님 인식 할 수 있는 삶 속에 있는 것일까? 철학과도 같은, 아니 쉽게 간과하는 이 질문을 루프탑은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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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꿈, 어느 쪽이 사실이고 거짓인지는 애초에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상적인 삶이 어떤 삶이고, 비정상적인 삶이 또 어떤지 뭣이 중요할까? 원칙이 무너지고 비상식이 판치는 세상에 그게 현실이든, 환상이든 크게 게의치 않는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 때문인지 아니면 가사 때문인지 자꾸 따라부르는 이유와 원인을 우리는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숲의 아이'의 청순한 자연인과도 같은 모습에서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는 건지 묻는 것도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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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안에 내포되어 있는 본래의 양면성이 표출된 것이고, 유아야 말로 이번 앨범으로 실재 존재하는 자아가 비로소 터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현실과 꿈의 경계가 아닌 공존하는 '실재'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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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피쉬'의 어리고 발랄한 모습도 유아이고, '보더라인'의 섹시하고 강렬한 모습도 유아다. 유아의 솔로는 이제 시작점에 있다. 그녀의 세계관과 스토리는 어느 쪽이 더 유아다운지 스스로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유아의 진정한 솔로 도미노 카드는 이제 막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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