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돌고 도는 계절 안에서 당신을 계속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보이지 않아도 목소리가 닿지 않아도 만질 수 없어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봄에, 조금 불안하게 걸어가는 당신의 등을 밀어주고 싶었습니다.

여름에, 땀을 닦는 당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가을에, 망설이는 당신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습니다.

겨울에, 얼어붙은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다고 바랬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네요 이제 끝나는구나.

당신을 계속 사랑했던 계절이 끝나려고 하고 있다.

아아... 무엇일까.

너무나도 눈부시고 따뜻해.

분명.

이것이, 봄이구나...

아무도 없는 거리를 나는 달려간다.

무엇인가에 닿기 위해 나는 손을 뻗는다

뻗은 손끝은 어디에도 닿지 않지만, 살며시 한송이의 눈을 쓰다듬었다.

이제 내리지 않을, 언젠가의 눈의 감촉이.

왜 내가 여기에 있는지, 어떻게 되어버렸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억의 끝에는 무척 다정한 추억이 있었다.

거기에는 모두가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좋아하는 사람과 손을 잡으면서 걷고 있었다.

저기, 알고 계십니까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의 꿈을 꾸듯이

죽은 사람도 살아있는 사람의 꾼답니다.

눈부신 세계를 바라보며...

그것은 첫사랑의 추억

이 손에 닿았다고 생각한 순간 사라져 버렸던

첫눈의 추억

돌고 도는 춘하추동.

끝나는 1095일.

그것은 환상처럼 지나가버리는걸까.

고스트처럼 사라져버리는걸까.

그러나 벚꽃처럼.

미래에 다시 꽃이 피어나는 예감을 남기고.

졸업,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