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애정 대회] 탈론에 맞서 싸우는 호그와 키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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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겐갤대회] [오버워치 애정 대회] 탈론에 맞서 싸우는 호그와 키리코앱에서 작성

호그♡키리코

2024.05.23 14:40:16

조회 1177 추천 1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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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를 돌자 막다른 골목이었다. 탈론에게 쫓기던 키리코와 로드호그는 절망했다. 고철총도 전투 중 부서졌고, 정화의 방울과 회복가스 모두 소진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곧 병사들이 둘을 둘러쌀 터였다.

로드호그는 나지막이 말했다.

"넌 도망쳐라. 지원을 요청해라."

벽을 타고 올라가서 빠져나가라는 부탁이었다. 키리코라도 탈출하는 편이 후일을 도모하기 좋은 선택이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키리코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고 있었다.

"안돼 아저씨. 혼자 둘 순 없어."

차라리 같이 죽겠다는 뜻이었다. 로드호그는 그저 한숨을 쉬며 말할 수밖에 없었다.

"키리코, 어째서.."

이윽고 탈론 병사들이 쫓아왔다. 그들은 총을 겨누며 둘을 포위했다.

"투항해라. 아니면 '셋'이 너희가 듣는 마지막 말이 될 뿐이다!"

"하나, 둘.."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둘은 손을 꽉 잡았다.

키리코는 옆의 로드호그를 돌아봤다. 약간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하는 그였다. 그동안의 삶이 키리코에게 주마등처럼 스쳤다. 하시모토를 더이상 막기 힘들어 로드호그 듀오와 임시적 동맹을 맺고 싸웠던 날, 그녀에게 점점 감화되어가던 로드호그의 모습, 그러던 중 겐지를 도와 오버워치에 합류해 탈론에 맞서 싸웠던 날들..

언젠가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 늘 생각은 했지만 막상 닥쳐오자 무섭고 서글퍼졌다.

"셋..!"

키리코는 눈을 질끈 감았다. 병사들의 총성이 빗발치더니 곧 끊겼다.

내가 어떻게 멀쩡한 거지? 어리둥절해하며 눈을 뜬 키리코는 경악했다. 로드호그가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그의 몸에선 연기가 사방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말을 잇지 못하는 키리코에게 쿨럭이며 로드호그가 말했다.

"지금이다..지금이야."

그 말에 뒤를 바라보자 총알이 모두 떨어져 당황하는 병사들이 보였다. 반격의 기회였다.

키리코는 분노하며 달려들었다. 하시모토든 어떤 적이든 되도록 죽이지 않으려 하며 싸워왔던 그녀였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전부.. 죽여버릴거야!"

병사들은 재장전할 새도 없이 비명을 지르며 그녀에게 쓸려나갔다. 미친 듯이 쿠나이를 꽂고, 던지며 적들을 쓰러뜨렸다. 한동안 골목에선 병사들의 절규와 거친 쇳소리, 둔탁한 파열음만이 들려왔다.

마지막 잡몸까지 처리한 키리코는 다시 로드호그에게 달려갔다.

로드호그를 어루만지며 그녀가 울먹였다.

"아저씨, 왜 그런 거야.."

그는 대답 대신 안심시키듯 키리코의 얼굴을 쓰다듬기만 했다.

"살 수 있어. 사람들을 불러올게. 제발, 제발 조금만 힘내.. 응?"

안타깝게 말하던 키리코를 꽉 잡으며 로드호그가 말했다.

"괜찮다. 여기 있어라.."

키리코는 그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가 치료를 당장 받는다 해도 살기 어려운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는 걸 사실은 알고 있었기에. 키리코는 눈물만 흘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가면을 벗기려던 키리코였지만 로드호그가 거절하듯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가면 뒤에 감춰진 얼굴은 내가 아니다. 흉측한 살과 뼈만이 있을 뿐."

로드호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은 힘을 다해 말하고 있었다.

"내 이름은 마코다. 마코 러틀리지.."

그 말을 끝으로 키리코를 달래듯 쓰다듬던 그의 육중한 손이 땅에 떨어졌다. 방독면 속 거친 숨소리도 더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울음을 터뜨리며 키리코는 말했다.

"그래, 기억할게..! 기억할 거야 아저씨.. 아니 마코.."

날이 밝아올 때까지 그의 곁을 지키던 키리코는 서서히 일어나 골목 밖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마코가 전사한 걸 알려야 했고, 탈론과의 전투도 끝나지 않았다.

떠오르는 해가 비추는 거리를 향해 키리코는 사라져갔다.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세상이 그녀를 맞이하려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못 쓴 거 알지만 올려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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