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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좋은 묘사와 나쁜 묘사. by 아인 랜드

극우망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1 03:15:43
조회 794 추천 14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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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걸어서 다리를 건넌 적이 없었다. 이런 밤에는 말이다.

빗줄기는 아주 가늘어 거의 안개 같았다. 이 안개는 일종의 차가운 회색빛 커튼으서, 

휙휙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김서린 차창 뒤에 숨은 흰색의 창백한 타원형 얼굴들과

나를 분리해주고 있었다. 심지어 찬1란한 밤의 맨해튼은 먼 곳에 떨어져 있는 몇 개의 졸리운

노란 불빛들도 바뀌어 있었다.


  저쪽 어딘가에 나는 차를 내버려두고 레인코트 깃에 머리를 파묻은 채 걷기 시작했고,

밤은 내 몸 둘레를 담요처럼 감싸고 있었다. 나는 걸으며 담배를 피우다가 타다 남은 꽁초를

내 앞으로 휙 집어던지고는 그 꽁초가 아치형을 그리며 바닥에 떨어져 마지막으로 깜박이다가

피식하며 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외로움 밤' ㅡ미키 스필레인ㅡ



  그 시간, 그 순간, 그 장소는 자신의 젊음의 바로 그 심장부와 자신의 욕망의 절정 부위를

견줄 바 없이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도시는 이날 밤처럼 아름답게 보인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그는 뉴욕이 세계의 도시들 가운데 우뚝 선, 밤의 도시라는 사실을 알았다.

여기에 비할 바 없이 놀라운 아름다움이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그 장소와 시간에 내재한

일종의 현대적 아름다움으로서, 다른 장소와 시간이 필적할 수 없었다.


  다른 밤의 도시들의 아름다움은 ㅡ이를테면 그 거대하고 신비로운 밤의 찬1란한 꽃들 가운데

사크레 쾨르 언덕 아래로 펼쳐진 파리라든지, 너무나 광대하고 끝없는 세계 속에 빠져들기 때문에

아주 특별히 가슴 설레는 안개에 젖은 뿌연 불빛들의 런던이라든지 ㅡ멋있고 신비로운 나름의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뉴욕의 이런 아름다움에 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은

여지껏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갑자기 깨달았다.   '거미줄과 바위' ㅡ토마스 울프ㅡ



두 글은 모두 '밤의 뉴욕'을 묘사한 글인데, 아인 랜드의 의견으로는 

전자의 글은 단 하나의 정서적인 단어도 없이 

시각적인 사실들만을 제시해서 분위기를 이끌어낸 글이고


후자의 글은 '아름다운', '놀라운', '비할 바 없이' 등의 독단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만으로

묘사한 천박하고 해로운 글임. (아인 랜드의 표현에 의하면 '정지된 미학적 발달',

'예술로 발전하지 못한 손가락 훈련')


아인 랜드의 객관주의는 존재의 최우위성(존재는 그냥 당연히 있다는)이라는 

데카르트 이전의 고전적인 인식론을 근본으로 하는데

실재가 보이지않는 주관적인 묘사는 주관적인 심리인식론을 향하는거라면서 상당히 폄훼했음



개인적으로도 첫번째 글이 운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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