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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독회] [복수혈전] 한병철의 에로스의 종말, 창세기 3:15절.

현상금사냥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3 22:54:42
조회 590 추천 1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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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을 토대로 chatGPT4o랑 달리가 그려준 그림. 다른 그림도 많은데 수위가 높다.)








복수는 불타는 사랑이다. 복수는 나를 상대에게 바치는 거룩한 제사다. 에로스가 열망을 통한 헌신이라면 복수는 증오로 인한 헌신이다. 복수는 원초적 에너지를 담고 있다. 그 에너지는 파괴적이지 않고 창조적이다. 당신은 복수를 통해 신령한 것을 잉태할 수 있다.


한병철의 에로스의 종말

그에 따르면 에로스란 타인을 발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사람은 타인에게서 전혀 다른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을 투신한다. 이것이 한병철이 그려내는 에로스다.


그는 항상 자본주의를 의식하고 있다. 이 책은 자본주의가 더럽힌 에로스를 닦아내는 의식이다. 그에 의하면, 자본주의는 나르시시즘적인 사랑을 만들어냈다. 자본주의는 더 이상 타인에게서 타인을 발견하지 않는다. 자신만을 발견하고, 자신만을 사랑한다. 에로스에서는 자신이 희생자가 되지만, 자본주의적 에로스-즉 나르시시즘적인 에로스에선 자본이 희생자가 된다. 그렇기에 회복이 빠르고, 공급도 빠르다. 그렇게 패스트푸드와 같은 포르노가 자본주의의 에로스가 탄생한다.


그러나 자신을 버리는 에로스에선 사랑의 템포가 느리다. 적막하고 지루하다.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10개월이 걸리듯, 에로스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나를 바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로스에서는 전혀 다른 타인을 발견한다. 두렵고 거칠고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그렇기에 무섭고 떨린다.


바로 이런 타인의 강물에 자기 자신을 던져버리는 것. 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 타인에게 완벽히 지배당하는 것. 내 삶에 오로지 나와 다른 타인만이 존재하는 것. 돈이 대신 할 수 없는 희생이 따르는 것. 이것이 에로스다.


복수와 에로스

복수는 자기 희생을 동반한다. 복수는 자신의 존재와 본질을 상대에게 바치는 과정에서 자신을 불태운다. 이는 에로스가 서로에게 완전히 몰입하고 자신을 잃어버리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복수는 미움과 증오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상대에게 다가간다. 이 자기 소멸의 과정은 에로스가 타자에게 다가가 융합하여 자신을 초월하려는 시도와 닮았다. 그렇게 에로스는 아기를 잉태하고, 분노도 전혀 다른 누군가를 잉태한다.


복수와 사랑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이성과 감정의 극단적 결합에 있다. 복수는 단순한 분노가 아닌 치밀한 계획과 냉철한 이성을 필요로 한다. 이는 에로스가 단순한 끌림을 넘어 상대와의 지적이고 영적인 교감을 통해 완성되는 것과 유사하다. 복수는 모든 감정과 이성을 총동원해 상대에게 접근하며 자신의 현존재를 초월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복수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타인을 향해 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도저히 허용할 수 없는 타인을 향해 있다. 절대 내가 아니며, 나일 수 없는 그것, 심지어 나에게 저항적인 것에 온몸을 바친다. 에로스가 나와 구별되는 타인, 매끄럽지 않고-거칠고, 익숙하지 않고-놀라움의 연속인 타인을 의식하는 것과 매우 닮아 있다.


성경과 복수, 그리고 사랑

성경의 이야기(특히 창세기와 3:15절)를 통해 이 논리는 더 명확해진다. 성경에서 사탄은 하나님의 복수의 대상이자 사랑의 대상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뱀의 머리를 밟아 악을 이김을 통해 구원자로 정의된다. 이는 복수가 자기 초월의 과정임을 보여주는 예다.


그 점에서 성경은 BDSM 역할극이다. 서로 뜨겁게 사랑하며 섹스를 갈구하는 두 세력의 관계가 드러나 있다. 하나님과 사탄, 선과 악은 상호의존적이다. 이 관계는 지배와 복종, 통제와 헌신의 극단적 표현을 통해 나타난다. 이들은 서로를 파괴하고 재창조하며 궁극적으로 하나가 되어 완성되는 드라마를 형성한다. 아니, 모든 것은 그로부터 나왔기에, 성경은 BDSM 모노드라마이다. 하나가 분열되고 서로에게 복수하며 다시 또 다른 하나가 된다. 서로 자신을 잃어버리고 끝내 무언가가 된다. 성경에서의 에로스는 복수다.


결론

복수는 불타는 사랑이고, 사랑은 장난스러운 복수다. 이는 우리의 존재를 타오르게 하는 깊은 열정과 헌신의 표현이며, 우리를 스스로 초월하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을 드러낸다. 복수와 사랑은 서로를 통해 존재를 재구성하고, 궁극적으로 하나가 되어 완성되는 숭고한 감정의 형태다.


에로스의 종말을 통해 자본주의로 인해 그릇된 에로스를 발견한다.

자본주의에선 화폐가 우리의 그리스도였지만, 이젠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가 되어 사랑의 십자가에 달릴 것을 요구한다. 이 세계는 사랑과 미움이 가득한 무질서한 세계이다.


당신이 그토록 혐오하는 그것은,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섹스파트너다.

당신은 그와 하나였다는 것을 잠시 잊고, 함께 소멸하여 다시 하나가 되려고 한다.


그러니 복수하고 싶다면, 상대를 탐닉하라. 그리고 자신을 완전히 내어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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