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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10년차 그냥 생각들

제인오스틴123(125.190) 2018.11.19 18:26:42
조회 1548 추천 13 댓글 8

 지난 10년 간, 많은 일이 있었다.


 강박증때문에 많은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일이 있었는데 강박증이 함께 했었다.


 이제는 강박증이 없는 삶은 어떨까 상상도 가지 않는다.


 생각이랑 연관되어 있다 보니, 강박증이 어디까지는 괜찮았던걸까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살아왔으니, 이렇게 살아간다.


 강박증과도 협의점을 중간 중간 찾아가며, (강박증은 자주 그 합의점을 깨지만)


 어떨 때는 좋아졌다가 어떨 때는 더 나빠졌다가, 롤러코스터 같은 강박증을 안고 살아가는데 익숙해졌다.


 어렸을 때는 참다 못해 울었던 적도 있었다.


 왜 나한테 이런 병이 찾아왔을까, 이것만 없었으면 좀 더 괜찮게 하지 않았을까.


 이제는 그러려니, 이 것도 내 능력 중 일부겠거니 하면서 살아간다.


 년차가 길어진만큼, 강박증을 상대하는 것에도 여유가 조금 생겼다.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지, 힘들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이런 생각들이 내 잘못은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다.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나가는 것들이 생각인데


 나는 좀 특별하게 그 생각들을 잡아두는구나, 아 그렇구나 그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지금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17살때 내가 강박증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단순한 손 씻기에서 점점 더 발전해서 강박 사고, 행동으로 이어졌다.


 안좋은 생각을 하며 무언가를 했으면, 다시 덮기 위해 좋은 생각을 하며 그 무언가를 다시 해야했다.


 손 씻기, 확인, 눈 깜빡임, 뭐 모든 것이 강박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비합리적인 사실임을 알고 있지만 이제 그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강박증을 흘려 보내며, 자 봐라, 강박증 무시했어도 그런 일 안생겼지? 라고 말해도 그렇게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애초에 이 강박증이란 놈은 그런 것들을, 진실을 들을 생각도 없다.


 그런 것들을 증명하려 하고 보여주고 이런 것들 자체가 강박증을 무시하는게 아닌, 오히려 그에게 인정 받고 싶어 하는 모습같다.






 강박 행동 미뤄보기, 불안과 마주하기 등등 강박증 치료법은 여러 가지 있는데 나한테는 잘 맞지 않았다.


 맞지 않았던 것인지, 꾸준히 그냥 안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병원을 꾸준히 다녔으면 좋았으려나 생각이 들다가도, 약 먹었을 때 그 졸림과 멍한 증상때문에 차라리 안 먹는게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그때 약 용량을 좀 더 줄였으면 괜찮게 먹고 살았을지도, 첫 인상이 너무 안좋아서 약을 멀리하게 됐다.


 병원 다닐 예정인 사람은 약 먹어보고 안맞으면 의사랑 꼭 이야기해보길 바란다.


 완치란 것이 있을까.


 나는 그 근처도 가보지 못한 것 같아서 하는 말이지만, 정도의 높낮이가 줄어드는게 아닐까 싶다.


 롤러코스터였던 것이 청룡열차가 되듯이. 그리고 마침내 놀이기구에서 내려서 평지를 걷듯이.


 여기 갤러리 사람들 모두 행복하게 살았음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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