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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가을이와 소리(5)앱에서 작성

TKSGM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11 11: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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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라면 냄새가 가을이의 방을 가득 채운다.
어쩌다 보니 다시 오게 된 가을이의 방 한가운데에서 소리는 조금은 불편함을 느끼며 어정쩡하게 앉아있다.
가을이 역시 조금은 상기된 얼굴로 조용히 라면을 끓인다.


"자! 먹자~"


조그만 밥상 위에 냄비와 젓가락이 올려진다.
가을이는 앉을듯하더니 다시 일어나 냉장고에서 작은 김치통을 꺼내 뚜껑만 열고 그대로 냄비 옆에 올려둔다.


"자... 잘 먹을게..."


두 여자는 서로 어색하게 인사하고는 상대방의 젓가락질을 방해하지 않으려 조심스레 라면을 덜어먹는다.
그러나 애초에 한 봉지만 끓였기에 젓가락질 몇 번에 냄비는 금세 바닥을 보이고 말았다.


"어라? 다 먹었네..."


가을이는 중얼거리며 과자 몇 개와 맥주캔을 집어온다.


"또 마시게?"


가을이의 주량이 걱정된 소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아랑곳 않고 맥주캔을 따는 가을.


"아쉽잖아."


기분 좋게 한 모금 마시고는 뜯어놓은 과자도 얼른 하나 집어먹는다.
그렇게 별말 없이 과자를 먹는 둘.
가끔씩 가을이가 맥주를 홀짝이는 소리만 추가된다.


"나... 이제 배불러..."


예의상 과자를 몇 개 집어먹었던 소리는 더 이상 뱃속에 여유가 없다는 걸 인지하고 상에서 한발 물러난다.
그러고 가을이의 상태를 살피는데.


"으응~ 벌써?"


취기가 올랐는지 벌게진 볼과 반쯤 풀린 눈의 가을이가 보인다.


"아으... 왜 이렇게 더워?"


가을이는 그 고운 얼굴을 팍팍 찌푸리며 불편해 보이던 티셔츠를 일순간 훌렁 벗어던진다.


"가... 가을아?"


그러지 않으려 해도 소리의 시선은 순간적으로 가을이의 가슴 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치 봐주길 기다렸다는 듯 가을이의 브래지어는 섹시함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 중이었다.
짙은 검은색이었지만 애초에 끈이나 면적 자체가 작아 가을이의 하얀 가슴이 그대로 노출되었고, 그래도 속옷이라고 유두는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었다.


"...!"


소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휙 돌린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예쁜 것을 본다는 건 본능이지만, 그 상대가 가을이라는 것이 소리를 조금 곤란하게 만들었다.


"소리야아..."


가을이는 상을 대충 옆으로 밀치고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가을이를 향해 다가간다.


"나... 너무 더워..."


지금까지 가을이를 봐오며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혀 짧은 애교에 소리는 순간 크게 당황한다.


"가을아?"


하지만 가을이의 눈엔 소리의 당황한 표정이 보이지 않는지 더욱 앞으로 다가가며 소리의 어깨에 손을 살포시 얹는다.
가을이의 약한 터치에도 몸을 움찔거리는 소리.
제대한 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가을이의 구타가 소리의 몸과 감각에 베여있었다.


"소리야... 나, 아무래도 네가 좋아진 거 같아..."


가을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소리에게 가히 충격적이었다.
마치 실어증에 걸린 듯 소리는 가만히 가을이를 바라본다.
가을이도 그런 소리에게 시선을 맞춘다.
잠깐의 정적.
소리가 눈을 한 번 깜박이는 순간, 가을이의 입술이 소리의 입술에 닿는다.
라면과 맥주, 과자 냄새가 소리의 코 안으로 한꺼번에 밀려들어온다.
가을이의 부드러운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혀가 나오려던 찰나 서리는 가을이를 강하게 밀친다.


"무슨 짓이야!"


소리가 꽤 강하게 밀었는지 가을이는 그대로 바닥에 털썩 드러누워버린다.


"왜애애... 군대에서 내가 너 괴롭혀서 그래애? 그래서 내 사랑을 못 받아주는 거야? 나는 너 좋다고오... 좋아하면 안 돼? 응?"


가을이는 술 주정을 부리는 것처럼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는다.
소리는 가을이의 말에 아무런 대응도 못한 채 놀란 눈으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


"야...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이윽고 조심스레 말을 건네는 소리.
그러나 가을이는 그 사이에 잠이 들어버린 건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뭐... 뭐야...?'


한바탕 본심을 쏟아낸 뒤 잠들어버린 가을이는 편안해졌지만, 반대로 그 취중고백을 온전히 받아낸 소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가만히 앉은 채로 가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 소리.
언제부터 자신에게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부터 생각하다 보다 근본적인 왜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맞닥뜨리는 소리.
그러나 소리의 복잡한 머릿속과는 다르게 심장만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요동치고 있었다.


———


"으음..."


목이 타는 갈증 속에 잠에서 깬 가을.
속도 좋지 않음을 깨닫고 저절로 인상이 쓰인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나서야 부엌에서 무언갈 만들고 있는 소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김소리?"

"일어났어? 마침 국도 다 됐는데... 상 좀 차려줄래?"


왜 아직도 소리가 자신의 집에 있는지 매우 궁금했지만 아무 말 없이 밥상부터 펼치는 가을.
소리 역시 별말 없이 간단하게 아침상을 차려낸다.
보기만 봐도 시원해 보이는 북엇국의 냄새에 가을이는 잘 먹겠단 말도 없이 한 술 떠서 입으로 가져간다.
쓰라린 속을 달래던 찰나 그제서야 아무런 말도 없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소리를 눈치챈다.


"... 왜?"

"너... 어제 그 말, 진심이야?"

"뭐?"


무슨 말을 했나 싶어 되짚어보지만, 당최 생각이 나질 않는 가을.


"내가 뭐랬는데?"


순진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가을이에게 소리는 어젯밤의 일을 설명한다.
소리의 이야기에 얼굴이 빨개질 대로 빨개진 가을.


"야... 그, 그건... 그냥 술주정이야!"


당황스러운 마음에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급하게 밥을 떠먹는 가을.
그러나 소리는 그런 얕은 변명에 넘어갈 심산은 아닌듯했다.


"가을아."


소리의 진지한 목소리에 숟가락을 쥐던 손을 멈추는 가을.


"내 눈 똑바로 보고 얘기해 봐. 정말 술 주정이었어?"


사회에 나와 만나고 나서부턴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소리의 진지한 눈빛에 가을이는 숟가락을 살짝 내려놓고 작게 한숨을 쉰다.


"너... 좋아하는 거 맞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와 함께 고개를 푹 숙이는 가을.
그리고 차라리 무슨 말이라도 나왔으면 할 만큼 긴 침묵이 이어진다.


"언제부터였는데?"

"어?"

"군대 있을 때부터야...?"

"아니야! 절대!"


황급히 두 손을 내저으며 부정하는 가을.


"그때부터 좋아했으면... 내가 너한테 그렇게 했겠어...?"

"그럼?"

"그냥..."


말끝을 흐리다 무언갈 결심한 듯, 조심스레 입을 여는 가을.


"군대 가기 전이나 지금이나...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들은 다 내 외모만 보고... 접근하는 사람들이었어. 남자들은 나 좀 어떻게 해볼까 싶은 게 눈에 훤히 보이고, 여자들은 그런 내 주변에서 뭐라도 혜택 보는 게 있길 기대하는 그런. 진심이 아니었단 걸 알면서도, 내가 그런 사람들마저 내치면 정말 내 주변에 남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었어. 그래서 그냥 즐기는 척 했던거고."


가을이의 담담한 고백에 소리는 자세를 꼿꼿이 세우고 경청하기 시작한다.


"근데 너는 아니었어... 내가 그렇게 괴롭혔는데도... 네가 다쳐가면서까지 날 구해주고 챙겨주고 생각해 주더라... 그래서 그때쯤부터였던 거 같아, 내가 널 좋아하게 된 게."

"..."

"물론 이기적인 거 알아. 군대 있을 때... 내가 너뿐만 아니라 모두를 괴롭히고 때려서 힘들게 했던 거. 그럼에도 내가 널 좋아하는 게... 많이 역겹지...?"


물음이었지만 가을이는 소리를 차마 볼 수 없어 눈을 내리깔았다.


"네가 나한테 욕하고 때리고 다신 보지 말자고 해도 난 할 말이 없지만... 난..."

"진작에 고백하지 그랬어."


의외의 답에 가을이는 놀라 고개를 든다.
소리가 자신을 바라보며 빙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

"나도 사실 그랬어. 군대에서 처음 봤을 때, 네 미모가 워낙 뛰어나서...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싶어서 꽤 감탄했었거든. 근데 지내보니까 성격이 완전... 아마 나 포함해서 내 밑으로는 너를 다 안좋아했을거야. 그래서 전역하고 나선 안 볼 심산이었는데... 또 이렇게 만나니까 우연인가 싶긴 하더라고."


소리와의 재회가 생각나 자신도 모르게 슬쩍 웃게 되는 가을.


"막상 사회에서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아이라서 나름 안심은 했었어. 그래도 가끔은, 그리고 아직도 너랑 몸이 닿으면... 흠칫하게 되더라."


그 어떤 걸로도 지울 수 없을 폭력의 잔상을 남겼다는 생각에, 가을이는 다시금 시무룩해진다.


"그래도."


이미 안중에도 없는 밥상을 슬쩍 옆으로 치우고, 소리는 가을이에게로 다가가 뺨을 어루만진다.


"옛날의, 군대 시절의 내 맞선임 김가을이었다면 내가 어떻게 되던 무시했겠지만, 사회에서의 가을이는 그렇지 않더라. 너도 다쳐가면서 나를 감싸주고, 술 취해 길거리에 나자빠진 나를 데리러 와주고... 네가 정말 많이 바뀐 거라고, 아니 원래는 이런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어."


소리의 얼굴에는 홍조가 피어오른다.


"너의 그 거칠면서도 솔직하지 못한 다정함?에 나도 조금씩... 너한테 반한 거 같아. 그리고... 좋아하게도 됐고..."


소리의 고백에 가을이는 놀란 눈으로 소리의 눈을 바라본다.
소리도 그런 가을이의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한마디 더 덧붙인다.


"가을아. 나랑 사귀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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