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5줄요약있음)

예를들어 제사의 경우에도

정확히는 기본적으로 조선의 성리학에서는 직접 보이는거 말고는 다 잡것이라고 배격하는데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거만큼은 조선 내에서도 의견이 존나 갈렸음

1. 조상의 혼은 존재하고 그렇기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 얘들은 반대파한테 "그래서 근거 갖고와" 하고 싸웠고

2. 혼 같은게 어딨냐 근거 가져와봐라. 제사지내는건 조상님들한테 감사함을 표하기 위한거지 뭔 혼이고 나발이고냐

-> 얘들은 이런 호로자식을 봤나 / 그게 왜 호로자식이냐 너 맞장까자는거냐 하고 싸움

성리학 자체랑 유교 자체만을 떼놓고 보면 불교와는 달리 확실히 종교라고 보기에는 힘든것은 부정못할 사실인데

그렇다고 "조선 유교" 가 종교적 색채가 없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음. 조선 왕실은 꾸준히 유교의 천신들에게 제사를 지내왔거든

유교적 신화계에서 신하는 신하급, 평민은 평민급, 왕은 왕급, 황제는 황제급의 신에게 제사를 올릴수 있었고

유교의 최고신은 호천상제 / 황천상제인 상제급이었으나 그건 명나라 황제가 모시고 있는 신이라 그걸 모실 수는 없었음

그래서 꼼수로 고른게 중국 평민들이 모시는 도교신인 옥황상제를 모시는건데 이름은 상제지만 일단은 백성급 신이라 모실 수 있었음

그래서 군밤맨이 황제되자마자 한게 옥황 갖다버리고 호천 모셔오는거였고

근데 각종 신들에게 각 계층이 제사지내는 명이랑 달리 조선은 딱히 민간에서 신을 따로 모시거나 그러진 않았고 이런 제사장적인 부분은 왕 차원에서 끝나긴 했는데

그렇다고 아예 유교에 영향을 받은 민간신앙이 사라진 건 또 아니고 이건 타 신앙으로 "개종" 할 경우 확실히 사라지는 지역적 민간신앙적인 부분도 확실히 존재함

예를들어 과거에는 초자연적이고 신적인 존재였다가 성리학의 존재로 민간에서나 돌아다니는 잡귀 수준으로 전락한 도깨비라거나

게다가 종교와 무관한 사상이라고 하기에는 또 문제가 있는게

구한말에 가톨릭을 수용한 애들이 유교를 갖다버리는 행적을 너무 자주 보였다는 거

"천주를 모시지 않는 나라엔 가치가 없다" 라면서 나라를 프랑스에 팔아먹으려고 하던 놈도 나오고

보통 이교도나 난동 일으키려는 정치범 애들도 한번 체포후 석방하면 말듣고 많아봐야 두번 석방하면 말듣는데 차라리 죽이라고 난리쳐서 조선 정부를 당황시킨 종교는 기독교가 처음이었음

성리학의 기본과 유교의 근본을 모조리 근간부터 무시해버리거나 반대되는 행적을 박해를 몇 번이고 당하면서도 꺾이지 않고 보여줬기 때문에 유교는 통치이념으로 두고 내부 종교팝은 관련없는 시스템으로 두는건 또 애매하고 유교적 사상과 합치하는 특정 무신론적 or 민간신앙이 존재해야 할 필요는 있음

게다가 조선은 특히 수양이 개삽질쳐놓기 전과 이후의 국가적 성질이 극심하게 갈리는 나라라서 유학의 교조화를 구현하기에도 상당히 곤란한게

관학파가 집권하고 있던 문종/단종기까지만 해도 걍 양반은 공무원이랑 딱히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개념이었는데

세조가 왕위를 찬탈하고 나서 왕위의 정통성과 통치기반을 훈구공신이라는 집단에 기댔기 때문에 훈구공신 몇몇 개인은 숙청해도 훈구공신 집단 전체는 편의를 미친듯이 봐줄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훈구공신의 모토가 "왕에게 충성하기"라서 자발적인 충성을 받아내기는 쉬웠지만

그 탓에 말도안되게 비대해진 훈구공신이 나라를 말아먹으려는 걸 견제하려고 사림파를 키웠고 그 사림파가 훈구를 끝장내고 승리를 확정짓게 된 정책이었던 향약 제도로 양인 / 천민의 양천제가 붕괴됨

원인은 바로 훈구파 집권기에 조선 부정부패는 극에 달해서 나라를 말아먹기 직전이라 차라리 이럴거면 지역 양반들이 배운것도 있고 도덕심도 있으니 탐관오리 대신 지역 양반들에게 해당 지역을 통치할 권리를 부여하자... 라는 취지로 탄생한 향약 때문에

1. 양반 - 향약으로 농민을 통치할 권리를 가지는 지역 귀족 (법적으로는 양인)

2. 중인 - 양반에게 통치받지 않는 양인

3. 상민 - 양반에게 통치당하는 양인

4. 천민 - 천민

의 4계급 반상제가 자리잡음(법적으로는 여전히 양천제였음)

이거 때문에 걍 공무원 취급이던 양반이 사실상 귀족 작위로 변모하고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굉장히 많이 남아있던 지방자치적 학자집단이(사림도 원래 지방학자들이었음) 모조리 다 신분유지/신분상승을 위해 과거제로 몰려버리고 교조화를 가속시킴

그래서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벼슬에 관심없는 재야의 은둔고수(선생, 처사 등)가 재상보다 대단하다~ 같은 말이 나왔는데 후기부터는 그런 말이 쏙 들어감

그래서 같은 유교여도 이게 조선 초기냐 조선 중기냐 조선 후기냐에 따라 종교적 색채가 강하거나 약하고 애초에 수양대군이 훈구공신 끌고 찬탈하거나 향약 제도를 막아버리면 애초에 유학의 교조화는 성립 자체를 못 하기 때문에 더 애매해짐

베스트는 국내 종교팝은 조선 유교식 재래신앙과 무신론과 불교를 스까고 중국 민간신앙들과는 서로 관계도나 이단관용 페널티 안 받게 만들면서

유교를 추가적 통치 시스템으로 만들어 두거나

아니면 여기서 추가적으로 향약이벤트 같은 걸로 점진적으로 유교라는 종교로 변모해가는거지만 솔직히 얘들이 이렇게까지 해줄거 같진 않음

5줄요약

1. 유교랑 성리학만 떼놓고 보면 종교가 아닌건 맞음

2. "조선 유교"는 종교적인 모습이 보이지만 아주 심하진 않고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많았음

3. 조선 후기로 갈수록 교조화되고 종교적 색채가 강해지는데 이게 향약이랑 사림파 집권 / 수양 집권 때문이라 얘들이 없으면 성립이 안 됨

4. 가톨릭과 같은 서구 종교들이 유교랑 성리학적 가르침에 전면적으로 저항해와서 단순히 철학시스템으로 퉁치기에도 애매함

5. 차라리 무신론자 + 유교적 토속신앙 + 불교에 유교 시스템 얹고 이벤트로 유교라는 종교로 통합되어가는 과정을 넣으면 베스트지만 패독이 이렇게까지 해줄거같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