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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우주폭력배론 : 신앙 - 2차판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14 0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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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폭력배론 : 신앙






“때가 왔다. 인류 속에서 모든 범죄자를 죽일 수 있는 그날이 왔어.”


김요한은 주먹을 쥐면서 감정을 추스렸다. 김요한은 김보람 베드로 신부의 면담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2100년대 초의 어느날 김요한은 지구 연합의 의회실 안에 홀로 앉아 있었다. 우주폭력배론 정당의 우두머리인 김요한은 지구 연합 하원 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건장하고 활력 넘치는 102세 남자인 김요한이지만 남미에서 해외여행을 하다 눈앞에서 부모를 범죄로 잃은 유년기의 기억은 언제나 적응되지 않았다. 김요한의 부모가 선교사가 아니었다면 그 같은 위험한 곳에 한국처럼 치안이 안정된 나라의 국민이 갈 일은 딱히 없었다고 생각하곤 했다. 지금은 태양계 내 지구 외 식민지들 포함 지구 연합의 모든 영역이 2020년대의 한국 보다도 강력 범죄율이 한참 낮았다. 그러나 원한은 여전했다.


우주폭력배론은 우주 시대가 되면 날뛸 것이 분명한 우주폭력배가 될 수 있는 쾌락 범죄자들을 예방적으로 전부 제거하자는 단순한 논리였다. 우주폭력배는 우주 시대에 인류와 문명을 학살하고 파괴할 수 있었고 그러자면 쾌락 범죄자 출신이여야 한다는 논리였다. 인류 중에서 단 7%만이 전체 범죄의 70%를 저지르고 있던 바가 있었다. 쾌락 범죄자의 뇌에 특이한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밝혀져 있었고, 기억을 컴퓨터로 읽는 것도 가능했기에, 쾌락 범죄자인지 아닌지를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은 정확하게 완비되어 있었다. 기계를 조작할 가능성은 담당자들이 비교적 양심적으로 움직여 최소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샘 해리스는 범죄자를 자연재해로 취급하자고 했었다. 이는 범죄자가 운명이라는 것이 아니라 가뭄과 홍수를 대비해 치수 사업을 하듯이, 인류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대비책을 합의에 따라 도출하자는 것이었다. 우주폭력배론은 체제 친화적인 이론이기도 했다. 다른 좌파 사상들과는 달리 우주폭력배론은 기존의 사회를 전복시키자고 하지 않았다.


이미 모든 쾌락 범죄자는 태어나는 즉시 감별되어 제한된 감옥에서만 살아갔다. 이는 약한 우주폭력배론 즉 법령 오멜라스가 실현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요한은 그 모든 쾌락 범죄자 중 사소한 범죄라도 저지른 적이 있으면 전부 죽이자는 강한 우주폭력배론 즉 쾌락 범죄자 제거론인 다음 단계 법안을 제출했고 이를 위한 의견 수렴을 하는 중이었다. 강한 우주폭력배론이 약한 우주폭력배론 보다 반대 여론이 높은 것에 김요한은 내심 당황하는 중이었다.


“베드로 김보람 신부라고 합니다.”


김요한과 동갑인 당당한 체격의 사제가 다가왔다. 김요한도 일어나 서로 악수하고 자리에 앉았다. 베드로 신부가 말했다.


“본론부터 말해도 되겠습니까?”


“그러시기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쾌락 범죄자는 어떤 유전자 조합 속에서도 탄생할 수 있습니다. 유전이고 확률이라는 것이지요. 어떻게 나타나는지 모릅니다.”


“그것은 그들이 감내해야 할 운명일 뿐입니다.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은 그들의 범죄 행각을 받아줄 이유가 없습니다. 약자는 사이버네틱스 시술을 통해 강하게 만들어준다면 그것은 그들 약자들도 소망하는 바이기 때문에 사회의 근간인 자유주의를 해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쾌락 범죄자를 대상으로 온순하게 만드는 시술을 한다면 이는 사상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되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되고 맙니다. 자유의지가 없다는 보편 과학 이론을 들먹이더라도, 자유 자체가 우주의 속성이고, 사람이 흔히 말하는 자유란 감각이라면, 남들의 불행과 고통을 빨아 먹고 살고 괴롭히는 것만을 즐거움으로 아는 쾌락 범죄자는 사실상 인간의 아종 같은 존재로서 학살당해야 한다는 것을 명쾌하게 알 수가 있지요. 이들을 살려두는 것은 그렇기에 완전한 자원의 낭비일 뿐일 것입니다.”


“세상의 본질을 알 수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따라서 이에는 신의 섭리가 깃들어 있겠지요. 그들 쾌락 범죄자들을 태어나게 하는 기전은 다양성 때문일 수 있고 그들을 다루지 못 할 경우 인간 사회는 악마성에 관해 무지하게 되어 잔혹한 외계인과 대립하게 될 때 필요한 데이터를 얻지 못 할 수 있습니다.”


“신부님도 아시다시피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노화를 역전시킬 수 있는 시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에 우리도 우리가 태어났을 때엔 20대 초반이나 갖던 건강과 외모를 지금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범죄가 만연하던 시대의 기억을 강렬하게 갖고 있어서 범죄자의 악독함을 알며 여전히 지구인 중 가장 많은 세대입니다. 여전히 자잘한 범죄는 적지만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고, 정원만 가도 우리는 적자생존으로 살아가는 자연을 봅니다. 우리 세대는 출산을 많이 하지 않고 있지만 산업이 허락하는 한 언제든 인공 자궁 공장을 운영할 수 있고 그렇게 태어난 이들에게도 인간의 모든 권리를 부여하는 중입니다. 그러한 세상에서 외계의 침략이 아닌 이상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라는 역사의 종말이 부정될 가능성은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우주는 그들을 태어나게 합니다. 이는 신의 뜻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 사람이라고 하지 말자는 것이 의원님의 논리입니다. 신은 전지전능전선하고, 때문에 신이 있는 것처럼 살아야 하며 그것이 파스칼에 따르면 바람직한 길입니다. 신이 주신 생명이기는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마음대로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인가요. 이는 도덕적 혼란을 가져올 것입니다. 사람이라면 모두의 목숨이 모두 동등하다는 것은 자유주의의 근간이고 기독교적 가치이기도 합니다. 우주폭력배론 또한 좌파 이념인 것은 다른 좌파 사상들이 그렇듯 탁상공론이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지식으로 전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생각은 불확실성 원리, 불완전성 정리, 불가지론을 통해 이성적으로도 논파되어 있는 것입니다. 자신과 근본적으로 평등한 가치를 가진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력은 절대적인 것이고 이는 사람과 세상이 불가해한 곳임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세상 너머에 배후의 절대자가 계실 수 있다는 가정은 논파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정당방위, 긴급피난이 아니면 법적으로 인정될 수 없습니다.”


“신이 안 계실 수도 있습니다. 그분의 침묵은 단순히 그분이 없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바라되 언제나 최악에 대비하라는 말처럼 전 무신론에 걸어야 할 순간도 있고 그것이 지금이라고 믿습니다. 쾌락 범죄자를 자식으로 둔 수많은 부모들이 그들을 구하고자 지금도 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언제 탈옥할지 모르고 그들이 우주폭력배가 될 날이 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모두 예방적으로 처형하자는 것입니다. 쾌락 범죄자가 진화되어 탄생할 우주폭력배가 사람을 죽일 가능성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는 0이 아니라는 것이며, 그렇다면 누군가에겐 100%로 그가 죽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신은 보이지 않으며 때문에 그는 정치 정책으로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전 생각하지 않습니다.”


베드로 신부가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베드로가 김요한에게 말했다.


“의원님과의 면담 즐거웠습니다. 예정되었듯이 인류 전체의 표결로 맞붙게 되겠군요. 서로 국민을 설득하는 지난한 업무를 하게 되겠군요. 서로의 무운을 빕시다.”


“같은 마음입니다.”


[2023.05.13.][2023.05.26.][2023.06.13.에 2차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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