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던 습관

이번 달 들어서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안 보고 있다. 

이전에는 1~3시간씩 유튜브를 보다가 잠 들었다.

이 심야 루틴은 현대인에게 흔하다. 

자기 전 스마트폰은 바쁘고 혼란스러운 삶에 

유일한 안식처 내지는 도피처 같은 느낌이다. 

2. 현타

하지만 이제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본다고 해서 

내가 더 의미있고 행복한 삶을 살진 않았다. 

어느 순간 볼 것도 없는데

뭘 볼지 고민만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보는 시간보다

뭘 볼까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딱히 재미도, 의미도 없다.

습관이고 강박일 뿐이었다. 

오늘 하루를 재밌는 영상을 보며 잠들어야 한다는 의무감. 

일어나자마자 머리 맡에 뒀던 스마트폰을 본다.

그러다 5분, 10분 밍기적거린다.

출근시간이 임박해서야 부랴부랴 챙겨나간다.

휴일에는 30분이나 1시간 동안

의미없이 스마트폰만 보며 밍기적거리기도 한다. 

무기력해지고 피곤해지고

시간은 부족했다. 

자는 시간은 점점 늦어졌다. 

눈을 뜨고 실제 침대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더 오래걸렸다. 

낮에도 스마트폰을 확인하느라

일에 집중하지 못 했다. 

난 스마트폰으로 만족감을 느끼지 못 했다. 

3. 스마트폰을 침실에서 치우다

3월부터 스마트폰을 침실에서 치웠다. 

알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침실 구석에 처박았다. 

독서등을 장만했다.

그리고 자기 전에 책을 읽었다.

머리 아프고 어려운 책은 아니다.

이미 한 번씩 읽어본 명저,

어렵지 않고 내 마음을 동요시키지 않는 책이 좋다. 

전자책말고 종이책을 본다.

전자책 보다가 책 말고 다른 일 하는 건 너무 쉽다.

오히려 눈이 더 편하고 집중도 더 잘 된다. 

스마트폰 대신 쉬운 책을 보며 삶이 나아졌다.

이제 더 이른 시간에 잠 든다.

자연히 수면시간이 늘었다.

어쩐지 더 깊이 자는 것 같기도 하다. 

눈도 덜 피로하다.

독서량이 늘었다.  

원인미상의 무기력증도 없어졌다.

더 재미없지만 의미있고

더 만족스럽다.

낮 동안에도 집중력이 더 높아졌다.

멍하고 뇌에 안개 낀 듯한 느낌도 없어졌다. 

뉴스, SNS, 커뮤니티 상의 각종 갈등과 혐오에서 

멀어지며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스마트폰 없이 못 살 것 같았는데,

오히려 없으니 더 살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