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잘 아는 사람이면 이미 뻔한 얘기지만, 유일신교의 경전이라는 구약(토라)에서는 신의 복수격이 자주 나옴.

이른바 엘로힘(elohim) 떡밥. 히브리어에서 신을 뜻하는 엘+복수격 -im을 붙여서 만든 단어로 의미 그대로 보면 '신들'이라는 뜻이 됨.

물론 편집성 성격장애에 불편충들인 아부랄함계 신자들이 이걸 가만히 납득할리는 없고, 신을 높일땐 장엄복수격이라는 걸 썼다고 주장함.

아마 복수격호칭에 익숙하거나 한국처럼 1인칭 단수 나 대신 복수격 '우리'를 자주 사용하는 국가라면 이 말에 납득할지도 모름.

근데 나는 히브리어에서 장엄복수격의 사례를 엘로힘 외에는 아는게 없어서, 히브리어 아는 사람 있으면 엘로힘 말고도 장엄복수가 쓰인 다른 예시 가져와주면 고맙겠음

어쨌건 개인적으로 내키지 않지만 이에 대해서 굳이 비판할 마음은 없음. 왜냐하면 실제 유일신 신앙이 성립한 이후의 유태인들이 이렇게 불렀고 지금도 마찬가지라서 부른다고 하자.

하지만 그런다고 문제가 끝나지 않음. 그러면 하필 복수격이 쓰이는 이유가 뭘까? 엘 샤다이, 아도나이 같이 다른 표현도 있는데 굳이 헷갈리는 복수격을 쓰는 이유가 마땅치 않기 때문임.

여기는 엘로힘이라는 명칭에서 다신교 시절의 유대인들 습관이 남아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음. 구약에서도 나오듯이 가나안 지방은 원래 다신교를 믿는 지방임.

유대인들이 황금송아지 숭배하는거 보고 열받은 야훼X모세 커플이 빡쳐서 백성들 학살하는 모습이나, 바알과 아세라 같은 신을 시기하는 야훼의 모습이 잘 나오는걸 봐도 확실히 알 수 있음.

유대/기독교에선 유대인들이 유일신 야훼의 믿음을 져버리고 우상을 섬기게 되었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틀린 내용으로, 고고학적 유물에 근거하면 정 반대로 야훼가 바알, 아세라와 함께 숭배되던 신 중 하나였다고 함. 주신인 엘(el)을 최고신으로 하여 나머지 꼬봉신들을 숭배하는 다신교 특유의 숭배문화였음.

최고신 엘은 점차 신 자체를 뜻하게 되었고 야훼신앙이 성립한 이후에는 본 의미를 잃어버리고 야훼(YHWH)만을 뜻하게 됨.

엘이라는 이름조차 야훼나 바알처럼 신의 이름중 하나인데 이걸 일반명사로 쓰고 있는걸 보면 '엘로힘'같은 표현이 나와도 이상할건 없음. 

https://en.wikipedia.org/wiki/El_(deity)

※ 야훼와 그의 아내 아세라가 같이 숭배되었음을 알리는 유물

Kuntillet Ajrud inscriptions - Wikipedia

Kuntillet Ajrud inscriptions - Wikipedia

en.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Kuntillet_Ajrud_inscriptions

즉, 엘로힘은 신의 복수격 그 자체를 의미할 뿐이였고 이스라엘 왕국시대 후로 야훼신앙이 성립하면서 용어의 흔적이 남았다고 보는게 자연스러움.

아래 구절처럼 장엄복수격도 아니고 명백히 복수격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는데, 기독교에서는 이를 성령성부성자 3p라고 해석하지만 유대교는 삼위일체를 안 믿으니까 무리가 있음. 어디선가 다신교 냄새가 킁킁

26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3)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2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여기선 엘로힘이 단순히 신들이라는 의미로 쓰임.

https://biblehub.com/

여기에 대한 신학(신화)적인 비판이 있을수도 있는데 으르릉 컹컹 시끄러우니까 안 받겠음

명칭도 통일 못하는 성경보고 과몰입하는 바보짓은 하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