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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레만 왕조가 끝나고 탐리엘의 각 군벌들이 군웅할거를 벌이던 공위기 시대, 그래도 대거폴 연맹, 에본하트 조약같은 거대 세력이 태동해서 시로딜의 패권을 노리기 수십년 전, 탐리엘의 변방 중의 변방이던 리치의 블랙 드레이크 부족에서 더코라크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더코라크는 출생 설화부터가 비범했다. 그가 태어날때 거대한 혜성이 떨어지고 일곱 마리의 은빛 백조가 하늘을 날았으며, 갓난 아기때부터 사람을 매혹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그 잘생긴 얼굴과 검은빛 눈동자를 보면 누구나 마음을 뺏겼다고 한다.



그 뿐만일까? 세살때는 그의 어머니를 공격한, 이미 스무명의 장정들을 먹어치운 전적이 있는 거대한 흑곰을 아버지의 사냥용 창으로 단번에 찔러죽였으며 다섯살에는 혹한기로 인해 먹을것이 떨어진 부족을 살리기 위해 카스웨이스턴에서 백마리의 엘크를 험준한 드루아다크 산까지 몰고 왔다 전해진다. 일곱살에는 부족의 목장을 침략한 거인 부족을 미지의 방법으로 격퇴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숱한 전설을 남긴 더코라크는 청년이 되자 리치에서 가장 강력하고 똑똑한 족장으로 위명을 떨친다.



2e 527년, 42세가 된 더코라크는 본격적인 정복 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타그 드로일로크 라는 마녀회와 손을 잡았는데 이 마녀회는 데이드릭 신봉자들이었고 더코라크 역시 자연스레 데이드라의 힘에 빠져들었다. 데이드라의 힘을 이용한 더코라크는 단 2년만에 리치 지역을 통일하고 화이트런과 팔크리스까지 손에 넣어, 2만명의 병사들을 통솔하는 대족장이 되었다. 하지만 더코라크는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왕좌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여러가지 복잡한 의식을 걸쳐 메이룬스 데이건과 계약을 맺게된다. 메이룬스 데이건은 더코라크가 원하는 왕좌를 줄것이다. 하지만 때가 되면 데이건은 그 계약에 대한 대가를 수금할 것이고 더코라크는 이를 받아들인다.



2e 533년, 수년간 준비를 마친 더코라크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규모의 리치맨 대군을 이끌고 시로딜로 남하했다. 이미 오랜기간 내전으로 힘이 빠진 시로딜 귀족들은 리치맨들의 침공을 막아내질 못했고 더코라크는 1년도 되지않아 임페리얼 시티를 장악하고 루비 왕좌에 앉아 새로운 왕조를 건국한다. 시로딜 역사상 유일무이한 리치맨 왕조인 롱하우스 왕조의 시작이었다.



당연히 토착 시로딜 세력들은 이 야만인 왕을 혐오했다. 하지만 더코라크의 검술과 자연마법은 당대 최강급이었고 광전사적인 기질은 그에게 정복당한 중남부 스카이림의 노드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거기에 더해 더코라크는 정치적으로 무능하지도 않았다. 그는 시로딜을 다스리기 위해선 임페리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니베네이의 명가인 탄 가문의 베락시아와 정략혼을 올린다. 또한 그의 아들 모리카의 교육을 임페리얼 학자들한테 맡겼다. 이런다고 임페리얼들이 리치맨 왕조를 좋아하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적어도 더코라크 생전까진 그의 통치를 반란없이 따랐다.



2e 541년, 시로딜에서 기반이 그럭저럭 안정화됐다고 판단한 더코라크는 그의 시선을 하이락으로 돌렸다. 더코라크는 다시 한번 리치맨 대군을 이끌고 하이락을 침공해 서부 하이락을 초토화시킨다. 서부 하이락의 에버모어는 잿더미가 되었고 에버모어의 왕 헤세프는 살해당한다. 서부 하이락을 제압한 더코라크의 군대는 파죽지세의 기세로 하이락 중부까지 진군해 웨이레스트를 포위한다. 하지만 57일이 지나도록 웨이레스트는 함락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겪지 못한 장기간 공성전에 싫증을 느낀 더코라크는 전략을 바꾼다. 바로 웨이레스트를 우회한 다음 하이락을 횡단해 대거폴을 노리겠다는 무모하현서 대담한 전략이었다. 그렇게 웨이레스트 공성전을 포기한 더코라크는 하이락 깊숙히 들어가 대거폴 근교까지 도달해 진을 친다.



하지만 난세엔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한다고 하지 않던가? 더코라크의 공세를 막아낸 웨이레스트 수비군엔 훗날 하이 킹에 등극해서 대거폴 동맹을 이끌게 되는 에머릭이 있었다. 당시 20살에 불과했던 젊은 에머릭은 군대를 물린 더코라크가 대거폴로 간다는 소식을 듣자 소수의 정예병을 뽑아 결사대를 조직해 더코라크의 뒤를 밟았다. 더코라크의 군대가 대거폴을 에워싸 공성전을 시작하려는 그 순간 에머릭의 결사대가 리치맨 군세의 측면을 쳤다. 상상도 못한 에머릭의 기습 공격에 리치맨 군대가 동요하자 대거폴 수비대가 일제히 성밖으로 뛰쳐나와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치열한 난전 속에서 에머릭은 더코라크를 베어 죽이는데 성공했고 더코라크가 죽자 리치맨 군세는 뿔뿔히 흩어졌다. 그리고 더코라크가 에머릭의 칼을 맞고 절명하던 그 순간, 메이룬스 데이건은 계약대로 더코라크의 영혼을 데드랜드로 끌고 갔다. 더코라크가 원했던 왕좌에 대한 대가였다.



그렇게 파올란 이래로 가장 강력하고 위대했다는 더코라크는 56세의 나이로 대거폴 성벽 아래에서 패사했다. 하지만 그가 일궈낸 롱하우스 왕조는 무너지지 않았다. 그의 아들 모리카는 임페리얼 시티에 남아있었고, 이미 왕의 조언가 중 한명으로써 세력을 구축한 그는 롱하우스 왕조의 2대 왕으로써 루비 왕좌에 앉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