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킬 관리나 대책 마련 부하들의 피드백등.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시엘에게 도움받은 건 많아도 시엘에게 해준건 없는 것 같다.

요즘 대현자부터 시작해서 감정도 많이 풍부해진 것 같은데 한번 원하는 거나 물어보자.

"시엘."

[네?]

"요즘 원하는 거 라던가 있어?"

시엘은 조금 뜸을 들이더니 말한다.

[네. 있습니다.]

반쯤 장난으로 물어봤는데 의외로 순순히 말해줬다.

"오 그래? 뭔데?"

[육체를 원합니다.]

육체?

예상외의 소원이었지만 악마도 육체가 있으면 물질세계에 간섭할 수 있는데. 자아를 가진 시엘이라고 못 할 것도 없겠지.

"알았어 육체 하나면 되는거지?"

[예.]

나는 위장에서 디아블로의 부탁으로 만들어 두었던 육체를 하나 꺼내준다.

"외견은 시엘 너가 마음에 드는데로 만들어."

근데 시엘이 외부로 나가면 내 스킬들의 관리는 어떻게 되는거지?

"시엘 선생님. 당신이 나가면 제 스킬은 어떻게 됩니까?"

[제가 이미 자동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복잡한 연산이 필요하다면 백업 시켜둔 제 의지가 대신 해줄 겁니다.]

아, 네 그렇습니까.

역시 시엘 선생님 빈틈이 없다.

[그럼 마스터 물질세계에서 뵙겠습니다.]

내 머리 속에서 무언가 쑥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든다. 이내 내 앞으로 내놓은 육체는 밝게 빛나더니 점점 형상이 변한다.

은빛이 나는 푸른색 머릿칼, 150cm는 될까 싶은 작은 키.

아니 잠깐 이거 내 모습아니야?

이제는 완전히 내 모습이 된 시엘은 천천히 눈을 뜬다.

눈동자는 내 호박색 눈과는 다르게 붉은색 눈이었지만. 그 밖에는 내 모습과 다를게 없었다.

하지만 시엘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없다.

[이것이 육체를 움직이는 느낌이군요.]

양 손을 쥐었다 펴며 몸을 움직이는 법을 터득하는지 시엘은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혹은 몸을 구경하며 새로운 육체에 적응했다.

나는 시엘의 볼을 양 쩍으로 늘리며 말했다.

"이거 내 모습 아니야?"

시엘은 볼을 붙잠혀 어눌한 발음으로 말한다.

[아으터게서 아음에 드는 어우체로 하시라고.]

그래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 할말은 없다.

나는 시엘의 양 볼을 놓아주었다.

[어으으...]

시엘은 양 볼이 잡힌 것이 아픈지 뒤돌아 쪼그려 앉어 양 볼을 손으로 문지른다.

그나저나 아직 옷을 입지 않은 시엘이 쪼그려 앉아 있는건 남자(전)인 내가 본는 건 아닌 것 같군.

"일단 옷이나 입자."

나는 슈나를 불렀다.

"슈나~!"

내가 슈나를 부르자 슈나는 내 방문을 열며 들어온다.

"네,리무루님 무슨... 어머"

슈나는 나와 똑같이 생긴 놈이 내 옆에 있으니 조금 놀란 눈치였다.

슈나는 시엘에게 달려오더니 시엘을 꼬옥 안는다.

"리무루님이 두 명이시라니 제가 꿈을 꾸는건 아니겠죠~?!"

슈나는 시엘의 얼굴에 제 볼을 비비며 지금을 만끽하고 있었다.

슈나씨~슈나씨?

나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슈나에게 부탁했다.

"슈나, 이 녀석이 입을 옷 하고 간부들 좀 모아줘.

슈나는 내 말을 듣고 방금 보인 추태에 볼을 붉히며 부끄러워 한다.

"네. 알겠습니다. 리무루님."'

슈나는 내 방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나간다.

"리무루님이 두 명...."

벙문 밖에서 그런 소리가 들렸지만 기분 탓일 거다.

작가의 말: 반응 좋으면 시리즈로 꽤 길게 낼께. 질문이나 피드백은 댓글로.